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빅3가 아닌 ‘뉴 빅2’…US오픈도 조코비치 vs 알카라스

카를로스 알카라스(왼쪽)와 노바크 조코비치가 지난 21일 미국 신시내티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 투어 마스터스 1000시리즈 신시내티 오픈 결승이 끝난 뒤 기념촬영을 하며 웃고 있다. 신시내티 | AFP연합뉴스

로저 페더러(스위스·은퇴)와 라파엘 나달(141위·스페인), 그리고 노바크 조코비치(2위·세르비아). 2000년대 중반부터 근 20년 가까이 남자 테니스를 삼분한 이들을 가리켜 사람들을 ‘빅3’라고 불렀다.

페더러가 은퇴하고 나달도 내년 은퇴를 선언한 상황에서, 이제는 조코비치만이 홀로 남았다. 하지만 이런 조코비치에 또 다른 라이벌이 생겼다. 자기보다 16살이나 어린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1위·스페인)는 단시간에 세계랭킹 1위를 꾸꿰찼고, 이제는 조코비치의 아성을 무너뜨리려 거세게 도전하고 있다.

오는 28일 개막하는 올해 마지막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US오픈 남자 단식도 결국 알카라스와 조코비치, ‘뉴 빅2’가 주도하는 판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알카라스와 조코비치의 통산 상대전적은 2승2패로 팽팽하다. 지난해 마스터스 1000시리즈인 마드리드 오픈 준결승에서 가진 첫 대결을 알카라스가 이겼지만 올해 3번의 대결에서는 2승1패로 조코비치가 우세하다.

둘의 대결은 늘 불꽃을 튀겼다. 올해 첫 대결이었던 프랑스오픈 준결승에서는 알카라스가 경기 도중 근육 경련이 일어나 조코비치가 비교적 쉽게 승리를 챙겼지만, 이후 두 번의 대결은 엄청난 혈투가 펼쳐졌다. 윔블던 결승에서 다시 만난 둘은 4시간42분 풀세트 접전 끝에 알카라스가 3-2로 이겨 첫 윔블던 정상에 올랐다. 3세트 게임스코어 3-1로 앞선 상황에서 맞은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을 무려 13번의 듀스 접전을 펼친 끝에 브레이크해내는 장면은 윔블던 역사에 회자될만했다. 이어 지난 21일 열린 신시내티 오픈 결승에서는 3세트 경기임에도 무려 3시간49분이라는 대격전을 펼쳐졌고, 이번에는 조코비치가 2-1로 이겼다.

알카라스는 지난해 US오픈을 우승하면서 최연소 세계 랭킹 1위 기록을 세웠다. 이번에도 우승하면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연패를 달성한 페더러 이후 처음으로 US오픈 2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반대로 조코비치가 우승하면 나달, 존 매켄로(미국·은퇴)와 함께 US오픈 최다 우승 공동 2위(4회)로 올라설 수 있다.

한편 올해 2월 카타르 엑손 모바일오픈 16강 진출 이후 어깨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했던 권순우(104위·당진시청)는 6개월 만에 US오픈을 통해 복귀전을 치른다. 권순우의 1회전 상대는 크리스토퍼 유뱅크스(30위·미국)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