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생물 대발생에 영향…대벌레알 부화율 높아져"

홍준석 2023. 8. 2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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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뜨거워진 지구가 벌레 대발생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진행된 '대발생 생물 대응 워크숍'에서 발제를 맡은 정종국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에 따르면 지난 3∼5월 대벌레알 4천500개를 고도 100m마다 배치한 결과 고도 100m에서는 30%던 부화율이 500m에서는 5%로 떨어졌다.

물론 대벌레 대발생에 기후변화만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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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물자원관 워크숍…식생밀도·영양조건·암수비율도 영향
정종국 강원대 교수 "녹강균으로 농약 대체제 개발할 필요"
대벌레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지구가 벌레 대발생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진행된 '대발생 생물 대응 워크숍'에서 발제를 맡은 정종국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에 따르면 지난 3∼5월 대벌레알 4천500개를 고도 100m마다 배치한 결과 고도 100m에서는 30%던 부화율이 500m에서는 5%로 떨어졌다.

해당 결과는 대벌레알 부화율과 기온이 비례 관계에 있음을 시사한다. 고도가 100m 높아지면 기온은 0.65도 내려간다. 벌레는 변온동물이므로 겨울 기온이 상승하면 생존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수도권에서 대벌레 대발생에 따른 산림 피해 면적은 2020년 19㏊(헥타르)에서 2021년 158㏊, 작년 981㏊로 늘어났다. 1912∼2020년 한국 연평균 기온은 10년에 0.2도씩 상승해왔다.

같은 기간 대벌레 대발생 지역은 서울 은평구 봉산에서 경기 의왕시 청계산·군포시 수리산·하남시 금암산 등으로 확장됐다.

물론 대벌레 대발생에 기후변화만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

일례로 작년 6∼7월 청계산에서 대벌레 147마리를 대상으로 녹강균 감염 조사를 진행한 결과, 장마 기간 채집한 대벌레는 감염 나흘 이내에 대부분 폐사했다.

이를 통해 대벌레 생존율과 상대습도가 기온과는 달리 반비례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녹강균 포자가 상대습도가 높을수록 쉽게 발아하기 때문이다.

이외에 식생 밀도, 식물체 영양 조건(질소 대비 탄소량), 암수 비율 등이 대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정종국 교수는 대벌레 방제와 관련해 "산림청에서 사용 중인 끈끈이트랩 역시 비표지 절지동물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국내 산림에는 녹강균을 비롯해 다양한 천적이 분포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방제가 필요하다면 녹강균을 농약 대체제로 개발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며 "대벌레 대발생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조사 방법을 개발하고 지속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정 교수는 살충제를 살포하는 화학적 방제나 천적을 도입하는 생물학적 방제에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발생한 벌레를 잡으려 살충제를 뿌리면 다른 생물이 예상하지 못한 악영향을 받을 수 있고 살충제에 내성을 가진 다른 벌레가 대발생할 위험이 있다. 최근 사용하는 농약도 식물에 침투해 장기간 머무를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 될 수 있다.

천적을 타지에서 들여오는 것은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나뭇가지처럼 생긴 대벌레는 5∼10월 출현한다. 천적에게 공격받으면 다리를 내어주고 달아나거나 죽은 척한다. 활엽수 나뭇잎을 갉아 먹어 산림해충으로 분류되지만 나무를 죽이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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