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녀에 "살아오겠다" 했던 故 황병준 하사… 73년 만에 귀환

허고운 기자 2023. 8. 2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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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녀를 두고 한국전쟁(6·25전쟁)에 참전했다가 20세 나이에 산화한 국군 전사자 유해가 73년 만에 유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10·17년 경상북도 영덕군 우곡리 일대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국군 제3사단 소속 고(故) 황병준 하사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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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중 1950년 8월 '영덕 전투'서 20세에 전사
지난 2010년 경북 영덕군 우곡리 일대에서 발굴한 고(故) 황병준 하사 유해. (국유단 제공)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약혼녀를 두고 한국전쟁(6·25전쟁)에 참전했다가 20세 나이에 산화한 국군 전사자 유해가 73년 만에 유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10·17년 경상북도 영덕군 우곡리 일대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국군 제3사단 소속 고(故) 황병준 하사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국유단에 따르면 2010년 3월 국유단과 해병대 제1사단 장병들이 고인의 유해 중 머리뼈·위팔뼈 등을 처음 발굴했고, 이후 2017년 3월 첫 발굴 지점으로부터 약 10m 떨어진 곳에서 아래턱뼈도 수습됐다.

국유단은 고인의 병적자료에서 본적지가 경북 의성군임을 확인한 뒤 의성군의 제적등본 기록 대조를 통해 조카로 추정됐던 황태기씨(72)의 유전자 시료를 채취·분석한 결과, 가족관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황 하사는 군 당국이 2000년 4월 6·25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을 개시한 이후 215번째 신원 확인 사례다.

고인은 1929년 9월 경북 의성서 4남1녀 중 둘째로 태어났으며, 큰형이 일제강점기 때 강제 징용돼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을 도와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챙겼다.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왼쪽)이 24일 대구의 고 황병준 하사 유가족 자택에서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국유단 제공)

유가족에 따르면 고인은 입대 전 약혼녀에게 '꼭 살아 돌아올 테니 결혼해 아들딸 낳고 잘살자'고 약조한 뒤 이별했다.

1950년 5월 부산에 있던 3사단 23연대에 입대한 고인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경북 울진으로 이동, 그해 7월 '울진-영해 전투'에 참전했다. 그리고 고인은 같은 해 8월14일 '영덕 전투'에서 전사했다.

황 하사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전날 대구 동구 소재 황 하사 유가족 자택에서 진행됐다.

조카 태기씨는 "7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라도 삼촌 유해를 찾아 다행"이라며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웅들을 끝까지 찾아 예우해주는 국가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많은 유해를 찾아 가족 품으로 전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고 국유단이 전했다.

6·25전사자 유가족(전사자의 친·외가 포함 8촌까지)은 국유단에 전사자 유해 신원 확인에 필요한 유전자 시료 채취를 신청할 수 있다. 신청자가 제공한 유전자 정보로 전사자 신원이 확인됐을 땐 포상금 1000만원이 지급된다.

국유단은 "6·25전쟁 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참전용사·유가족의 고령화로 유가족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발굴된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해 '시간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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