[2023 미디어의 미래] '눈과 귀, 더 즐겁게' 한국일보 H랩의 탈포털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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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H랩'(에이치 랩·H Lab)은 미래 독자와 플랫폼을 개척하는 '디지털 탐사선'을 표방한다.
지난 24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미디어오늘 주최로 열린 '2023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에 발표자로 나선 김유진 한국일보 미디어전략부 기자는 "'좋은 발제와 취재를 해서 좋은 기사를 쓰겠다'는 식의 목적 없는 시도는 일회성에 그칠 뿐"이라며 "H랩 목표는 단순히 좋은 기사를 많이 만드는 데 있지 않다. 목표가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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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업' '터치유' 시즌2…구독자 더블링 성공
눈과 귀 자극하는 '맨땅브레이커' '에코라디오'
김유진 기자 "목표가 있는 콘텐츠 생산이 목표"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한국일보 'H랩'(에이치 랩·H Lab)은 미래 독자와 플랫폼을 개척하는 '디지털 탐사선'을 표방한다. H랩은 지난해 12월 한국일보 미디어전략부 산하에 둥지를 틀었다. 디지털 프로덕트 생산과 실험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탈(脫)포털 시대를 대비한 한국일보의 전략 실험이다.
H랩은 지난 4~5월 한국일보의 기존 뉴스레터 서비스인 '커리업'과 '터치유'를 구독형 버티컬 브랜드로 확장했다. 콘셉트는 물론 핵심 이미지와 컬러 등을 전면 교체하고 시즌2를 열었다.
지난 24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미디어오늘 주최로 열린 '2023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에 발표자로 나선 김유진 한국일보 미디어전략부 기자는 “'좋은 발제와 취재를 해서 좋은 기사를 쓰겠다'는 식의 목적 없는 시도는 일회성에 그칠 뿐”이라며 “H랩 목표는 단순히 좋은 기사를 많이 만드는 데 있지 않다. 목표가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커리업, 터치유 브랜드를 통해 뉴스룸 전체에 접목할 만한 기술적 포맷이나 서비스적 방법론을 찾아보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커리업은 현대인의 일을 심층 탐구하는 콘텐츠다. '맨땅브레이커'라는 이름으로 자기 분야를 개척한 인물들을 집중 인터뷰하고 있다. 영상미가 돋보이는 인터랙티브 기법을 적극 활용해 텍스트 가독성을 높였다.
일례로 지난 5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보이저엑스' 남세동 대표 편을 보면, 그의 인생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커리어 성장 곡선, 보이저엑스 사무실을 둘러볼 수 있는 360도 모듈 등이 눈에 띈다. 맨땅브레이커 콘텐츠에서 두드러지는 360, 줌(Zoom) 뷰어, 3D, 북 뷰어 등 비주얼 뷰어(Visual Viewer) 기능은 독자 시각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반면, 터치유는 오디오 서비스를 가미한 마음 돌봄 콘텐츠다. 손성원 한국일보 기자 목소리로 제작된 '에코라디오' 시리즈가 흥미롭다. '당신의 트라우마 극복을 도와드립니다'(1화), '당신의 분노 다스리기를 도와드립니다'(2화), '당신의 자존감 회복을 도와 드립니다'(3회), '당신의 예민함 조절을 도와드립니다'(4화) 등 기자 육성에 귀를 맡기면, 삶에서 우리 마음을 어떻게 가다듬어야 하는지 마음 돌봄 지식이 자연스레 스며든다.
H랩은 이들 콘텐츠를 버티컬 브랜드로 성장시켜 팬덤과 충성 독자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내세웠고, 현재는 순항 중이다. 김 기자는 “커리업과 터치유 모두 연재 2개월 만에 구독자가 두 배 이상 늘었다”며 “또 다양한 외부 협업 제안을 받았다. 시장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인지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H랩은 기존 페이지뷰(PV·Page View) 중심의 수치 분석 대신 'H 인덱스'라는 지표를 통해 H랩 콘텐츠가 로그인·구독 사용자, 충성 독자 확보에 기여했는지 판단하고 있다. H 인덱스는 뉴스레터 구독자가 2배 이상 늘었는지(더블링), 버티컬 페이지 가입자 수 및 재방문율, 오프라인 행사 티켓 판매, 열성 독자수 등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김 기자는 “하반기에도 다양한 실험을 시도할 생각”이라며 “커리업과 터치유의 개별 브랜드 사이트를 개설할 계획이다. 오프라인에서 독자들과 접점을 만들고 새로운 스토리텔링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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