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군벌 충돌 장기화… 어린이 200만명 집 잃어

70만명은 영양실조… 생존 위태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벌 간 충돌이 4개월이 넘도록 계속되면서 어린이 200만 명 이상이 집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는 24일 “폭력 사태가 지속하고 국가가 황폐해지면서 집에서 떠난 어린이가 시간당 700명꼴로 발생하고 있다”며 “집을 잃은 어린이들 가운데 170만 명 이상은 국경 내 이주민이고 47만여 명은 수단 국경을 넘어 이웃 국가로 들어간 상태”라고 전했다. 식량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7∼9월 수단에서 2300만 명이 식량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이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어린이인 것으로 추산된다. 또 급성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 70만 명은 치료 없이는 생존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아동 170만 명은 주요 예방접종을 받지 못할 위험이 크다고 유니세프는 설명했다.

보건 사정도 열악하다. 유니세프는 “수단 지역이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콜레라와 뎅기열 등의 질병이 생길 위험이 커졌다”며 “현재 어린이 940만 명 이상이 안전한 식수를 먹지 못하고 있고, 5세 미만 아동 340만여 명이 콜레라와 설사를 앓을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분쟁 당사자에게 어린이의 안전을 우선시하고 피해 지역에 대한 인도주의 활동을 방해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단에서는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수단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의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이 지난 4월 15일 무력 충돌을 시작한 이후 4개월 넘도록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