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데이비드와 웬디 셔먼[뉴스와 시각]

김남석 기자 2023. 8. 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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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미 대통령 별장 캠프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 후 나란히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문득 1년 9개월 전 기자회견 한 장면을 떠올렸다.

1999∼2001년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내던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는 등 미 정부 대표 한반도통인 셔먼 전 부장관 역시 북·중 견제를 위해 임기 내내 한일관계 개선에 매달리다 지난 7월 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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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워싱턴 특파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미 대통령 별장 캠프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 후 나란히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문득 1년 9개월 전 기자회견 한 장면을 떠올렸다. 2021년 11월 18일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 관련 회견이었다. 이날 회견에는 3국 차관이 모두 나와 회의 결과를 함께 설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만 등장했을 뿐 최종건 외교부 1차관, 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본 측이 김창룡 당시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을 이유로 공동 회견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셔먼 부장관은 지친 어조로 “계속 해결해야 할 한일 양자 간 이견이 있고 오늘 회의와 무관한 사안 때문에 회견 형식을 바꾸게 됐다”며 “그런데도 건설적 3자 협의를 했고 한미일 3각 협의가 왜 중요한지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미일 정상은 이번 캠프데이비드 회의를 통해 3국 협력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정상회의를 비롯한 최고위급 회의 정례화와 함께 외교·안보 현안 공동 대응, 정기 합동군사훈련과 미사일 방어 협력 등에 더해 기술·경제안보까지 망라한, 말 그대로 전방위 3자 안보협력체가 출범했다. 중국의 부상·북한 핵 위협 등에 맞서 동아시아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버금가는 안보협력체 구축은 미 외교의 오랜 바람이었다. 1999∼2001년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내던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는 등 미 정부 대표 한반도통인 셔먼 전 부장관 역시 북·중 견제를 위해 임기 내내 한일관계 개선에 매달리다 지난 7월 퇴임했다. 사실 한미일 3국 안보협력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1994년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린 이후 정상회의 12차례, 결과문서도 5차례 채택됐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약한 고리인 한일관계 악화와 중국 눈치 보기 등으로 명맥 유지에 그쳤다.

이번 정상회의 후 접촉한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는 향후 과제로 각국 정치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협력 지속을 첫손에 꼽았다. 그리고 3국 협력이 왜 중요한지 각국 국민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을 주문했다. 군사전문가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어느 한 국가 지도자가 3국 협력에 덜 헌신적인 사람으로 바뀐다면 3국 협력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니나 다를까. 더불어민주당은 정상회의 직후 “굳건한 한미동맹을 두고 일본과 군사동맹은 왜 필요한 것인가”라며 “안보공동체 참여로 국민 부담이 늘어난다”고 비판했다. 한 싱크탱크 관계자는 “3자 협의 공약을 두고도 한국 내 비판이 많다는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일본과 힘을 합쳐 주한미군 철수를 어렵게 하는 가드레일(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물론 중국·러시아 등 전체주의 진영의 위협이 점증하는 현시점에서 한미일 협력은 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다.

김남석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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