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찰위성 실패 주민들에겐 ‘쉬쉬’…“IMO, 추가발사 계획 철회 요구”
지난 5월 31일 1차 발사 뒤 석 달도 채 안 돼 어제(24일) 군사정찰위성 2차 발사에 나선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빠르게 실패를 인정했지만, 정작 북한 주민들은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할 것 같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접할 수 있는 대내 매체들은 오늘까지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 '대외용'엔 "실패", '대내용'엔 '쉬쉬'…"내부 결속 우려"
어제 조선중앙통신이 '제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소식을 전한 건 오전 6시 15분쯤. 위성 발사에 나선 것이 새벽 3시 50분이었으니, 2시간 반도 안 돼 신속하게 실패를 인정한 겁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내에는 소식이 전해지지 않는 '대외용' 매체입니다.
이렇듯 북한이 신속히 실패를 인정하는 데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어제 "(이유를) 추정하기에는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숨길 수 없고, 사전에 위성으로 공언하고 국제기구에 발사 통보했던 만큼 실패 상황도 공개할 수밖에 없다고 추정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작 북한 주민들이 보는 '대내용'인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라디오) 등에는 위성 실패 소식이 보도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1차 발사 실패 때도 조선중앙통신만 실패 사실을 인정하고, 대내용 매체들에는 상당 기간 관련 보도가 없었습니다. 노동신문 등에 1차 발사 실패 사실이 처음 언급된 것은 2주 이상 지나서, 지난 6월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8차 전원회의 개최 소식을 전하며 "가장 엄중한 결함"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이번에도 위성을 궤도에 올리지 못하고 실패한 사실을 주민들에게 바로 알리는 데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에 대해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북한) 대내 매체에는 소위 정찰위성에 관련된 보도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과거 사례를 봤을 때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내부적으로 주민 결속에 차질이 있을 것을 우려했을 것이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차 발사에 직접 참관했을 텐데, 실패를 보도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다만 북한 주민들도 암암리에 실패 사실을 알고 있을 수 있지만, 더 큰 동요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또 10월 중 3차 발사를 예고한 상황에서, 노동신문에까지 실패를 보도하면 위성 관련 인력들도 일부 질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는 것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IMO "북한 '위성 발사' 유엔 결의 위반"…유엔 안보리도 관련 논의
이런 가운데 국제기구는 북한의 위성 발사에 대해 재차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국제해사기구, IMO는 미국의 소리(VOA)의 관련 서면 질의에 "북한의 소위 위성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어떠한 물체의 발사도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기 위한 어떠한 계획도 철회해야 한다며, 지난달 IMO 정기 이사회에서 회원국들이 북한을 상대로 '국제 항로를 가로지르는 불법적이고 예고 없는 탄도미사일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또 이번에도 이사회를 통해 대북 결의문이 채택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의에는 '회원국 요청이 있을 시 가능하다'며 회원국들은 예외적 상황에서 한 달 전에 통지해서 IMO 이사회의 임시 회의를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도 현지 시간 25일 오후 3시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위성 발사 시도에 대해 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실패로 돌아갔지만 사실상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대북 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는 판단 하에 이번 회의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알바니아, 몰타, 에콰도르 등 안보리 이사국 7개국과 한국이 소집을 요청했습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현지 시간 24일 성명을 통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어떠한 발사도 관련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것"이라며 이번 발사가 안보리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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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철 기자 (manofstee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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