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좋은 형제의 도전…반려동물용 관절주사제 나왔다[펫피플]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2023. 8. 2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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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셈펫바이오 강두한·강도한 대표 인터뷰
동물용 히알루론산·콜라겐 관절주사제 출시
더셈펫바이오 강두한(왼쪽), 강도한 대표가 18일 서울 강서구 사무실에서 자신들이 개발한 반려동물용 관절주사를 설명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사람은 다리가 아프면 관절주사를 맞는다. 그런데 반려동물은?"

어느 날 다리를 절뚝거리는 반려견을 데리고 동물병원을 찾은 형제는 치료방법을 놓고 의문이 생겼다.

사람은 관절 질환이 생기면 약물 치료를 하고 관절주사를 맞는다. 수술은 가장 마지막에 선택한다. 하지만 반려동물은 약물 치료 다음에 곧바로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반려동물 전용 관절 주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수 있지만 자칫 마취나 수술 도중 잘못되거나 질환이 재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형제는 고민 끝에 직접 반려동물을 위한 관절주사제를 개발했다. 현재 상용화를 위해 동물병원을 찾아다니고 있다.

이 형제는 더셈 펫 바이오(THESEM PET BIO)의 강두한·강도한 대표다.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 더셈펫바이오 사무실에서 두 대표를 만났다. 이들에게서 최근 히알루론산과 콜라겐 성분이 함유된 반려동물용 관절주사제 브랜드 애니씰(ANYSEAL)을 선보이게 된 배경을 들을 수 있었다.

더셈펫바이오 강도한 대표와 말라뮤트 ⓒ 뉴스1

◇관절 이상 반려견 위해 동물용 관절주사제 개발 착수

"어렸을 때부터 강아지를 친구처럼, 동생처럼 생각했어요. 푸들, 포메라니안, 비숑 프리제와 같은 소형견도 키웠고 나이가 든 이후 대형견인 말라뮤트를 키워요. 이름은 뮤트예요."

반려동물 얘기를 시작하자 긴장하던 강두한 대표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17년을 살다 무지개다리를 건넌 요크셔테리어를 위해 "3년 전에 상을 치르고 절에 위패도 모셨다"는 말에서 진정한 애견인의 모습이 엿보였다.

강 대표는 "어느 날 뮤트가 다리를 절어서 동생하고 같이 병원에 데려갔다"며 "관절에 이상이 생겼다는데 수술하기는 겁이 났다"고 토로했다.

실제 많은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반려견, 반려묘가 슬개골(무릎뼈) 탈구, 십자인대 파열 등 관절 질환이 발병했을 때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특히 마취에 대한 걱정이 커서 곧바로 수술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사람은 관절 질환이 발병했을 때 약물과 관절 재생에 도움이 되는 주사 치료를 한다. 수술을 하게 될 경우에도 주사 치료를 병행해 통증 완화와 조직 수복 효과를 높인다.

하지만 동물은 주사 치료를 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이에 강 대표는 견종별, 묘종별, 크기별, 수술 전후, 예방적 치료 등 용법·용량이 맞는 동물용 관절주사제가 있어야 수의사도, 보호자도 모두 안심할 수 있다고 생각해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했다.

더셈펫바이오 강도한 대표와 부인 발레리나 김리회씨가 반려견 뮤트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강도한 대표 제공) ⓒ 뉴스1

◇"아픈 반려견 보며 걱정…관절주사 개발 제안"

반려동물용 관절주사제 개발을 제안한 사람은 동생인 강도한 대표다.

강 대표는 "의료기기 쪽을 다루고 있던 형이 '사람에게 있는 관절주사가 동물에게는 왜 거의 없을까' 의아해했다"며 "히알루론산이나 콜라겐은 이미 검증된 원료라 용법, 용량을 잘 맞추면 동물의 관절 건강관리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의 동물 사랑은 각별하다. 개, 고양이 뿐 아니라 말과 같은 대동물도 좋아한다고 했다. 말과 교감하는 승마는 일상의 낙이다.

강 대표는 과거 TV드라마 '풀하우스'에서 송혜교 친구로 등장해 눈길을 끈 배우였다. 촉망받던 배우였던 그가 뇌종양에 걸리면서 시련이 닥쳤다. 다행히 지금은 완치돼 건강을 되찾은 그는 몸이 아팠을 때 반려견을 키우며 큰 위안을 받았다고 했다.

강 대표는 "사람은 아프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표현할 수 있지만 동물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뮤트가 아팠을 때 내가 아팠던 것처럼 걱정이 됐다. 그래서 관절주사 개발을 제안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의 부인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리회씨다. 김씨와 자녀들이 모두 뮤트를 좋아해서 또 다른 딸이자 동생처럼 여긴다고 했다. 뮤트의 다리가 아프다는 말에 모든 식구가 걱정할 정도였다.

더셈펫바이오 강두한(오른쪽), 강도한 대표가 18일 서울 강서구 사무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검증된 원료 사용…멸균·무균 처리로 위생적

이들의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진심은 관절주사제 개발에 큰 역할을 했다. 개발 기간만 2년. 신경외과 의사부터 동물병원 수의사를 만나고 공장을 찾아다녔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동물용의료기기 제조업 허가를 받기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녔다.

원료도 연구 끝에 과학적으로 배합했다. 콜라겐 함유량도 3%나 된다. 원료를 넣은 통은 '프리필드 시린지'. 멸균과 무균 처리된 상태이기 때문에 바로 주사해도 오염 가능성이 극히 낮다.

콜라겐 성분을 함유한 애니씰C 제품은 8월 8일에 출시했다. 관절이 '팔팔'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날을 출시일로 정했다. 히알루론산 성분의 애니씰H 제품은 다음달 출시 예정이다.

이들은 히알루론산, 콜라겐 관절염 치료제 기술문서도 보유했다. 동물용 의료기기 품목 허가도 받았다. 관절 치료제 관련 특허도 출원하며 제품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수출도 계획 중이다.

강두한 더 셈 펫 바이오 대표는 "동물들이 노령기에 접어들면 관절 질환을 앓아 움직임이 줄어드는데, 이로 인해 비만, 내분비계 이상, 당뇨 등 다른 질병이 발병할 수 있다"며 "관절질환 방지를 통해 나머지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하는 동안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을 연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반려동물의 건강관리를 위한 새로운 제품을 계속 출시할 계획이다"고 했다.[해피펫]

news1-10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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