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소비 줄었다던데…" 유업계 2Q 실적 개선 비결은
남양유업, 적자 지속에도 홍원식 회장 보수 13.6%↑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저출산에 따른 우유 소비 감소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국내 유업체들의 올 2분기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비용 부담 증가와 우유 소비 위축 등으로 유업계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사업 다각화나 수출 등을 통해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판관비를 줄여 영업이익을 두 자릿 수 끌어올리거나, 영업적자 폭을 줄인 업체도 있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유업체 '빅3'로 불리는 서울우유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조42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인 9521억원 대비 9.5% 증가한 액수다.
반면 영업이익은 2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8억원) 대비 29.0% 감소했다.
서울우유는 올해 유업계 첫 연매출 2조원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지난해엔 사상 최대 매출인 1조9684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1조8434억원 대비 6.8% 증가한 액수다.
여기에는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프리미엄 유당 분해 우유 '내 속이 편안한 우유'와 단백질 흰우유인 '프로틴 우유'를 출시하는 등 락토프리 우유, 단백질 강화 제품 등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포트폴리오를 넓힌 바 있다.
매일유업도 올 2분기 영업이익이 21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5% 늘었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4482억원으로 7.8%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영업이익이 34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7% 증가했고, 매출액도 8976억원으로 9.8% 늘었다.
유업체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인 것은 식물성 음료, 식자재 유통사업 매출 증가와 판관 비용 축소 등 재정 긴축 등이 실적 개선으로 작용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식자재 유통사업 성장으로 기업간 거래(B2B) 채널의 성과가 좋았으며 어메이징오트, 아몬드브리즈 등 식물성 음료와 셀렉스가 꾸준히 성장하면서 매출 볼륨이 증가했다"며 "경기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연초부터 꾸준히 긴축 재정으로 비용을 축소하면서 영업이익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실적이 워낙 낮아 기저 효과로 인해 착시 효과로 실적이 높게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영 환경 악화 등을 이유로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매일유업은 대표의 보수를 큰 폭 줄였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의 올 상반기 보수 총액 5억6800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급여 5억300만원과 상여금 6억5100만원을 합한 11억5400만원을 보수로 챙겼다. 급여만 놓고 보면 올 상반기 전년동월 대비 12.9% 올랐지만 상여금까지 합한 전체 보수는 50.8% 줄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30.9% 감소하는 등 실적이 악화되자 올해 상반기 김 대표에 대한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남양유업은 여전히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적자폭이 줄어드는 등 실적이 개선됐다.
남양유업의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67억으로 적자폭이 전년동기(199억원) 대비 6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611억으로 11.2%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매출액이 501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영업손실도 22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6.9%나 줄이는데 성공했다.
남양유업 측은 "우유류 및 내수 매출의 증가로 전년도 동기 대비 매출액 소폭 증가했다"며 "신제품 매출 활성화 및 판관비 절감 노력을 통해 영업 적자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양유업은 그러나 대표이사의 보수는 큰 폭 늘린 반면, 직원들의 보수는 찔금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올 상반기 보수 총액이 9억2100만원으로 지난해(8억1100만원) 대비 13.6% 인상했다. 반면 같은 기간 직원 1인 평균 급여는 2700만원으로 전년 동기(2600만원) 대비 3.8% 올랐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2020년 코로나19 발생 초기 당사 임원 및 관리자급 직원들이 자발적인 급여 반납을 진행했다"며 "올해 당시 참여했던 임직원들에게 소급해 지급한 것으로 급여 인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당시 반납한 1억1000만원을 올해 상반기 소급받았다.
국내 1위 가공유 '바나나맛 우유'로 유명한 빙그레는 아이스크림 해외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887억원, 영업이익 46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월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8%, 55.0% 늘어난 것이다. 1분기에 이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뛰어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지속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60.3% 늘어난 590억원으로, 매출액은 10.0% 늘어난 682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다만, 하반기부터 주원료인 원유(原乳) 매입 단가 인상이 예상돼 있는 가운데,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이 이어지고 있어 유업계의 실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올해 원유 가격 인상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10월1일부터 흰우유 등 신선 유제품 원료인 음용유의 원유 기본가격은 ℓ당 88원 오른 1084원, 치즈 등 가공유용 제품 원유 가격은 ℓ당 87원 인상된 887원이 된다.
원윳값이 ℓ당 1000원이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8월1일부터 적용 예정 이었지만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개월 늦췄다.
원유 가격은 낙동진흥법에 따라 유가공협회, 유업체, 낙농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소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소위원회가 정한 가격은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매년 8월1일부터 적용돼 왔으나 올해는 두 달 늦춘 10월1일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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