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마무리 변신론' 등장...WBC 트라웃 삼진 기억하는 업계, $5억달러 보전 가능

노재형 2023. 8. 2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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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를 다친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마무리로 변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끈다. AP연합뉴스
오타니는 생애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을 경우 선발투수로서의 생명은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각) 팔꿈치 인대 파열이라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메이저리그 전체에 후폭퐁이 몰아치고 있다. 이번 시즌 후 열리는 FA 시장이 어떻게 요동칠 지에 대한 현지 언론들의 전망도 온통 오타니 관련 내용이다.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오타니의 FA 가치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그로 인해 대체 자원인 훌리오 우리아스, 마이클 로렌젠과 같은 다른 선발투수들이 상대적인 가치 상승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오타니의 FA 계약 규모는 최소 5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받아 왔다. 올시즌 들어서는 6억달러를 넘어 7억달러까지 언급하는 전문가까지 등장했다. 에이스와 중심타자로 '1인 2역'의 활약을 하는 선수에게 5억달러는 헐값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었다.

ESPN은 최근 오타니가 11년 6억2400만달러를 받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투수로는 게릿 콜(9년 3억2400만달러), 타자로는 트레이 터너(11년 3억달러)와 비슷하니 둘의 몸값을 합쳐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적어도 투수로는 앞으로 거취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이러한 천문학적 규모의 계약이 설득력을 얻기는 힘들어졌다는 분석이다.

ESPN은 25일 오타니의 팔꿈치 부상이 가져올 영향을 분석하는 기사에서 '오타니가 다치기 직전 한 베테랑 에이전트는 오타니가 6억달러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했다. 2000년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스캇 보라스를 앞세워 2억5200만달러 계약을 받아낸 것처럼 말이다. 당시 A로드는 북미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였던 NBA 케빈 가넷의 1억2600만달러의 2배를 받았다'면서 '하지만 오타니는 십중팔구 6억달러는 포기한다고 봐야 하고, 5억달러도 힘들게 됐다'고 했다.

오타니 쇼헤이는 타자 하나만으로도 최소 3억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는 FA다. AP연합뉴스

그렇다고 그의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ESPN은 '오타니는 타자 하나만으로도 MVP이기 때문에 브라이스 하퍼(3억3500만달러), 지안카를로 스탠튼(3억2500만달러) 수준의 몸값은 보장받을 수 있다. 투수 파트에 대해서는 팔꿈치 부상을 감안해 인센티브를 담은 다양한 구조로 계약 내용을 조정하면 얼마든지 보상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타니의 변신론이 제기된다. 즉 선발투수가 아니라 구원투수, 특히 클로저로 던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ESPN은 '존 스몰츠가 엘리트 선발투수에서 압도적인 마무리로 변신한 예가 있다. 투수로서 체력 부담이 덜한 불펜투수로 변신하는 게 옵션이 될 수 있다. 그는 이미 WBC 결승서 마무리로 던진 적이 있다'고 했다.

지난 3월 미국과의 WBC 결승에서 오타니는 3-2로 앞선 9회초 등판해 무키 베츠를 병살타,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는 파워풀한 피칭으로 우승 세이브를 기록한 바 있다. 물론 이런 전망들은 오타니가 2018년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 토미존 서저리를 받느냐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오타니와 에인절스 구단은 현재 수술과 관련한 의학적 소견을 기다리고 있다. 2018년 10월 첫 번째 토미존 서저리는 LA 콜란-조브정형외과 원장인 닐 엘라트라체 박사가 집도했다.

LA 다저스 외야수 제임스 아웃맨, 데이비드 페랄타, 제이슨 헤이워드가 25일(한국시각)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꺾은 뒤 활짝 웃으며 들어오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오타니 부상과 관련한 두 번째 논의는 FA 오타니를 고연봉을 주고 누가 데려가겠느냐는 것이다. 오타니 쟁탈전의 선두주자는 LA 다저스다.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돈을 별로 쓰지 않아 오타니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건강한' 오타니가 아니기 때문이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은 위험 회피적 프런트로 유명하다.

ESPN은 '프리드먼 사장은 FA 시장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다저스가 페이롤이 높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무모하게 위험한 계약을 하지는 않았다'면서 '투수 오타니의 미래가 불투명해져 잠재적 위험이 치솟았으니 프리드먼은 결코 모험적인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다저스 말고도 뉴욕 메츠와 뉴욕 양키스, 시애틀 매리너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오타니 영입에 관심있는 다른 구단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인식이 퍼지면 오타니 가치는 결국 내려갈 수밖에 없고, 중저가 구단들도 탐낼 수 있는 낮은 가격대가 형성되면 오히려 쟁탈전이 더 뜨거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요약하면 FA 오타니, 특히 '투수' 오타니는 이제 더이상 에이스가 아니니 '타자' 오타니를 놓고 흥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타니는 26일 시작되는 원정 9연전 엔트리에 포함됐다고 한다. 즉 타자로는 계속해서 출전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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