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첫해 감소량, 탱크 10기분 전망
도쿄전력 재정 불안정 때문에 폐로 장기화 전망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저장 중이던 방사능 오염수를 24일 오후부터 방류하기 시작했다.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서두른 건 폐로 작업에 사용될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선데, 일본 측이 내세운 '2051년 폐로 완료'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오직 시간만이 답이라는 평도 이어졌다.
25일 도쿄전력은 오염수 안에 포함된 트리튬(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리터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희석해 방류하기 시작했다.
오염수 방류는 후쿠시마 원전의 폐로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도쿄전력은 제1원전 전체 원자로 6기의 폐로 작업을 오는 2051년까지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폐로를 위해서는 손상된 핵연료와 흩어진 핵연료 파편인 '데브리'를 꺼내야 한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는 원자로 노심 냉각에 사용된 물뿐만 아니라 이 데브리와 접촉한 빗물과 지하수 등이 오염수로 변해 매일 100톤에 가까운 오염수가 생기고 있다.
일본 측에서는 이 데브리를 꺼내 적재해 두고, 오염수를 저장해둘 장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 현재 저장된 오염수를 방류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 지난 3일 기준 오염수 약 134만 톤이 1000기가 넘는 탱크에 보관돼 있다.
방류 절차는 크게 희석과 방출 2단계로 나뉜다. 희석 과정에서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를 거쳐 방사성 물질을 여과하고 바닷물과 희석하는 작업을 거친다. 도쿄전력은 2051년까지 134만 톤 모두 바다로 흘려보낼 계획이다.
문제는 880여 톤에 달하는 데브리를 꺼내는 데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고, 데브리를 꺼내지 못하면 오염수가 계속 생기는 데다 도쿄전력의 재정 상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완전한 폐로까지는 50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폐로연구개발기구(IRID)는 지난 3월 수중 로봇이 촬영한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원자로 내부 영상을 공개했다.
바닥부터 높이 약 1m의 하부 콘크리트가 반 이상 없어져 철근이 노출돼 있었고, 바닥 부분에는 핵연료가 녹아내려 데브리가 상당량 쌓여있었다.
후쿠시마 원자로 1호기에 있는 약 280톤을 포함해 총 900톤가량의 녹은 핵연료가 원자로 내부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전력 측은 영국에서 개발된 팔 형태의 로봇을 이용해 지난해 2호기부터 잔해를 실어 낼 계획이었지만, 지난 2021년과 지난해 이미 두 차례 연기됐다.
이 로봇이 들어 올릴 수 있는 최대치는 1회당 10kg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이 쉬지 않고 데브리를 옮기더라도 최대 240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로봇을 여러 대 투입할 수도 있겠지만, 격납용기 내부는 여전히 방사선량이 높아 작업에 상당한 어려움이 걸릴 전망이다.
학계와 원자력 전문가로 구성된 원자력시민위원회의 위원 쓰쓰이 데츠로는 교도통신에 "녹은 잔해물은 건물의 부서진 부분과 콘크리트 재료와 섞여 있고 방사능이 높아 로봇이 잔해물을 치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데브리를 꺼낸다고 하더라도 이를 보관할 장소를 찾기도 힘들다. 후케타 도요시 전 일본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장은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체 폐기물 문제가 남아있다. 다양한 처분 방법이 있지만, 이해를 얻어 폐기 장소를 찾기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1989년 폐쇄된 영국 버클리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2020년 핵 폐기물 작업을 시작했지만, 아직 데브리를 저장할 장소를 찾지 못한 상태다. 장기적으로는 지하 깊은 곳에 보관될 예정이나, 현재는 임시 컨테이너를 중간 저장 시설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내세운 방류 완료 시점인 '2051년'은 134만 톤의 오염수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도쿄전력 계획대로면 올 회계연도(내년 3월까지)는 4회에 걸쳐 약 7800톤식, 총 2만1200톤을 방출하게 된다. 그러면 탱크 약 30기가 비게 된다. 다만, 새로운 오염수 발생량을 하루 100톤으로 가정하면 실질적인 감소량은 탱크 약 10기 분인 총 1만여톤에 그치게 된다고 지지통신은 짚었다.
도쿄전력의 재정 상황도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다. 도쿄전력이 지난 2021년 7월 발표한 '제4차 종합 특별 사업 계획'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와 관련해 배상·폐로 등에 총 21조5000억엔이 필요하다. 도쿄전력은 이 중 폐로에 필요한 16조엔은 스스로 확보할 방침이다.
도쿄전력은 이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연 5000억엔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해 연료비 상승의 여파로 도쿄전력은 지난해 2500억엔의 수익을 올리며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도쿄전력은 부족한 수익을 메우기 위해 니가타현의 가시와사키 가리와 원전 재가동을 원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상태다. 해당 원전이 재가동될 경우 1500억엔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도쿄전력의 판단이다. 그러나 원자력규제위원회와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부닥쳤다.
고바야카와 토모아키 도쿄전력 사장은 "재무 기반이 안정되지 않으면 (폐로나 배상 등) 후쿠시마에 대한 책임을 완수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더군다나 폐로 절차가 장기화할 경우 비용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도쿄전력이 발표한 재해 대응 비용 추정치인 21조5000억엔은 기존 추정치보다 두 배 늘어난 수준이다. 민간 싱크탱크인 일본경제연구센터는 후쿠시마 폐로에 드는 총비용이 41조엔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 지출을 검토하는 일본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까지 후쿠시마 원전 폐로와 관련해 약 12조1000억엔이 지출됐다.
로이터통신은 "핵연료 잔해 회수와 같은 매우 힘든 작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정부 추정치의 절반 이상이 지출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비용 초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후케타 전 위원장도 '폐로까지 현재 어느 정도 왔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아직 무슨 단계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반"이라고 답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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