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오창익 “의경 부활, 하루 만에 백지화. 경찰 인력 재배치, 정말 할까?”

2023. 8. 2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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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의경 부활, 어려운 이유는 2가지. 왜 없어졌나를 보면 답
-치안 강화 인력 재배치? 경찰 인력 배치는 경찰청 우선
-경찰청->지방청->경찰처>지구대, 이 순서 깰 수 있을까?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치안 인력 부족? 엉뚱한 이야기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 진행자 > 정부가 흉악 범죄로부터 국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 의경 재도입을 추진한다, 이렇게 밝혔었죠. 치안 공백을 메운다는 취지였는데 하루 만에 정부 입장이 살짝 바뀌었습니다. 일단 경찰 인력 배치 조정을 먼저 한 다음에 필요하면, 필요하면 의경 부활을 검토하겠다 이렇게 한발 물러선 건데요. 경찰개혁위원을 지냈던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을 모시고 관련 이야기 잠시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오창익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제가 잠깐 소개 말씀드렸는데 정부가 한발 물러선 건 맞는 것 같죠?

◎ 오창익 > 한 발이 아니라 백지화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 진행자 > 백지화라고 봐도 된다?

◎ 오창익 > 네, 왜냐하면 국무총리가 의경제도를 부활하겠다. 의경제도라는 게 지난 5월에 완전히 없어졌는데요. 석 달 만에 부활하겠다고 하고 윤희근 경찰청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8천 명의 의경을 선발하도록 하겠다, 아주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는데 어제 나온 대통령실 관계자 발언이 대통령실과 의논하지 않았다. 우리는 모르는 얘기다. 그런데 이게 가능하겠냐.

◎ 진행자 > 잠깐, 그러니까 어떤 한 분이 떠오르는데 누군지 기억하세요? 나경원 전 의원.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으로서

◎ 오창익 > 위원장이 대통령이죠.

◎ 진행자 > 그렇죠. 상의 안 했고 일방적으로 했다고 해서 해촉되지 않았습니까? 근데 한덕수 총리도 그렇다고요?

◎ 오창익 > 총리가 날아가나요?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그분들 사정은 모르겠는데 이게 어려운 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의경제도가 왜 없어졌냐를 보면 되는데 첫 번째는 의경제도 자체가 문제였던 거예요. 치안업무를 보조하는 게 법률상 역할인데 이를테면 경찰의 심부름 같은 걸 많이 했습니다.

◎ 진행자 > 치안업무 보조로 되어 있었습니까?

◎ 오창익 > 네, 전투경찰대 설치법이 근거 법령인데 법률에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주로 경찰관들 중에 고위직의 운전기사 역할을 하거나

◎ 진행자 > 치안보조라고 하는 것을 예를 들면?

◎ 오창익 > 그러니까 운전 역할을 하거나 경찰서 앞에 근무를 서거나 또 시위할 때 기동대나 또 방범순찰대 소속으로 시위진압을 막거나 이런 일들을 했습니다.

◎ 진행자 > 시위진압 막는 게 어떻게 보조예요?

◎ 오창익 > 그러니까 문제였던 거죠. 그래서 인권 문제도 많이 생기고 의경제도 자체가 문제 아니냐, 원래 시작은 대간첩 작전을 수행하겠다 해서 만들었지만 엉뚱하게 왔던 거고요. 또 하나 굉장히 현실적인 문제는 젊은 인구가 줄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군대 자체가 인원을 감축당하는 상황이어서 국방부에 입대한 사람들을 의경으로 보내줘야 되는데 보내줄 인력이 없다고 군에서 이제 난색을 표하는 게 의경 폐지의 가장 중요한 이유였거든요. 그러면 젊은 인구가 늘고 있지 않고 오히려 감소하고 있고요. 줄어드는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2020년에 20세 남성이 군대 간다고 했을 때 33만 3천 명인데 2년 뒤인 2022년에 25만 7천 명으로 급속히 줄어들고 있거든요. 그래서 군대 갔다 오신 분들 아시겠지만 유명한 사단 또는 군단 단위가 아예 해체되고 없어지는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의경에 줄 수 없는 거죠. 이런 게 경찰청장의 바람도 아니고 국무총리가 발표했는데 하루 만에 백지화되면 이건 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 진행자 > 과정이 일단은 제가 이해가 안 되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총리가 직접 발표한 사안인데 하루 만에 뒤집힌다라고 하는 게 이게 말이 되는 현상입니까?

◎ 오창익 > 그런 현상이 의경 문제만이 아니라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등 여러 군데서 나오고 있어서

◎ 진행자 > 오히려 후쿠시마 오염수는 그래도 일관되기는 하죠.

◎ 오창익 > 아, 네네.

◎ 진행자 > 아무튼 그러면 의경제가 폐지가 될 때 그때 경찰들 내부에서의 반응은 어땠었어요?

◎ 오창익 > 서운하죠. 왜냐하면 규정상으로는 이를테면 경찰서장이 4급 공무원이거든요. 운전기사를 채용해가지고 데리고 다닐 수 없어요. 근데 의경들이 운전해 주고 다녔으니까 조금 폼도 났거든요. 그 다음에 경찰서 정문에서 의경들이 어디 가세요, 이렇게 그리고 젊은이들이니까

◎ 진행자 > 정문에서 딱 정복 입고 딱 서 있는 사람, 의경이었어요?

◎ 오창익 > 따박따박 물어보거든요. 그런데 그런 게 없어지니까 상당히 서운했고 그래서 경찰이 어느 정도 엄살을 부렸냐 하면 윤희근 경찰청장도 이번에 그런 발언의 일단이 나오는데 의경이 왜 필요하냐, 24시간 상주하면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그럼 잠도 안 자고 밥도 안 먹습니까? 말도 안 되는 얘기거든요. 근데 실제로 영내 거주하면서 대기하니까 부려먹기가 쉬웠던 거예요. 그런 사람들이 없어지는 것에 대한 서운함이 내부적으로 좀 있었죠.

◎ 진행자 > 알겠습니다. 근데 윤희근 청장이 엊그제 이야기한 거 보면 14만 경찰 가운데 길거리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경찰은 3만 명 수준이다, 저는 이 얘기를 들으면서 이해가 안 됐는데 그럼 나머지 11만 명은 뭐하는 사람들이에요?

◎ 오창익 > 국민들이 묻고 싶은 겁니다. 우리가 편제를 보면 경찰청이 맨 위에 있고 지방경찰청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경찰서 그 밑에 지구대, 파출소가 있는데 인력 배치 우선이 경찰청 우선으로 돼요. 상급 기관으로 갈수록 이를테면 역량도 좋고 승진 잘할 것 같은 인텔리라고 하는 사람들이 배치가 됩니다, 엘리트라는 사람들이.

◎ 진행자 > 이른바 경찰대 출신이나 이런

◎ 오창익 > 그렇죠. 그리고 지구대 파출소는 홀대 되는 거예요. 근데 시민 입장에서는 어디에 치안 역량이 중요하냐면 지구대 파출소가 제일 중요합니다. 우리가 만나니까.

◎ 진행자 > 그렇죠. 그렇죠.

◎ 오창익 > 의경들이 없어져가지고 인력이 부족해서 대규모 충원이 있었는데 대규모 충원된 인력들도 대체로 어디 가냐 하면 경비 파트로 가거나 했던 거거든요. 기본적으로 인력 배치를 지구대 파출소에 별로 안 합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지구대장이 경찰계급으로 경정이라는 계급인데요, 경찰서의 과장급입니다. 경정 다음에 총경으로 경찰서장급이 되는데 지구대 대장 중에서 총경으로 승진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승진하면 뉴스에 나옵니다. 세상에 지구대장이 총경 승진도 했네, 그런 분들이 일선에서

◎ 진행자 > 그게 천장이었군요?

◎ 오창익 > 그럼요. 민생 치안을 담당하니까 안 되는 거죠. 누구나 다 지구대 파출소로 가면 유배당하는 느낌이다라고.

◎ 진행자 > 경찰 내부에서 민생 치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의 단적인 예네요.

◎ 오창익 > 그러니까요.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였잖아요, 대통령을 위주로 한 경비활동을 굉장히 치밀하게 하는데 시민들을 위한 기본적인 치안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고 어떤 면에서 윤석열 정권에서 좀 강화되고 있는 거죠.

◎ 진행자 > 그러면 어제 총리실이 설명 자료를 냈는데 현재의 경찰 인력 배치를 대폭 조정해서 현장 중심으로 재배치한다, 이건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네요?

◎ 오창익 > 네, 그럼요. 근데 문제는 그렇게 하겠냐라는 의문은 듭니다.

◎ 진행자 > 경찰 내부에서 그대로 받겠느냐?

◎ 오창익 > 네, 네.

◎ 진행자 > 왜냐하면 안에서 근무하는 걸 훨씬 좋아하니까.

◎ 오창익 > 경찰청장님을 자주 봐야 승진이 되니까 소위 본청이라고 하는 경찰청 근무를 선호하고, 그 다음에 지방청, 경찰서, 순서대로인데 이 구조를 깰 수 있을까 저는 굉장히 어렵다고 봅니다.

◎ 진행자 > 그렇다. 또 나오는 주장 중에 하나가 검경수사권 조정 때문에 경찰 수사 범위가 확대가 돼서 치안 인력이 부족해졌다, 그래서 강력 범죄가 늘었다 이 논리가 있잖아요?

◎ 오창익 > 그건 전혀 아닙니다. 왜냐하면 지역 경찰, 지구대 파출소에 인력을 뽑아가지고 수사 인력으로 배치했다거나 하면 그런 게 말이 되는데 그렇지는 않고요. 경찰의 수사 일감이 늘어난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처리 속도가 더뎌졌어요. 이를테면 한 달 내에 처리될 게 지금은 한 35일 걸린다든지 하는 지연 사태가 발생하고 있긴 하고, 그것도 좀 해소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근데 이런 문제도 그렇게 풀 게 아니라 검찰이 하고 있는 수사 직접 수사의 범위를 줄였으니까 경찰에 넘겨줬잖아요. 그럼 검찰수사관들이 경찰로 재배치되는가 하는 등의 문제로 풀어야 되는데 그건 아니고 일종의 검찰이 지금 정권에서 약간 힘을 갖게 되니까 경찰을 홀대하면서 생기는 얘기라고 봅니다. 민생 치안하고 관계없는 일입니다.

◎ 진행자 > 그럼 경찰 내부 구조상 수사 인력과 치안 인력은 나눠져 있다 애당초?

◎ 오창익 > 전체가 치안이고 수사와 지역 경찰 활동은 나눠져 있는 거죠.

◎ 진행자 > 어차피 검경수사권 조정의 결과라고 한다면 그건 수사 인력에 영향을 미치는 거지 지역 경찰하고는 상관이 없다?

◎ 오창익 > 그러니까 엉뚱한 얘기를 하는 거고 검수완박이라고 이른바 검사들이 그런 얘기를 많이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에 대한 불만을 이번 기회에 토로하는 거죠.

◎ 진행자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창익 > 고맙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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