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중국 투자 1% 줄이면… 한국 성장률은 0.09% 뚝"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부동산발 경제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중국의 투자가 1% 줄면 국내총생산(GDP)이 0.09% 줄어든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 경제가 중국발 리스크에 따른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수출시장 다변화와 친환경 전환 등, 중국 위주에서 벗어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25일 공개한 '8월 경제전망-글로벌 제조업 경기 평가 및 우리 경제에 대한 시사점'에 따르면 중국 투자가 1% 줄어들면 한국 GDP는 0.09%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글로벌 전체 평균보다 높고 일본(-0.08%)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한은이 중국의 투자 증가율이 전세계 127개 국가들의 GDP에 미친 영향을 1995~2021년을 대상으로 실증 분석한 결과 국가별 추정값을 2021년 명목 GDP로 가중평균한 결과, 중국의 투자가 1% 감소할 경우 글로벌 GDP(중국 제외)는 2년 후 약 0.0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은 주로 아시아 지역과 개발도상국 및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에서 두드러졌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0.13%)와 아프리카(-0.15%) 국가들의 GDP 감소 폭이 미주(-0.03%) 와 유럽지역(-0.02%) 국가들에 비해 매우 컸다. 또 GDP 대비 대중 수출 비중이 3% 이상인 국가들의 GDP 감소폭은 -0.15%로 그외 국가들(-0.03%)의 5배에 달했다.

한은은 "중국의 투자 확대는 해외 중간재 및 자본재 수입을 유발해 글로벌 생산 및 교역 증가에 기여한다는 기존의 연구와 부합하는 결과"라며 "중국의 민간소비가 글로벌 생산에 미친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도 생산과 소비, 투자, 고용 등 모든 경제지표가 부진한 중국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붕괴 위기에 놓이면서 사실상 경기 침체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한은은 "글로벌 금리 인상 사이클이 내년에 마무리되고 재화 소비가 정상화되면서 글로벌 제조업은 내년부터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이 추세적인 성장 둔화로 접어들면서 글로벌 제조업의 빠른 개선을 제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의경제가 이러한 제조업 경기·구조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수출시장 다변화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친환경 전환도 가속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