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제목 변경‧대사 삭제 안 한다…“연결성 맞지 않고 재촬영 불가”

내달 13일 개봉하는 공포 영화 《치악산》 둘러싼 논란
제작사 “원주시‧지역주민 피해 없도록 최선 다할 것”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영화 《치악산》 스틸 컷 ⓒ와이드릴리즈 제공

영화 《치악산》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제작사가 공식 입장을 밝혔다.

영화 제작사인 도호엔터테인먼트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영화 제목 변경과 대사 삭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번 논란에 있어 원주시와 지역주민들에게 결코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살인괴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치악산》의 내달 개봉을 앞두고, 원주시는 지역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강력한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원주시는 전날 제작사 측에 "사실이 아닌 괴담 수준의 내용으로 인해 대표적 관광자원인 국립공원 치악산과 지역에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하며 영화 제목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원주시가 요청한 영화 제목 변경은 불가능하지만 실제 지역과 사건은 무관하다는 사실, 영화가 허구의 내용을 가공한 것이라는 사실을 관객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해당 문구를 영화 상영 직후 노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영화 《치악산》 포스터 ⓒ와이드릴리즈 제공

제작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3~24일 원주시청 관계자들과 함께 협의를 진행했다. 원주시는 실제 지명인 '치악산'이 그대로 사용된 영화의 제목을 변경할 것, 영화 속 '치악산'이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부분을 삭제하거나 묵음 처리할 것, 실제 지역과 사건은 무관하며, 영화가 허구의 내용을 가공한 것임을 본편 내에 고지할 것, 온라인 상에 확산된 감독 개인 용도의 비공식 포스터를 삭제할 것 등을 요청했다.

협의 결과 제작진은 영화의 제목 변경 및 작품 내 '치악산'을 언급하는 부분을 삭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원주시 측에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대사를 삭제할 경우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촬영해야 할 정도로 이야기의 연결성이 맞지 않게 되며, 주요 출연 배우 중 한 명이 군 복무 중이기 때문에 재촬영 역시 불가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이미 영화 본편 내에 '영화에서 언급되거나 묘사된 인물, 지명, 회사 및 단체 그 외 일체의 명칭 그리고 사건과 에피소드 등은 모두 허구적으로 창작된 것이며 만일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힌다'라는 문구가 기입되어 있는 점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문구가 영화가 끝난 후 엔딩크레딧 부분에 노출되기 때문에 많은 관객들이 볼 수 없는 점을 감안해, 본편 상영 이후 바로 노출되는 방향으로 재편집을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토막 난 사체 사진이 담긴 영화 포스터가 논란이 된 것에 대해서는 "해당 포스터는 감독의 개인 SNS 계정에 게시된 비공식 포스터"라며 "개인 계정에 업로드된 포스터는 삭제 조치를 취했고, 여전히 온라인상에 퍼지고 있는 포스터에 대해서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에 의뢰해 삭제 처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는 입장이다.

이어 "토막 난 사체가 포스터에 등장할 정도로 치악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잔혹하고 폭력적일 거라는 오해를 하고 계셨기에 해당 부분에 대하여 심의 과정에서 '15세 이상 관람가' 평가를 받은 점을 설명하고, 원주시 관계자와 지역주민들을 위한 단체 시사회를 진행해 오해를 해소하자는 제안을 드렸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또 원주시와 지역주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홍보하는 등 이번 논란으로 인해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