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준 교수 "9·11 테러 열흘 전 만삭 아내와 뉴욕에…" 고백

이은 기자 2023. 8. 2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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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교수가 9.11 테러 열흘 전 만삭 아내와 미국 뉴욕에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이하 '알쓸별잡')에는 영화감독 장항준, 배우 김민하, 김상욱 물리학과 교수 유현준 건축과 교수, 천문학자 심채경, 영화 평론가 이동진의 미국 뉴욕 여행 마지막 이야기가 공개됐다.

이곳은 9.11 테러가 발생한 2001년 9월11일, 알카에다가 납치한 항공기로 들이받았던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가 있던 곳에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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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방송 화면


유현준 교수가 9.11 테러 열흘 전 만삭 아내와 미국 뉴욕에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이하 '알쓸별잡')에는 영화감독 장항준, 배우 김민하, 김상욱 물리학과 교수 유현준 건축과 교수, 천문학자 심채경, 영화 평론가 이동진의 미국 뉴욕 여행 마지막 이야기가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MC 장항준은 "출연자들이 모두 입을 모아 가고 싶어 했던 곳이 '9.11 메모리얼&뮤지엄'"이라고 언급했다. 이곳은 9.11 테러가 발생한 2001년 9월11일, 알카에다가 납치한 항공기로 들이받았던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가 있던 곳에 세워졌다.

/사진=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방송 화면


유현준은 "저는 뉴욕에 있다가 사고 열흘 전에 이사 갔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아내가 만삭이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뉴욕에서 아이를 낳고 가라고 했었다"며 "만약에 뉴욕에서 아이를 낳고 갔다면 피해자들이 병원에 쏟아져 들어올 때 아마 같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방송 화면


이어 "보스턴으로 이사를 갔고 거기서 아이를 낳았는데 친구한테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무너졌다고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직장 동료도 아침에 출근하는데 지하철역 나와서 가는데 '비행기가 너무 낮게 뜨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는데 박았다고 하더라. 제 주변 인물 중에는 몇몇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한테는 오히려 약간 초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매일 보던 건물이 없어지고 꼭대기에서 밥도 먹었는데 갑자기 사라졌다는 게"라고 말했다.

심채경은 "뉴스를 보면 내가 영화를 보고 있는 건지 드라마를 보고 있는 건지 실제라는 느낌이 전혀 오지 않았다. (뉴욕 부근) 뉴저지에도 한인들이 많이 사는데 어디 멀리 갔다가 돌아올 때 건물 보이면 '거의 집에 다 왔다'라고 생각하는 장소였다. 그게 없어지고 나니까 근처에 계신 분들이 직접적인 연관이 없었다 하더라도 굉장한 상실감을 느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김상욱은 당시 여행차 떠난 독일에 있었다며 "호텔에 짐을 풀어놓고 TV를 틀어놨는데 'US Under Attack'(미국이 공격당했다)고 적혀있더라. 미국 침공 영화인 줄 알았다. 근데 문구가 바뀌질 않더라. 그때 처음 알았다. 너무 놀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장항준도 "문구 자체가 충격이었다. 미국 심장부가 공격을 당했다"라고 말했다.

/사진=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방송 화면


유현준은 '9.11 메모리얼&뮤지엄'에 대해 "건축적으로는 메모리얼(추모관)의 정석 같은 곳"이라고 평했다.

그는 "디자인을 보면 네모 두 개가 뚫려 있다. 건축가의 콘셉트의 세상을 떠난 사람의 부재는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다는 거다. 계속 물로 채우려고 하지만 물로 채워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네모 폭포를 감싸고 있는 난간에는 희생자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이에 대해 유현준은 "난간에다가 희생자 이름을 새겨두지 않았나. 물을 구경하려면 가까이 가야하고 가까이 가면 난간을 볼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희생자와 내가 스킨십을 하게 된다.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있는지를 보게 하고 만질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희생자들과) 완전히 하나 되는 느낌이고, 우울하게 까만 돌벽만 보는 게 아니라 멋있는 자연과 물, 폭포를 보면서 힐링 되는 느낌도 받는다"며 "그런 공간을 만듦으로 인해서 이걸 보는 순간 사건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고 가는 거다. '이 사람들은 비극조차도 거대한 나라를 하나로 모으는 이벤트로 쓰는구나'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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