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모든 걸 주진 않았다…'3253억' 2019 WS MVP, 끝내 '유리몸' 오명 못 벗고 '현역은퇴'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대학시절부터 엄청난 볼을 뿌리며 스카우트들의 눈을 한 눈에 사로 잡으면서 '특급유망주'로 불리며 월드시리즈 우승은 물론 MVP까지 품에 안았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현역 유니폼을 벗는다.
'MLB.com'은 25일(한국시각) "2019년 월드시리즈 MVP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은퇴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은 '워싱턴 포스트'를 통해 최초 보도됐는데, 워싱턴 구단은 스트라스버그의 은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는 9월 10일 은퇴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스트라스버그는 지난 200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워싱턴의 지명을 받았다. 대학 시절부터 100마일(약 161km)를 넘나드는 엄청난 볼을 뿌렸던 스트라스버그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전체 1순위의 영광을 안을 만큼 많은 주목을 받은 스트라스버그는 2010년 메이저리그에 입성해 12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평균자책점 2.91로 활약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스트라버스가 본격 전성기를 맞은 것은 2014시즌이었다. 그는 34경기에 등판해 무려 215이닝을 먹어치웠고, 14승 11패 평균자책점 3.14를 마크했다. 이후 2019시즌까지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쌓으며 '승승장구'의 길을 길었다. 특히 가장 압권의 시즌을 보냈던 것은 2019년이었다.
스트라스버그는 2019시즌에는 33경기(209이닝)에서 18승 6패 평균자책점 3.32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면서 워싱턴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선봉장에 섰다. 그리고 워싱턴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끈 뒤 2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2.51로 활약하며 워싱턴의 우승을 견인하면서 MVP 타이틀까지 손에 넣었다.
워싱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스트라스버그는 시즌이 끝난 후 7년 2억 4500만 달러(약 3253억원)의 '잭팟 계약'을 품에 안으며 탄탄대로의 길을 꾸준히 걸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계약은 워싱턴 구단 역사상 '최악'의 계약으로 남게 됐다. 엄청난 규모의 계약을 맺었지만, 2019시즌 이후 스트라스버그는 1승 5패를 기록하는데 그쳤던 까닭이다.
그럴만한 이유는 있었다. 재능만큼은 역사상 최고였던 스트라스버그도 완벽하지는 않았는데,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트라스버그는 빅리그 데뷔 첫 시즌, 첫 부상에서 '토미존' 수술을 받게 되면서 데뷔 초부터 '유리몸'이라는 수식어가 뒤따랐다. 이로 인해 2011시즌은 5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2010년부터 2019시즌까지 총 10시즌을 뛰는 동안 규정 이닝을 채운 것도 네 차례에 불과했는데, 팔꿈치와 어깨 등 다양한 부위가 말썽을 일으킨 탓이었다. 특히 워싱턴의 우승을 이끌면서 모든 것을 불태운 뒤에는 '사이보그 투수'와 다름이 없었다. 스트라스버그는 2020시즌도 부상으로 2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2021년 흉곽출구증후군 수술을 받는 등 최근 3시즌 동안 8경기에서 31⅓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다.
엄청난 주목을 받으며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으며 최정상의 자리까지 올라섰던 스트라스버그는 결국 부상으로 인해 247경기에 출전해 1470이닝을 소화, 113승 62패 평균자책점 3.24의 성적을 남기고 유니폼을 벗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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