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김좌진·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헌법정신 훼손"

김소연 기자 2023. 8. 2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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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육사)가 교내에 설치된 독립군 영웅 김좌진, 홍범도, 지청천, 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철거하기로 해 논란을 빚고 있다.

김좌진, 홍범도, 지청천, 이범석 장군과 이회영 선생의 흉상은 군 장병들이 훈련에 사용한 실탄 5만발 분량 탄피 300㎏을 녹여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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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이 열린 지난 2021년 8월 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봉안관에서 의장대가 장군의 영정과 유해를 묘역으로 봉송하고 있다. 사진=대전일보DB


육군사관학교(육사)가 교내에 설치된 독립군 영웅 김좌진, 홍범도, 지청천, 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철거하기로 해 논란을 빚고 있다.

25일 육군에 따르면 육사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종합발전계획의 일환으로 교내 기념물에 대한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육사는 "생도들이 학습하는 충무관 중앙현관 앞에 설치된 독립군 흉상은 위치의 적절성, 국난극복의 역사가 특정 시기에 국한되는 문제 등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홍범도 장군·우당 이회영·신흥무관학교·백야김좌진장군 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군의 기원인 독립전쟁의 역사를 뒤집으려는 매우 심각하고 엄중한 문제"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멀쩡하게 세워진 독립전쟁 영웅들의 흉상을 육사 교정에서 철거하고 기념관으로 옮기라는 지시는 누구의 지시냐"라며 "철거를 지시한 이유를 국민께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관련자는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광복은 선조들이 일제에 맞서 피흘리며 싸워 이뤄낸 결과"라며 "독립전쟁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과 계승작업은 대한민국 헌법정신과 국군의 역사적 뿌리를 제대로 확립하는 일이며, 반쪽짜리 우리 역사를 완성하는 일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국군의 뿌리를 광복군이 아닌 백선엽 장군으로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육사의 이 같은 방침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도 야당 의원들의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을 억지하고 전시에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곳인데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겠느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장관은 "가능하면 육군 창설이나 군 관련 역사적 인물로 하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독립운동을 부정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좌진, 홍범도, 지청천, 이범석 장군과 이회영 선생의 흉상은 군 장병들이 훈련에 사용한 실탄 5만발 분량 탄피 300㎏을 녹여서 만들어졌다. 지난 2018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99주년을 맞아 3.1절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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