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강사 문단열, 사업 실패 30억 빚→암 투병…"다 내 잘못"

유튜브 ‘지식인사이드’ 출연 영상 화제

문단열(59) 사다리필름 대표/사진=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 갈무리

2000년대 스타 영어강사로 막대한 돈을 벌었지만 잦은 사업 실패로 30억 빚더미에 오르고 암투병까지 했던 문단열(59) 사다리필름 대표가 담담하게 자신의 인생 역정을 풀어놓은 영상이 화제입니다.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 올라온 문 대표의 ‘암 극복하고 깨달았다. 20, 30대 시절 중 가장 후회되는 1가지’라는 영상은 어제(24일) 오후 기준 조회수가 152만 회에 이를 정도로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사업이나 건강 실패가 인생의 실패는 아니다’라고 하는 그의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문단열(59) 사다리필름 대표/사진=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 갈무리

문단열 대표는 한때 한 달 순수입이 3000만 원에 달했던 스타 영어강사였습니다.

대학 때부터 강남 유명어학원에서 강사 일을 했던 그는 서른살이 된 1994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노토어학원’을 차렸습니다.

이 어학원의 첫 달 수강생은 140명이었는데, 1년 반이 지나니 수강생이 1300명 정도로 늘었습니다.

한 달 순수익이 3000만 원이 될 정도로 ‘노토어학원’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습니다.

수강생이 몰리자 그는 학원 규모를 늘리기 위해 빚을 냈습니다.

그러나 난데없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수강생 수는 절반으로 뚝 떨어졌고, 그에겐 빚만 남았습니다.

그러나 30대의 나이에 자신감이 넘쳤던 그는 또다시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인터넷 영어 학습 사이트와 홈쇼핑 방송 등에 진출했지만 사업은 실패했고 빚은 눈덩이처럼 불었습니다.

그렇게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던 그는 빚을 갚기 위해 밤낮없이 강연을 뛰어다니다 47살이 된 2011년 병원에서 대장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다행히도 대장암 초기라 잘 극복했지만, 또다시 그에겐 간질성 폐질환이 발병했습니다.

사업 실패를 극복했고, 대장암도 극복했던 그는 이 질환도 극복하고 지금은 기업의 사내 교육영상이나 제품 홍보영상을 제작하는 사다리필름을 만들어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문단열(59) 사다리필름 대표/사진=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 갈무리

문 대표는 ‘지식인사이드’ 동영상에서 30억이란 큰 대가를 치르고 알게 된 것에 대해 “제일 큰 장애물이 제 자신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에게 제일 중요한 게 있고 두 번째 중요한 게 있다면, 두 번째 중요한 것은 제일 중요한 것 때문에 희생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남들처럼 휴가다운 휴가를 다녀온 것도 두 번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었다고 했습니다.

문 대표는 “저 같은 경우는 사업한다는 느낌이 되게 중요했나 보다. 그게 중요하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사업이라는 거는 자기가 이름이 있다고 이름 걸어놓고서 돌아다니고 홍보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관리하고 통제하고 계획하고 피나게 노력하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된다”며 “이 중 하나만 못해도 사업은 망하는데 젊은 저는 그걸 하나도 못했고, 결국 수지타산이 안 맞아서 빚을 졌다”고 회고했습니다.

결국 사업 실패의 원인은 자기 자신이었고, 자신은 장인일 수는 있지만 상인이 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합니다.

만약 90점짜리 물건이 있다면 상인은 90점짜리 물건이 잘 팔리면 그냥 팔지만 장인은 98점짜리를 만들기 위해 돈을 재투자하면서 계속 빚을 지게 되는데, 자신은 계속 장인 행세를 하며 사업을 벌였다는 것입니다.

문단열(59) 사다리필름 대표/사진=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 갈무리

대장암을 극복한 그는 암 투병 과정에서 “인생의 노이즈(소음)들이 잔뜩 낀 삶이 사라지고 내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명쾌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암 진단 뒤 시간과 에너지가 한정적임을 알게 된 그는 동창회와 같은 인맥관리를 해야 하는 일들을 더이상 하지 않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에 우선순위를 두며 살아간다고 말했습니다.

달라진 삶을 살아가는 그에게 가장 후회되는 일은 “딸들과의 추억이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아이가 ‘아빠~’하고 외치며 안겨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은 10년 정도로 굉장히 짧은데, 나는 그때 아이들 곁에 없었다”고 고백했습니다.

누구에게든 잘해줄 수 있는 창문이 잠깐 열리는데, 아이들에게 잘해줄 수 있는 창문을 열지 않고 지나쳤다며 그는 후회했습니다.

잦은 실패를 했지만, 그의 표정엔 어딘가 자신감이 배어 있었습니다.

문 대표는 영상에서 “게임에서 실패했다고 진짜 인생에서 실패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업 실패나 건강 실패, 인간관계 실패든 그 모든 실패와 시련은 우리 사회가 만들어놓은 게임 속에서의 실패일 뿐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게임에서 실패했다고 진짜 내 인생에서 실패했다고 착각하지는 말라는 얘기입니다.

최근 자신의 창업 성공과 실패담을 담은 <인생은 투 트랙>(해냄 펴냄)이라는 책을 펴낸 그의 ‘인생 투 트랙’론은 많은 시청자에게 용기를 줬습니다.

동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댓글에서 “성공과 실패 모두 겪어본 선생님의 지혜의 말씀이 와 닿습니다. 옛날부터 항상 고맙습니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는데 선생님은 많은 고난을 겪으셨지만 이렇게 인생의 깊이를 더 가지시게 된 것 같습니다. 너무 좋은 강의였어요. 마음에 되새기며 살겠습니다”라는 댓글을 남기며 그를 응원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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