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빨대의 배신…플라스틱 빨대보다 환경에 해로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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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분해되지 않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재로 쓰이는 종이 빨대가 환경보호의 대안이 아니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럽에서 다양한 종이 빨대 제품을 분석한 결과, 90% 제품에서 생분해를 어렵게 만드는 화학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 빨대는 조사 대상 제품 중 70%에서만 동일 화학물질이 검출됐다.
연구팀은 유럽에서 유통되는 39종류의 빨대 제품을 대상으로 화학물질 '과불화화합물(PFAS)'의 함유 여부를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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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분해되지 않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재로 쓰이는 종이 빨대가 환경보호의 대안이 아니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럽에서 다양한 종이 빨대 제품을 분석한 결과, 90% 제품에서 생분해를 어렵게 만드는 화학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 빨대는 조사 대상 제품 중 70%에서만 동일 화학물질이 검출됐다.
티모 그로핀 벨기에 앤트워프대 박사후연구원 국제공동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25일 국제학술지 ‘식품첨가물과 오염물질’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럽에서 유통되는 39종류의 빨대 제품을 대상으로 화학물질 ‘과불화화합물(PFAS)’의 함유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종이 빨대 20개 제품 중 18개 제품에서 PFAS가 검출됐다. PFAS 중 수용성이 높아 음료로 침출될 수 있는 트리플루오르아세트산(TFA)이 확인된 제품도 있었다.
대나무 빨대의 검출률은 80%, 유리 빨대의 검출률은 40%였다. 플라스틱 빨대는 4개 제품 중 3개에서 PFAS가 검출됐다. 연구팀은 “빨대 제품을 코팅하는 과정에서 PFAS가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PFAS는 탄화수소의 기본 골격 중 수소가 불소로 치환된 형태의 화학물질이다. 탄소와 불소가 매우 강하게 결합돼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영원한 화학물질'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인체에서도 잘 배출되지 않아 최근 규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PFAS 전면 사용 제한을 검토하기 위한 의견수렴을 진행 중이다.
조사 대상이 된 모든 빨대 제품의 PFAS 농도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1g당 2ng(나노그램 ‧1ng은 10억분의 1g) 이하로 검출됐다. 성분의 정량적인 분석이 가능한 최소한의 농도인 정량 한계(LOQ)를 밑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소량의 PFAS는 그 자체로 해롭지는 않지만, 체내에 존재하는 부정적인 화학적 작용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를 이끈 그로펜 연구원은 “많은 기업들이 식물성 재료로 만든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더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이라 광고하지만 PFAS가 검출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광고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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