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죽여 '동물판 n번방' 공유한 20대… 항소심도 실형 구형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인 '고어전문방'의 대화 일부.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길고양이 등 야생동물을 잔혹하게 죽인 뒤 해당 영상을 일명 '고어방'에 공유한 20대에게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구형됐다.

대전지검은 25일 대전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나경선) 심리로 열린 20대 A씨에 대한 야생동물보호법위반 등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원심 구형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본인의 행위가 비윤리적 범죄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생명을 해치는 행위에 대한 죄의식 부재와 재범 가능성을 고려하면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앞서 A씨에 대한 심리감정을 실시한 결과 A씨는 동물 생명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폭력범죄 재범 위험성은 중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A씨 변호인은 "혐의를 자백하고 반성해 왔다"며 "범행 당시 동물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은 인정하지만 검찰이 우려하는 사이코패스 성향이나 재범 위험성은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A씨는 최후변론에서 "과거 제가 생명을 경시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 사건 이후 깊이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 앞으로 생명을 경시하지 않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오는 10월 18일 이 사건 2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A씨는 2020년 1월 충북 영동군에서 길고양이에게 화살을 쏘고, 쓰러진 고양이를 잔혹하게 도살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충남 태안의 자신의 집 근처에서는 길고양이를 포획틀로 유도한 뒤 학대하고, 고양이나 토끼의 신체를 훼손하기도 했다. A씨는 이를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일명 '고어방'이라고 불리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어방은 '동물판 n번방'이라고 불리며, 80여 명의 참가자 대다수가 미성년자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