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여가위, 김현숙·여당 불참에 파행(종합)
야당 의원들, 원내 김현숙 장관 수색 나서기도
대변인 발견 후 붙잡고 행방 묻는 고성도 나와
"회의 출석은 의무…김현숙 불출석은 직무유기"
[서울=뉴시스] 임종명 한은진 기자 =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 사태에 대한 현안질의를 위해 25일 예정됐던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가 정부여당의 불참으로 끝내 파행됐다. 국민의힘 뿐만 아니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도 불참하면서 야당 의원들의 추격전도 연출됐다.
국회 여가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여가부 등 유관부처를 상대로 잼버리 대회 파행 사태 현안질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여야가 전날까지도 증인 출석 명단에 대한 이견을 보였다. 결국 국민의힘은 불참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불참하더라도 회의를 열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정작 이날 오전 9시 개의시간이 되어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 소속 권인숙 여가위원장과 의원들은 김 장관 측에 출석을 촉구했다.
권 위원장은 회의 전 상대가 김 장관으로 추정되는 통화에서 "어떻게 장관이 돼서 국회를 기만하고 우롱할 수 있나"라며 "국회에 와서 상임위에 안들어온다는 게 말이 되나, 이게"라고 했다.
여가위 민주당 간사인 신현영 의원은 기자들을 향해 "협상하려 했는데 국민의힘이 끝까지 출석을 거부해서 매우 유감스럽다"며 "책임있는 정당으로서 국민의힘이 요구한 김윤덕 의원(잼버리 공동위원장), 김관영 전북지사를 포함해 오전 9시부터 제대로 된 현안질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현숙 장관이 성실하지 못한 모습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잼버리 파행 책임에 대해 국민이 판단할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실제 여가부는 문자 공지를 통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금일 여가위 불참 통보를 한 적이 없으며, 참고인 합의가 되지 않아 여당 출석이 확정되지 않았고 이에 국회에서 출석 대기 중임을 알려드린다"고 알렸다.
급기야 여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대기 중이라는 김 장관 찾기에 나섰다. 화장실에 있던 여가부 대변인을 발견하곤 우르르 몰려가 김 장관의 불출석 결정과 현 위치에 대해 따져 물었다.
한 의원은 대변인을 향해 "어떻게 화장실로 도망가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또 다른 의원은 "(김 장관을) 빨리 찾아내라"고 소리쳤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은 여가위 회의실이 있는 국회 본청 5층에서 국무위원 대기실이 있는 3층까지 이동해 김 장관 소재 파악에 열중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김 장관에게) 전화해서 피하라고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며 국무위원 대기실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대기실에는 김 장관이 없었다.
수색에 실패한 야당 의원들은 오전 9시36분께 '반쪽' 회의를 열었다. 그러고선 정부여당에 파행 책임을 묻는 성토를 쏟아냈다.
권인숙 위원장은 개의 후 "여야 합의에 따라 법률안과 여가부 소관 결산, 잼버리 부실 관련 보고 및 현안질의를 실시할 계획이었다"며 "그런데 이미 합의돼 공지된 일정이고, 보고서까지 다 제출된 상황임에도 여가부 출석 대상자와 여당 의원들이 자리에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신현영 의원은 "어제 늦은 밤까지 국민의힘과 협상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끝내 여당이 불참했고 잼버리 현안질의가 파행에 이르게 된 것에 유감이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신 의원은 "책임있게 잼버리 사태 원인을 규명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건 국회의 의무"라며 "오늘 자리는 잼버리 사태 의혹 검증하고 규명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회였다. 국민의힘의 무책임한 태도와 정치적 셈법에 국민들은 상당히 실망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진 야당 의원들의 불만도 고조됐다.
장경태 의원은 "묻지마 범죄나 여성혐오 범죄, 신림동 사건 등 매우 심각한 상황에서 주무부처인 여가부 장관이 나오지 않았다는 건 규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여가부 장관의 귀책사유를 물어 고발을 검토하거나 상임위 차원에서 장관 해임 요구를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같은당 양이원영 의원은 "여가부 장관이 여가부 해체하기 위해 왔다고 했었다. 그래서 주무업무를 해태하고, 국민을 무시하고, 국회를 무시하는 건가"라며 "일하지 않을 거면, 정치를 할 거라면 사퇴하라. 저는 김 장관 사퇴를 요구하고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준호 의원은 "장관에게 출석요구를 해야 우리가 국회법으로 장관의 출석 여부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출석요구를 한 뒤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국회법을 적용해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잼버리 대회를 전세계적 망신으로 몰아간 김현숙 장관은 어디에 있나. 대회 이후 2주 동안 두문불출하면서 국회에 출석하면 해명하겠다고 미루던 분 어디에 갔나"라며 "참고인이 합의되지 않으면 장관이 나오지 않아도 되나. 국회의 부름을 거부하는 비상식적 행태가 없도록 정부 측에 표명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여가부 장관 출석의 건을 상정해 처리, 출석요구서를 발부했다.
다만 김한규 의원은 "관련 법에 따르면 7일 전에 출석요구를 해야지만 불출석할 때 형사처벌이 가능하다"며 "(오늘은) 불출석 가능성이 있어서 다음 위원회 일정을 잡고 출석요구를 7일 전에 명확하게 한 다음 불출석하면 형사고발해서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김 의원 제언을 받아들여 이미 가결된 출석요구서 발부는 그것대로, 7일 이전 출석요구 후 불출석 시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그것대로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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