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카고시, 현대차·기아 고소… “훔치기 쉬운 차 팔아”

미국 시카고시가 현대차와 기아를 고소했다. 현대차·기아의 자동차가 훔치기 쉽게 제조돼 절도범들의 범행 열풍을 야기했다는 이유다.

24일(현지시각) 포브스에 따르면, 시카고시는 최근 일리노이주 법원에 이같은 고소장을 제출했다. 시카고시는 고소장에서 “현대차·기아는 2011~2022년 미국에서 판매한 대부분의 자동차에 엔진 이모빌라이저(도난 방지 장치)를 장착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자동차 절도 사건이 급증했고, 도난된 차는 난폭 운전이나 무장 강도 같은 다른 범죄에 쓰였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현대차 제공

시카고시에서 운행 중인 현대차·기아 자동차는 전체의 약 7%를 차지한다. 작년 시카고에서 발생한 자동차 도난 범죄 중 41%(8800건)는 현대차·기아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특히 틱톡 등에서 현대차·기아 자동차를 훔치는 영상이 유행한 작년 하반기부터 도난 사고가 급증했다. 시카고에서 도난당한 현대차·기아 자동차는 작년 상반기 500건, 작년 하반기 8300건으로 조사됐다.

시카고시는 “다른 제조사들은 10여 년 전부터 엔진 이모빌라이저를 기본으로 설치한다. 현대차·기아도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자동차 도난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인 것을 알고 미국 외 다른 시장에서 이를 기본 장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은 “현대차·기아가 기본적인 자동차 도난 방지 기술을 탑재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그 결과 자동차 도난을 둘러싼 범죄가 도시 전역에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시는 현대차·기아가 과실로 공적 불법 방해(public nuisance)를 저질렀다고 보고, 현대차·기아에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요구 중이다. 또 현대차·기아가 시카고시에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샌디에이고와 볼티모어, 클리블랜드, 밀워키, 시애틀, 뉴욕 등 미국의 다른 여러 도시도 비슷한 이유로 현대차·기아를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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