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 분장감독 "염혜란 연기, 직접 보면 감동의 도가니"(인터뷰②) [단독]

하수정 2023. 8. 2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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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하수정 기자] 넷플릭스 '마스크걸'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수분장은 단연 주오남(안재홍 분)과 김경자(염혜란 분)다. 주오남과 김경자, 이 문제의 모자(母子) 비주얼은 송종희 분장감독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영화 '은교'에서 30대 박해일을 70대 노시인 이적요로 완벽하게 변신시킨 송종희 분장감독은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괴물', '박쥐' '아가씨'를 비롯해 최근 '콘크리트 유토피아'까지 한국 영화계의 최고 실력자로 꼽힌다. 그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한국 영화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최근에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면 넷플릭스 등 OTT 작품에서도 활약 중이다.

'마스크걸' 김경자의 시작부터 완성까지, OSEN이 송종희 분장감독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김경자의 분장 콘셉트가 궁금하다는 질문에 "우선 4~50년대 부모님의 유년기를 떠올렸고, 여자들이 무시 당하던 내 엄마의 시간도 생각났다. 즉 엄마들이 겪는, 결혼해서 다시 혼자가 되기까지 가족에게 헌신한다는 점, 삶의 목표는 자식이 되고 곧 아들이며 그는 기대감과 희망이 된다는 것"이라며 "엄마로서 가장 애쓰고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을 분장으로 표현해 배우가 연기할 인물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고 말했다.

'마스크걸' 김경자의 서사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남편 없이 혼자서 억척스럽게 아들을 키운 엄마, 아들을 잃고 나서 복수를 다짐하는 엄마, 성형 후 노년의 김경자까지.

송종희 감독은 "첫째로 일반적인 아줌마 펌을 초반에 적용했고, 윤택한 피부 표현(콜드크림 느낌)으로 기운이 센 여장부, 중성적 이미지 같은 생활력이 강한 엄마로서의 모습이 보여지길 원했다. 실제 촬영할 때 염혜란 배우의 대사를 읊는 목소리가 정확하고 커서 중성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 아들을 잃고 복수를 위해 고독하고 외롭고 쓸쓸한 긴 싸움을 시작하는 중반의 모습에서는 피부 톤이 피곤하고 건조해 깊은 주름이 부각될 수 있도록 만들어 전체적으로 피폐한 무드가 최고조에 이르는 얼굴로 설정했다"며 "헤어는 뽀글머리 펌에서 생머리 단발 스타일로 전환됐다. 이는 경자가 또 다른 현실을 맞이하면서 감당하게될 감정의 높낮이에 따라 머리카락에서도 함께 느껴지질 바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동시에 4부 마지막에 젊은 모미, 춘애 등과 대결에서 절실함으로 맞선 여자들이 대등한 느낌으로 보이길 원했다고.

김경자의 마지막 서사에 해당하는 세 번째 변신에 대해선 "흰 단발머리와 성형 후 분장 콘셉트는 누구에게나 편안함을 주고, 누구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할머니로 만들려고 했다.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킨다'라는 콘셉안을 목표로 했다"며 "물속에서 사라진 후 5부에서 보여지는 경자는 수년간의 시간이 지났다는 설정으로 백색 단발머리를 고수했고, 흑에서 백으로 컬러에만 변화를 줬다. 도피를 꾀하려 선택된 성형 후 등장이기에 성형된 얼굴은 이질감을 최소화하고 약간의 여성성을 더하는 설정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염혜란과 안재홍은 현장에서 어떤 배우였나?"라고 묻자 송종희 감독은 "먼저 안재홍 배우는 캐릭터에게 빠져드는 즐거움을 알고 기꺼이 누릴 줄 아는 배우다. 그의 말투나 우물쭈물 행동, 밥차에서 먹는 음식 등 현장에서 시간은 꼭 자신을 잊은 것처럼 캐릭터에 몰입하는 분위기를 유지한다"며 "모든 스태프에게도 친절하고 유쾌한 면을 많이 보이지만, 특히 옆에서 일하는 분장 팀원들 상황에 맞도록 말과 행동을 가려서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그 지점이 참 좋았다. 그래서 더 존중하고 앞으로의 시간을 기대하게 하는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와 함께 염혜란에 대해서는 "염혜란 배우는 품위가 있다. 재홍 배우와 공통점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며 밀도있는 연기가 가능한 것들은 속이 단단한 배우라 생각한다. 특별히 동굴에서 모미C(고현정)와의 결투에서 힘들고 지쳤을 때, 물속에 잠긴 차에서 빠져 나옴을 연기할 때, 미처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모습들을 빼곡히 준비해 오셔서 스태프들과 감독님 모두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며 "그리고 처음 연기하는 이한별 배우의 감정을 세심히 살피며 잘 할 수 있도록 리드해 주시는 모습이 믿음직해 보여서 좋았다. 또 촬영할 신을 위해 넓은 셋트장을 서성거리며 대사를 읊조리는 모습들은 마치 연극 무대 위를 준비하는 배우의 모습처럼 생생하게 남아있다. 염혜란 배우는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집중력으로 사람들을 압도하는 힘이 있다"고 극찬했다.

또한 송종희 감독은 "김경자 속 염혜란 배우를 경험한 그 시간동안 특별한 경험이라서 감사하고 직업적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너무 멋있는 배우들과 함께여서 더 본분에 충실할 수 있었고, 최선을 다해주신 두 배우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마스크걸'의 모든 배우들과 김용훈 감독님의 또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날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23일 넷플릭스 TOP 10 웹사이트에 따르면, '마스크걸'은 공개 후 3일 만에 280만 뷰를 기록하며 단숨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비영어) 부문 2위를 차지했고, 대한민국을 비롯해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14개 국가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 hsjssu@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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