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 울리는 '이 질환'...엄지발가락 아프면 일단 의심해야
엄지발가락이 빨갛게 부어올라 열감이 올라오고 걷기 힘든 증상이 생겼다면 '통풍'을 의심해야 한다. 초기 통풍은 관절염 증상과 유사하여 혼동하기도 하는데,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만성 결절 통풍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통풍은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된 요산이 관절에 침착되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요산 배출을 돕는 여성호르몬이 적은 중년 남성과 폐경 후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엄지발가락에 흔히 발생…증상 발생 후 8~12시간에 가장 심한 통증
통풍은 통증의 왕이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초기부터 통증으로 시작한다. 모든 관절에서 생길 수 있지만 주로 엄지발가락에서 나타난다. 엄지발가락에 요산이 주로 침착되기 때문이다. 통풍은 처음에는 요산 수치가 높지만 증상은 없는 '고요산혈증'에서 시작된다. 이 기간이 지속되면 통풍 초기의 '급성 통풍관절염'으로 발현된다. 이때 치료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급성 통풍 발작이 반복되면서 '만성 결절 통풍관절염'으로 진행된다.
초기 통풍이라고 할 수 있는 급성 통풍관절염은 가벼운 자극이나 움직임에도 극심한 통증과 부종, 발적 등이 나타난다. 주로 발가락, 발목, 무릎 등 하지 관절에 나타나며 그중에서도 엄지발가락에 흔히 발생한다. 인대 등 관절 주변 조직에도 발생할 수 있다. 보통 증상 발생 후 8~12시간에 가장 심한 통증이 생긴다. 이러한 발적은 보통 10일 정도 지속되다가 점차 호전되지만 증상이 없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합병증의 위험에 노출된다. 증상이 만성 결절 통풍관절염으로 악화되면 몸 곳곳의 요산덩어리들의 결절이 나타나면서 여러 관절에서 다발적인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통풍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요산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체내에 생성된다. 하나는 음식물 중 단백질에 포함되어 있는 퓨린이 분해되어 만들어지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몸에서 파괴되는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경우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요산은 대부분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되므로 요산의 생성과 배설이 균형을 이루게 되면 혈중 요산이 정상 범위 내로 유지된다. 그러나 이러한 생성과 배설의 균형이 깨지면 요산수치가 높아지며 이른바 '고요산혈증'이 생길 수 있다. 성인 남자의 경우 7mg/dL, 여자의 경우 6mg/dL 보다 요산 수치가 높을 경우 고요산혈증으로 본다.
통풍 환자 5년간 17% 증가…남성이 93%로 대다수 차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8~22년 통풍 진료 데이터'에 따르면 통풍 환자는 2018년 43만 3,984명에서 지난해 50만 8,397명으로 17% 증가했다. 이 중 90% 이상이 남성인데, 지난해 기준 93%인 47만 1,569명이 남성 환자였다. 10%에 머무는 여성 환자는 3만 명대 수준에서 증감을 반복했다. 2020년에는 3만 4,517명이었는데 2021년 3만 7,793명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3만 6,828명으로 감소했다.
통풍 환자 연령대는 전체 환자 10명 중 4명은 40~50대였다. 40대 환자가 22.9%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20.7%, 60대 17.7% 순이었다. 특히 40~50대 남성에서 통증이 자주 발생하는 요인으로는 퓨린이 많이 함유된 내장류, 고기 등을 자주 먹는 식습관과 음주를 꼽을 수 있다. 또한 남성호르몬에는 신장의 요산배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남성에서 통증 발병률이 높다. 이와 달리 여성호르몬은 반대로 요산배출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여성의 경우 폐경기가 찾아오는 60대 이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2022년 기준 여성에서 통풍 발생률은 60대 22.1%, 50대 18.5%, 80세 이상이 17.3%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진수 교수는 "고요산혈증으로 많이 발생하는 통풍은 요산 섭취가 늘고 배출이 줄어들면 높아지게 된다"라며 "남성의 고요산혈증이 많고 통풍 발생이 많은 이유는 여성보다 남성이 요산이 많은 음식(음주, 고기)을 먹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고, 여성호르몬이 적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과식·음주하지 않는 식습관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
무증상 고요산혈증을 포함한 통풍 환자는 체내 요산 농도를 낮추기 위해 생활 습관 변화가 중요하다. 비만은 고요산혈증과 관련이 높으므로 운동과 건강한 식단을 통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퓨린이 많이 함유된 간, 곱창 등 고기 내장류, 맥주와 소주를 포함한 술, 인공과당이 많이 함유된 음료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반면 우유, 치즈 등 저지방 유제품과 채소 등은 퓨린이 적게 함유되어 통풍 환자에게 좋다. 그런데 사실 퓨린은 대다수 음식에 들어 있기 때문에 과식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땀을 적당히 흘릴 수 있는 유산소 운동도 도움 된다. 단, 너무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역효과다. 요산 생산을 증가하고 몸속에 젖산이 축적되어 요산 배설이 감소하면서 통풍 발작이 생길 수도 있다.
급성 통풍관절염을 치료하려면 안정을 취하고 약물을 사용해 염증을 조절해야 한다. 1년에 2회 이상 통풍 발작이 발생하는 경우, 요로결석이나 만성 신질환이 있는 경우, 통풍결절이 있는 경우에는 요산저하제를 꾸준히 사용해 요산 농도를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 통풍으로 인한 심한 통증이 사라졌다고 치료를 게을리 하면 안 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2년 이내 80% 이상이 재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만성 결절 통풍관절염으로 진행되면 관절 손상뿐 아니라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 만성 신질환, 심뇌혈관질환 등 합병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생기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관절 손상을 막고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 한편, 통풍이 없더라도 퓨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자주 많이 먹거나 음주를 반복하는 사람이라면 고요산혈증이 있는지 평소에 확인해 보는 것이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서애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 ⓒ ㈜엠서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하이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면역∙집중력 높이는…수험생 영양 간식 4
- 만성 피로·무기력증이 6개월 이상 계속 된다면?....'이 질환' 의심해야
- 삼겹살의 짝궁…상추, 깻잎, 배추 등 다양한 ‘쌈 채소’의 효능
- 스트레스 많은 남성, ‘이 질환’ 위험 1.5배 높아
- 당뇨환자, 약에 따라 ‘심혈관질환 위험’ 달라진다
- “시술 후 효과는 언제? 멍은?”...리프팅 레이저 주의사항
- 여름철 불면증으로 잠을 못잔다면?...멜라토닌 함유량 1등 'OO' 섭취해야
- ‘말초신경병증’ 치료에 있어서 꼭 알아야 할 점
- 귀밑에 갑자기 멍울이 잡히고 아픕니다...'침샘염'일까요? [건강톡톡]
- MZ세대 ‘매운 라면’ 챌린지 열풍…반드시 ‘이것’과 함께 섭취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