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 탈영병’ 최윤종, 8년 후 너클 낀 ‘성폭행 살인범’으로

이혜영 기자 2023. 8. 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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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후 성폭행하고 목 졸라 숨지게 한 최윤종(30)이 8년 전 군 복무 시절 총기와 실탄을 들고 탈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윤종은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생태공원과 연결된 목골산 등산로에서 A씨를 성폭행하며 마구 때리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강간등살인)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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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입대 두 달 만에 총기·실탄 소지하고 무단이탈
최윤종 “우발적 범행…피해자에 죄송” 살인 고의성 부인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피의자 최윤종(30)이 8월25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윤종은 이날 "우발적 범행이었고 피해자를 살해할 생각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 연합뉴스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후 성폭행하고 목 졸라 숨지게 한 최윤종(30)이 8년 전 군 복무 시절 총기와 실탄을 들고 탈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로 송치된 최윤종은 피해자의 목을 조른 사실은 인정했지만,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여전히 살인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최윤종은 군 입대 2개월 만인 2015년 2월 소총과 실탄을 소지하고 무단 이탈했다가 두 시간 만에 붙잡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최윤종은 혹한기 훈련을 하고 있던 중 화장실에 간다고 한 뒤 곧장 총기를 들고 탈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MBC는 군복을 입고 수갑을 찬 채 강원 영월경찰서 앞에서 "군대 체질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는 최윤종의 8년 전 체포 당시 모습을 공개했다. 

검찰은 탈영 사건을 일으킨 최윤종을 기소유예 처분했다. 최윤종은 같은 해 우울증 진료를 받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윤종은 입대 초기부터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윤종의 선임이었다고 밝힌 한 남성은 MBC와의 인터뷰에서 "혼자 구석에서 혼잣말을 했다. 싸늘해질 정도의 말이었다"며 "(간부들이) 최윤종한테 말 걸거나 해서 문제가 생기면 다 영창 보낸다고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피의자 최윤종(30)이 8월25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연합뉴스

최윤종 "목 졸랐다"면서도 '살인 고의성' 부인

검찰로 구속 송치된 최윤종은 이날 오전 신상공개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최윤종은 이날 오전 7시께 서울 관악경찰서를 나서면서 '왜 범행을 저질렀느냐'는 질문에 "우발적으로"라고 답했다. '처음부터 살해하려고 했느냐'고 묻자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사망한 피해자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최윤종은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생태공원과 연결된 목골산 등산로에서 A씨를 성폭행하며 마구 때리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강간등살인)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최윤종은 지난 4월 구입해 둔 금속 재질 흉기인 너클을 양손에 끼우고 피해자의 머리와 얼굴, 몸 등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틀 만인 지난 19일 오후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피해자의 사인이 '경부 압박 질식에 의한 저산소 뇌손상'이라는 1차 구두 소견을 냈다. 최윤종이 피해자의 목을 조르면서 뇌에 산소공급이 되지 않아 뇌손상이 발생한 결과 피해자가 숨졌다는 것이다.

경찰이 휴대전화와 컴퓨터 사용기록을 분석한 결과 최윤종은 범행 전 '너클·성폭행·살인·살인예고' 관련 기사를 열람하고, 포털사이트에서 '너클'과 '공연음란죄'를 검색한 것으로 확인했다.

성폭행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살인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던 최윤종은 지난 19일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의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부검과 함께 최윤종이 살해 의사가 있었다는 취지로 사실상 진술을 번복함에 따라 성폭력처벌법상 강간등살인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성폭력처벌법상 강간등치사죄의 법정형은 무기징역이나 10년 이상의 징역이지만 강간등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으로만 처벌된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최윤종을 수사할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수사팀에는 검사 4명이 투입됐고 팀장은 김봉준 여성아동범죄조사2부 부장검사다. 서울중앙지검은 "철저하게 보완 수사해 범행 전모를 명확히 규명하고 피의자가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는 한편, 유족의 입장을 세심하게 경청해 피해자 지원에도 만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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