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g 증량·탈모…'마스크걸' 안재홍, 은퇴작 의심케 한 파격 변신 비하인드(종합)[N인터뷰]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마스크걸' 배우 안재홍이 은퇴작을 의심하게 한 피격 변신 비하인드를 전했다.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의 한 카페에서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마스크걸'(극본/연출 김용훈) 출연 배우 안재홍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안재홍은 파격 연기 변신에 대한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지난 18일 공개된 '마스크걸'에서 안재홍은 김모미(이한별 분)를 짝사랑하는 회사 동료 주오남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보여줬다. 주오남은 회사에서 존재감 없이 지내다가도 퇴근 후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며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 사는 이중적인 인물. 원작 웹툰과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충격적인 비주얼과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안재홍은 10kg를 증량하고 탈모 분장을 하는 등 파격적인 비주얼 변신을 보여줘 화제를 모았다. '비주얼이 충격'이라는 말에 안재홍은 "처음엔 오히려 웹툰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와야겠다는 생각을 안 했다"라며 "그러다 주오남이 대본 속에서도 조금 특이하고 특수한 면모를 지닌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외형적으로도 한 눈에 그 캐릭터처럼 보이고 생경한 느낌이 들었으면 해 감독님에게 '나라는 배우의 맨 얼굴을 감춰두는 게 보시는 분들에게 낯선 이질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말씀을 드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도 공감을 해주셨고, 아이디어를 많이 주셔서 지금의 외형이 완성됐다"라고 덧붙였다.
안재홍은 "(주오남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살을 10kg 찌웠다, 순서상 '리바운드'보다 '마스크걸'을 먼저 찍었는데, '리바운드' 팀에서도 증량을 원했다"라며 "특히 주오남은 체형이 더 보이는 캐릭터이길 바라서 몸 안에 살집을 만드는 장치도 넣었다"라고 말했다. 탈모 분장은 김용훈 감독이 제안한 것이었다고. 안재홍은 "매 회차 가발과 피부톤을 만들어주셨는데, 분장이 두 시간 정도 걸렸다"라고 귀띔했다. 특수분장은 '괴물'을 담당한 분이 해줘 영광이었다고. 그러면서 "나는 주오남의 눈빛이 왜곡돼 보이는 게 효과적일 것 같아 도수 높은 안경을 쓰자고 말씀드렸는데, 제작진이 고도수 안경을 착용하면 두통이 생길수도 있다고 말렸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파격 비주얼을 본 안재홍의 반응은 어땠을까. 그는 "처음에는 약간 '이래도 되나' 싶었는데, 테스트를 하고 주오남의 외형과 체형이 만들어졌을 때는 캐릭터로서 뭔가가 단단히 자리잡은 느낌이 들었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또한 안재홍은 극 중 엉덩이 노출신에 대한 언급과 함께 실제 본인이 촬영한 것인지 묻자 "누구 것인지는 비밀"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그는 주오남 캐릭터를 빚어간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안재홍은 "주오남이라는 캐릭터를 생각했을 때, 시작부터 방향이 조금씩 어긋난 남자의 슬프고 깊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라며 "어두운 곳까지 깊이 있게 표현해보고 싶어서 삐뚤어진 깊은 마음을 상기하며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외형적으로는 분장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캐릭터가 어떤 눈빛을 하고 목소리를 어떻게 가져갈 건지, 걸음걸이나 표정을 세밀하게 만들려고 했다"라며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친구가 아니니 목소리가 잠겨 있으면 좋겠다 싶었고, 사람을 대할 때 큰 벽이 있는 사람이라 위축된 걸음걸이를 가져가면 효과적일 것 같았다, 또 방 안에서는 혼자 춤도 출 정도로 본인만의 울타리에 갇힌 캐릭터이지 않을까 했다"라고 디테일하게 캐릭터를 만들어간 과정을 설명했다. 원작 웹툰 역시 참고했다는 후문이다.
극 중 주오남이 김모미에게 고백하는 신이 화제가 됐다. 특히 주오남의 '아이시떼루'라는 대사가 캐릭터의 특성을 극대화해 보여줘 시청자들 사이에서 크게 주목 받았다. 안재홍은 "원래 대본에는 '저 모미씨를 사랑합니다'라는 대사만 있었는데, 리허설 때 '아이시떼루'라는 대사를 했더니 감독님도 당황하시더라"라며 "이 장면이 주오남의 망상이지 않나, 그런데 이 대사를 하면 이게 주오남의 상상이라는 게 너무 빨리 알려지는 게 아닌가 싶어 고민하시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리허설을 본 스태프들이 주오남 자체가 상상과 실제가 혼재된 인물이라, 그 장면이 오히려 주오남처럼 보일 것 같다고 해주셔서 '아이시떼루'를 하게 됐다"라고 부연했다. 실제로 일본어 대사는 대본에 아예 없었다고 한다. 안재홍은 "'원래 우리가 받은 대본에는 일본어 대사가 없었다, 그런데 웹툰을 보니 주오남이 일본어를 중얼거리는 순간이 있더라, 호기심과 생경함을 넘어 서늘함까지 느꼈다"라며 "그래서 감독님께 '웹툰에 이런 부분이 있던데 우리 주오남에게도 그런 걸 조금 해보면 어떨까요'라고 물어봤더니 좋은 생각인 것 같다며 수용해주셨다"라고 했다. 덕분에 생일파티 장면, 고백 장면에 일본어 대사가 들어가게 됐고, 안재홍은 두 명의 일본어 선생님에게 과외를 받았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안재홍은 주오남을 연기하며 모든 순간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는 "모든 장면이 인물이 파국으로 치닫아가는 과정인데, 모미 입장에서는 주오남이 안타고니스트였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주오남이 계속 수렁으로 들어가 파멸로 가는 게 안타까웠다"라면서도 "물론 응원할 수는 없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알렸다. 그러면서 모미에게 '나도 지워지는 건가?'라고 하는 대사가 마음에 남고 좋았다고 했다. 또한 주오남을 연기한 것에 대해 "가보지 않은 곳으로 여행 한 번 다녀온 느낌"이라며 "처음 가보는 여행지의 낯섦이 주는 즐거움이 있지 않나, 그런 걸 많이 느꼈고 다음에는 더 깊이 여행할 수 있을 것 같은 뿌듯함이 느껴진 작업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주오남을 설정하시고, 섬세한 디렉팅을 해주셔서 감사했다"라고 했다.
안재홍은 극 중 이한별, 염혜란과 주로 호흡을 맞췄다. 그는 이한별과 연기 호흡에 대해 "이한별과 호흡을 맞추면서 정말 놀랐다, 각 분야 장인들이 모인 현장에서도 차분하고 단단하게 김모미 캐릭터를 표현해 많이 놀랐다"라며 "나 역시 주오남으로 김모미와 호흡을 맞추면서 이한별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개인적으로 다음 작품을 하는 걸 너무 응원하게 된다"라고 했다. 또한 염혜란의 연기에 대해서는 "정말 연기 차력쇼를 현란하게 펼치셔서 멋지고 환상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라며 "개인적으로 호흡을 맞추고 싶은 선배님이었는데 짧게 만나 아쉽기도 하다, 다음에는 남매로 만나자고 이야기를 했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스크걸'이 안재홍 은퇴작아냐"라는 시청자들의 장난스런 연기 칭찬에 대해서도 그는 "나도 그 반응을 봤는데 재밌었고, 캐릭터에 대해 그렇게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게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안재홍은 "그런 말씀을 해주실 정도로 파격적이고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캐릭터였지만, '좋은 연기를 하고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배우로서 내 지향점을 생각하니 오히려 단순해졌다"라며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어 "언젠가 작품에서 안타고니스트 역할을 하게 되면 재미있고 의미있는 작품에서 하고 싶었다"라며 "'마스크걸'은 파격적이고 파괴적인 이야기가 재밌었고, 이 캐릭터를 제안 받았을 때 신선하고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귀한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 망설이고 싶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콘텐츠 공개 이후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앞서 고현정은 '마스크걸' 인터뷰를 통해 안재홍의 연기를 극찬했다. 이에 대해 안재홍은 "나도 그 인터뷰를 보면서 너무 감사했고, 대선배님이 후배를 응원해주기 위해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는 것에 따스함이 느껴졌다"라며 "감동이었고, 선배님을 존경하는 마음이 커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현정 선배님이 등장하실 때 화면 너머로 에너지가 느껴지고, 눈빛을 바꾸면서 의도적으로 다른 얼굴을 보여주실 때 긴장감이 느껴지더라"라며 "'정말 경지가 다른 배우이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의성이 SNS에 '더럽고 좋더라'라는 칭찬의 댓글을 남긴 것에 대해서는 "큰 칭찬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라고 했으며, '리바운드'를 함께한 장항준 감독의 반응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내가 연락을 더 많이 받는 것 같다, 너무 잘봤다'라며 축하를 해주신 게 기억에 남는다"라며 "'리바운드' 중앙고 농구부 친구들 역시 그날 다 보고 재밌다고 연락을 해줘서 고마웠다"라고 했다.
주오남을 연기한 후유증은 크게 없다고. "후유증이 있다고 말하는 것도 실례"라고 한 안재홍은 "촬영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리바운드' 촬영을 하면서 양지의 캐릭터를 만날 수 있었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만 너무 파격적인 캐릭터였기에 작품이 공개되는 날 부모님을 찾아뵀다고. 안재홍은 "부모님과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놀라실까봐 '오늘 작품이 공개가 되는데 많이 무섭고, 공포적인 장면도 많이 나온다'라고 말씀을 드렸다"라며 "이후 드라마를 다 보시고는 '수고했다'라고 해주셔서 뭉클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재홍은 "'마스크걸'로 뜨거운 반응을 체감하면서 '더 잘 해내고 싶다', '더 새로운 연기를 해나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분명해졌다"라고 전했다.
한편 '마스크걸'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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