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은 어디에서 시작됐을까[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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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의식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류가 이 난제를 풀 수 있는 날이 올까.
니컬러스 험프리 런던정치경제대학 심리학 명예교수가 대표적이다.
번역을 맡은 박한선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이 분야는 수많은 논쟁이 오가는 학문적 전장이다. 험프리의 주장도 최종 결론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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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컬러스 험프리 지음│박한선 옮김│아르테
‘나는 누구인가’ ‘의식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류가 이 난제를 풀 수 있는 날이 올까. 아직 이를 정확히 설명해낸 이론은 없지만 고군분투하는 학자는 많다. 니컬러스 험프리 런던정치경제대학 심리학 명예교수가 대표적이다.
‘센티언스’(sentience)는 ‘지각’(知覺)을 뜻한다. 양귀비를 볼 때 감각하는 빨간 색감이나 설탕을 먹을 때 느끼는 단맛 같은 경험이다. 험프리 교수는 과학과 심리학, 철학, 예술을 넘나들며 의식과 지각, 감각을 정의하고 의식의 기원을 추적한다. 여든이 넘은 노학자의 일생에 걸친 연구 여정이 유려한 글을 통해 펼쳐진다.
책은 지각이 진화의 과정 속 어떤 특정 시점에서 등장한 ‘숭고한 발명품’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의 지각이, 인간이 삶을 가치 있게 여기도록 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어 온혈동물, 즉 포유류와 조류에만 한정적으로 지각이 생겨났다고 이야기한다. 그에 따르면 문어, 개구리, 달팽이 등은 비지각적 존재다. 문어와 바닷가재 등도 지각이 있는 존재로 보고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세계 곳곳의 기류와 상충되는 주장이다. 번역을 맡은 박한선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이 분야는 수많은 논쟁이 오가는 학문적 전장이다. 험프리의 주장도 최종 결론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험프리 교수의 연구는 계속될 것이다. 그는 “세상의 여러 생물 중 지각 동물과 비지각 동물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연구를 이어나갈 의지를 밝혔다. 340쪽, 3만 원.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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