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미분양 4개월 연속 1000건대…“서울내 지역적 양극화 심화될 것”

윤지원 기자 2023. 8. 2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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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후 미분양도 강서·강북 등 중심 계속
거래량 3000건 돌파했지만 입지·분양가 따라 수요 갈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내려다본 아파트 단지. |강윤중 기자

서울 주택 거래량이 늘고 있지만 아파트 미분양 수는 올 상반기 꾸준히 1000건대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다세대주택 등 비아파트를 포함하면 서울 사정은 더 심각할 수 있다. 사실상 강남권과 같은 주요 지역을 제외한 서울 외곽은 부동산 시장의 온기가 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25일 실거래가 정보제공사 ‘아실’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아파트 미분양은 지난 1월 996채, 2월 2099채로 고점을 찍은 뒤 3월 1084채, 4월 1058채, 5월 1144채, 6월 1181채로 1000건대를 4개월 연속 유지 중이다.

미분양이 두달 연속 1000채를 넘어선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미분양 수는 2013년 9월 4000건대를 찍고 내려오다가 2017년 문재인 정부 취임 이후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줄곧 두자릿수를 맴돌았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서울 지역에 여전히 많다. 서울시가 발표하는 6월 민간 아파트 분양·미분양 통계를 보면 6월 30일 기준 준공 후 미분양주택은 총 484채로 전월보다 117건 늘었다. 강서구가 236채로 가장 많고 강동구(106채)와 강북구(103채)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강남, 서초, 송파, 용산 등 투자 수요가 높은 지역은 0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준공된 강북구 대원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총 분양 가구(216)의 약 절반인 103가구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다. 강서구 화곡동 ‘화곡 더 리브 스카이’ 주상복합은 140가구 중 114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여기에 통계에 잡히지 않는 주거용 오피스텔과 다세대주택 등 비아파트까지 포함하면 서울의 미분양 물량은 훨씬 더 많을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은 아파트 거주 비중이 43%, 다세대 주택 비중이 26.4%다. 서울 주택 10채 중 2채 이상의 미분양 여부가 깜깜이란 이야기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가 4개월 연속 3000건을 돌파하며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점쳐지는 것과 대조된다. 실제 매수 심리도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던 지난해 하반기 상황과 크게 달라졌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7.0으로 전월보다 2.9포인트 상승해 보합에서 상승국면으로 전환했다.

이는 서울 안에서도 입지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온도 차가 극명히 갈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 수요가 떠받치는 강남권, 송파, 용산 등의 청약 경쟁률은 꾸준히 높은 반면 서울 외곽 지역은 분양가, 입지 조건에 따라 수요가 널뛰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20억대 서울 아파트 거래는 대부분 문재인 정부 이전부터 집을 가졌던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많다”며 “서울 변두리 아파트가 10억대라도 그 주택을 살 수 있는 수요층이 매수하기엔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안좋고 50년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충분히 낮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이 폭락하거나 정비 사업이 활발히 일어나는 환경적 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지역적, 국지적 양극화는 당분간 지속되거나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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