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전용기 추락, 격추 아닌 내부 폭발 때문" 美 정보기관
러 텔레그램 "시신 발견" 주장 제기…생사여부 놓고 음모론 여전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 대항해 무장반란을 일으켰던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전용기 추락 원인과 관련해 해당 항공기의 내부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2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사건을 분석한 미 정보기관이 전용기 내 폭발로 인한 추락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 보도했다.
이 당국자들은 "프리고진의 전용기가 이동한 경로상에서 폭발이 감지됐지만, 미사일 발사의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이 비행기가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볼 징후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대공 미사일이 전용기를 추락시킨 것은 아니라는 사전 평가가 나왔다고 전했었다.
항공 전문가들은 이번 추락이 단순 기계적 결함, 또는 사람의 실수가 아닌 '치명적인 구조적 고장'에 의해 발생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미 연방항공국(FAA) 사고조사단에서 일했던 제프 구제티는 추락 영상과 잔해, 이동 경로 등을 분석한 결과 "기내 폭발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호주 그리피스대 안전과학혁신연구소에 소속된 시드니 데커는 "비행기 날개가 기체에서 떨어져 나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발사체로 비행기를 포격하거나 내부에서 폭발이 있을 때 나타난다"고 말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일부 러시아 매체들은 크렘린궁 안보 당국자를 인용, "폭발물 1~2개가 비행기 내부에 심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비행기 후미 화장실 부근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일부 주장도 나온다.
AP 통신은 미국과 서방 정보 당국의 사전 평가에서 비행기 추락의 원인이 '의도적 폭발'이란 결론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들은 이번 사건이 '비판 세력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푸틴 대통령의 오랜 노력'과 맥을 같이 한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당국은 전날 프리고진이 타고 있던 비행기가 추락해 탑승자 10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추락 원인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프리고진의 전용기는 30여초에 걸쳐 상승과 하강을 거듭하다 바닥에 내리꽂힌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SNS) 영상에는 전용기에서 증기 또는 연기처럼 보이는 물질이 뿜어져 나오면서 전용기 기수가 아래로 향한 채 곤두박질치는 모습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는 이 물질이 유출된 항공연료라고 추정했다.
사고 직후 일부 러시아 매체들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전용기가 지대공 미사일 한두발에 맞아 격추됐다고 보도했다. 또 SNS에선 그의 시신 일부가 수습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VChK-OGPU'은 기체 잔해에서 왼손 네 번째 손가락 일부가 없는 시신이 발견됐고 전했다. 또한 바그너 그룹 고위 지휘관이 이 시신을 프리고진의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과거 복역 중 왼손 손가락 일부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채널은 문신을 통해 바그너 공동 설립자 드미트리 우트킨의 시신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여전히 '프리고진 생존설'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프리고진은 2019년 An-72 수송기가 콩고민주공화국에 추락했을 당시 사망설에 휘말린 적이 있다.
당시 현지 대사관이 수송기에 러시아인 2명이 타고 있었다고 밝히면서 그의 사망에 대한 보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프리고진은 추락 사고 3일 만에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일부 러시아 매체들은 지난 6월 러시아 수사 당국이 발견한 프리고진의 위조여권과 변장 사진들을 근거로 그가 사망을 위장했을 수 있다는 추정도 내놓았다. 불에 타버린 비행기 속 시신이 훼손된 상태여서 프리고진의 것인지 확실히 판단하기 힘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러시아 라디오 '에코 오브 모스크바'를 이끌었던 알렉세이 베네딕토프는 프리고진이 전용기 이륙 이전 또 다른 비행기에 바꿔탔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의 한 당국자는 프리고진의 탑승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고, 또 다른 당국자는 "러시아 매체를 의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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