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근로자 NO!”…美애리조나 TSMC 공장 노동자들 반발

TSMC, 대만 노동자 500명 애리조나 공장 투입 추진
현지 노조 반발…의회에 "비자발급 중단 요청" 서한
“반도체법 핵심 목표인 '일자리 창출' 훼손”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에 자국 근로자 파견을 추진하자 현지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으로 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AFP)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TSMC는 애리조나주 신규 공장 건설 현장에 투입할 약 500명의 임시 근로자에 대한 비자를 신청했다. 하지만 애리조나 건설노동자조합은 의회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해당 비자 발급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약 1500명의 노조원들은 서한에서 “TSMC는 미 근로자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입을 모았다.

TSMC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40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앞서 TSMC의 류더인(마크 리우) 회장은 지난달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현지에서 첨단 장비를 구축할 숙련 인력이 부족해 공장 건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공장 가동 시기를 당초 목표였던 2024년에서 2025년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또 “대만에서 전문 엔지니어들을 파견해 현지 근로자들을 훈련시키면서 첨단 장비 설치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추가 전문인력 파견을 예고했다.

하지만 현지 건설노조는 TSMC가 미 반도체법에 따라 정부 보조금 지원을 받으면서 자국 근로자를 데려오는 것은 해당 법의 핵심 취지인 ‘일자리 창출’ 목표를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건설노조는 파이프 배관공, 전기 기술자, 금속 노동자 등을 대표하는 14개 노조의 상위 조직이다. 애리조나 공장 건설 현장에 근무하는 약 1만 2000명의 근로자 가운데 25~30%가 노조원으로 가입해 있다.

TSMC는 현지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으려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며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로 구성된 이 소규모 그룹은 현지인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지식을 교환해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현지화라는 더 큰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