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프로TV는 상장 앞두고 왜 이 둘을 영입했나…"전관에 고교 동문"

김소연 기자 2023. 8. 2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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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프로TV 상장]⑤전문성 인정받는 인사들 영입했지만 오해소지도 있어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의 김동환 대표. (C) 로이터=뉴스1 (C) News1 노선웅 기자

코스닥 상장을 진행중인 삼프로TV는 지난해 전직 관료와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를 이사회 주요 멤버로 영입했다. 이들의 경력을 보면 전문성과 객관성 측면에서 고개가 끄덕여지는데, 정작 시장에선 부담감이 느껴진다는 시각도 있다. 상장과정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큰 인사들이고 끈끈한 학연으로 연결될 여지도 있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25일 본지취재를 종합하면 삼프로TV의 운영법인인 이브로드캐스팅은 지난해 10월14일 신임 공동 대표이사에 강준구 전 금융감독원 팀장을 선임했다. 강 대표는 금감원에서 특수은행검사국 팀장 등으로 일하다가 사직서를 내고 삼프로TV로 이직했다.

같은 날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이억원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초빙 연구위원(사진)도 삼프로TV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 전 차관은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해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거쳐 기획재정부 1차관까지 지낸 정통 경제 관료다.

현재는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을 맡고 있다. 이 전 차관이 홍남기 전 부총리와 함께 기재부를 떠난 것이 지난해 5월이었다. 이 전 차관의 삼프로TV행은 관가를 떠난 직후의 고위관료 행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들의 학연에도 눈길을 보낸다. 김동환·강준구 대표와 이억원 전 차관은 경신고 동기 동문으로 친분도 두텁다. 김 대표와 이 전 차관이 1967년생이고 강 대표는 1968년생이다.

(서울=뉴스1) = 이억원 기획재정부 전 차관/뉴스1

사실 강 대표와 이 전 차관의 인사는 삼프로TV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해박하지만 내부통제와 윤리규정에 밝지 못한 기존 임직원들에게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다. 장기적인 성장비전을 공유하는 것과 기업을 둘러싼 매크로 환경을 습득하는 것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상장을 앞둔 시점에 전관들이 영입됐고, 이들이 고교 동문이라는 점은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한 경영 컨설턴트는 "인맥으로 다져진 기업은 집중된 의사결정이 가능해 탄탄한 성장을 이루곤 한다"면서도 "그러나 회사가 특정 학교 출신으로 운영돼다보면 견제가 어려워 내부감시가 소홀해지고 의사결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의 불만이 단합을 흔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삼프로TV는 상장에 적합하도록 지난해부터 계열사와 지배구조와 경영진을 교체했는데, 강 대표와 이 전 차관 영입 전후로 공동 대표이사가 전원 교체되는가 하면, 계열사 중 일부는 종속회사로 돌렸다.

'슈카월드'로 유명한 전석재씨는 2021년 삼프로TV에 지분투자하면서 대표로 합류했으나 지난해 대표직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모든 지분을 정리했다. 삼프로TV 공동 창업자인 정영진씨도 지난해 말 공동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마찬가지로 공동 대표였던 이진우씨는 공동 대표이사는 물러나고 사내이사로 남았다.

이에 따라 이브로드캐스팅 경영진은 기존 이진우·정영진·전석재 공동 대표에서 김동환·강준구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김동환 공동 창업자는 그동안 이사회 의장만 맡다가 이번에 대표이사에 올랐다.

전 공동 대표이사 3인은 삼프로TV 뿐 아니라 다른 방송에서도 고정 출연하는 경우가 많다. 삼프로TV 상장 추진시 경영진 겸직 문제가 걸림돌이 될 것을 염려해 일찌감치 경영진에서 물러났다는 해석도 있다. 지난해 기준 이브로드캐스팅 임원 4.8명의 평균 급여는 1억7000만원이다.

아울러 이브로드캐스팅은 올해 초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체인 '글로벌자이로'와 방송 콘텐츠 제작을 맡는 '스튜디오삼프로'를 흡수합병했다. 방송 및 콘텐츠 제작사인 '유에스스탁'도 지분을 추가 취득해 관계사에서 종속회사로 변경했다. 잡지 및 정기간행물 발행업체인 '아웃스탠딩컴퍼니' 지분 89.74%는 새롭게 인수했다.

삼프로TV는 경제전문 유튜브 채널을 표방하는 만큼 향후 구독자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교육이나 컨설팅, 잡지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인데 이에 맞춰 계열사들을 정리하거나 추가로 인수한 것이다. 지분법 평가를 받는 계열사보다 종속회사로 만들 경우 연결 실적이 고스란히 삼프로TV에 잡히고 특정 계열사에 힘을 싣는다는 시각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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