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 고현정, ‘은퇴+구설’ 언급 “운이 9할..작품에 고팠다”[인터뷰 종합]

김나연 2023. 8. 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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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배우 고현정이 작품을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스크걸’ 배우 고현정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고현정은 ‘마스크걸’을 본 소감을 묻자 “잘 봤다. 늘 그렇듯 아쉽다. ‘마스크걸’을 하겠다고 했을때 제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다도 이 작품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엮어져서 어떤 톤으로 어떻게 나올게 될까가 궁금했다. 그 부분을 봤는데 그래도 기대한 대로 나온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지난 2021년 방송된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 이후 약 2년만에 OTT 작품으로 대중과 만나게 됐다. 그는 ‘마스크걸’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묻자 “작품에 고파 있었다. 여러가지 사건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연기만 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이 나에게도 올까? 그런 작품을 나도 만날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계속 했었다. 그러던 중에 ‘마스크걸’을 받았는데 제 입장에서는 너무 좋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여러 사람과 같이 할수밖에 없는 구조가 좋더라. 저 혼자 단독으로 뭔가를 혼자 끌고 가야하는게 아니라 많은 사람과 같이 합을 맞춰야되고, 설명을 해야하고, 설명을 들어야하고, 혼자서는 절대 할수없는. 구조적으로 그렇게 돼있는 시나리오 같더라. 이 안에 내가 무난하게 튀지 않고 하나의 퍼즐로 들어갈수 있을까 싶었고, ‘나에게도 이런 작품이 오는구나’ 싶어서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앞서 고현정은 ‘마스크걸’ 제작발표회에서 “얼태기(얼굴 권태기)”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던 바. 그는 “얼태기는 저만 느끼는건 아닐것 같다. 아무리 예쁜 사람도 자기 얼굴에 만족할 때도 있지만 ‘저 얼굴이 내 얼굴이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 않나. 제가 요즘 그런게 많이 왔다. ‘너무 똘망똘망한 얼굴 말고 페이소스도 있고 그런 얼굴이면 다양한 역할이 올수 있었을까?’하는 생각도 하던 중이라서 그런 단어를 썼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간 ‘뷰티 아이콘’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그는 ‘고현정에게 외모란?’이라는 질문을 건네자 “제가 외모로 등극을 했다. 그때는 제가 괜찮은줄 알았다. 중간에 없어졌다가 다시 나왔을때 정말 외모 덕인줄 알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고현정은 1995년 결혼으로 인해 은퇴후 2005년 SBS ‘봄날’로 복귀했던바. 고현정은 “다시 나왔을 때도 외모에 대한 얘기나 극찬을 많이 받았고, 제가 모질게 떠났던 것에 비해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외모 덕이라고 생각했다. ‘진짜 예쁜가?’ 싶더라. 그랬는데 여러가지 구설에도 오르고 난관에 봉착하기도 하는 걸 보면서 ‘고현정에게 외모란 모든 사람에게 있는 외모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50살 넘으면서 운이 8, 9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운이 참 좋은 것 같다. 이번에 ‘마스크걸’에 출연하게 된 것도 이런 장르물에서 저라는 사람을 생각 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요즘 SNS도 많이 하고 자기PR 시대라 자신의 것을 많이 드러내지 않나. 저는 장르물을 좋아하지만, 이메일도 없는 사람이라 아예 제 정보가 없다. 그래서 이런 장르물이 저에게 오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말한적 없으니까. 인간관계를 잘 관리한다면 그분들에게라도 제 정보 드릴수 있었겠지만 제가 그것도 거의 안하는 편이라 이 작품이 들어왔을때 정말 반가웠다. ‘이건 정말 공정한 캐스팅이다. 잘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외모가 나의 전부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어떤걸 노력하고 있는지, 간절히 바라는게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았다”며 “물론 외모는 많은 도움이 된다. 저에게 처음이자 끝이다. 하지만 빈껍데기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외모만 덜렁 있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마스크걸’은 고현정을 비롯해 이한별, 나나까지 세 배우가 각각 다른 시점의 김모미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고현정은 “모미를 셋이서 연기하는 것에 대해 어땠는가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저는 정말 좋았다. 왜냐면 내 자신은 나로 살아서 변하지 않은것 같지만, 10대때 봤던 친구를 40대때 보면 너무 다르게 느껴질 때가 있지 않나. 나라는 사람도 누구에겐 그렇게 비춰질수 있지 않나. 그렇기때문에 (세 사람이 연기하는 편이) 훨씬더 사실적인 구성이고, 보시는 분들에게도 특수분장을 하는 것보다 억지스럽지 않고 현실감 있게 느껴질거라고 생각했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셋이서 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안 해봤는데, 거기서 특히나 좋았던 것은 김모미의 마지막 부분을 연기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저보다 조금 어린 나이를 해야한다거나, 더 나이 많은 연기를 해야하는게 아니라 제 나이와 비슷한 시점을 연기 한다는 점이 좋았다”고 밝혔다.

고현정은 작중 등장하는 김모미의 모성애에 대해 “모미를 처음 마주했을때, 잠깐의 포즈가 있고 바로 가서 구해준다. 서로 바라보는 장면을 좀더 길게 가는게 좋을지 고민했고, 대사가 있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럴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에서 모미는 가끔 ‘쟤 좀 미친거 아니야?’ 하는 부분이 많이 나오지 않나. 물론 넷플릭스판에서는 덜어졌지만, 그런 설정이 있는 친구라서 자기 딸을 봤을때 실감이 바로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모미는 자기 자신의 감정에 빨리 빠져들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하고 연기했다. 염치가 없을거라는 생각을 항상 했고, 그래서 내 감정과 모성에 빠지기 전에 빨리 구해야 한다는 마음이 가장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미모(신예서 분)를 대신해 김경자(염혜란 분)의 총을 맞는 엔딩에 대해서는 “그 장면에서도 대사가 있었다. 제가 감독님하고 의논을 했는데, 어떤 말이든 너무 구차할것 같더라. 말을 안 하는 것보다 말을 하고 싶은데 할 말이 없을 것 같았다. 그 상황이 긴시간 같은데 실제로 보면 동시다발로 일어나는 순간이라 뭘 말할수 없을 것 같더라. 미모가 무사한 지만 확인하면 되지 않을까. 그래서 제 나름대로 연기했던 게 웃는 것이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고현정은 김모미를 어떤 마음으로 표현하려 했냐는 질문에 “저는 앞부분의 모미를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 교도소에 들어가서 10년이 지났다고만 생각했다. 어떤 죄를 지었든, 억울하게 누명 썼든, 기가 세든 약하든, 뭐가 됐든 교도소에 들어와서 10년이 지난 사람이라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모미는 바보처럼 생활하진 않았을 것 같다. 그래서 10년 후에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고, 자신도 무엇을 건드리거나 하지 않는 ‘힐링’ 중의 상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언니 나 여기서 나가야겠어’라는 장면도 붓으로 한 획을 크게 긋는, ‘슬슬 움직여볼까’하고 몸을 푸는 느낌으로 연기했다. 그래서 움직임도 최소화했고, 더 발악하면서 열연같은 열연을 할수 있지만 그것도 최소한으로 표현하려 애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가서 지친상태에서 김경자의 집을 찾아간다. 모미가 서서 집을 내려다보지 않나. 그때 제가 모미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이다. 김경자의 집을 내려다보는 장면은 모미가 김경자를 장악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 순간 모미가 다시 어떤 마음을 먹지 않았을까 싶다. 교도소에서 나올 때도 죽을 각오를 했지만, 김경자의 집을 바라보는 모미는 진짜 미모를 위해서든 내 삶을 위해서든 새롭게 죽을 각오를 했을 것 같다”며 “그때 모미의 표정을 기억해주시면 좋겠다. 모미는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다. 그 표정을 짓기가 어려웠다. 감독님이 잘 뽑아주셨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표현이 잘 됐다. 만족했다”고 포인트를 짚었다.

‘마스크걸’을 끝마친 고현정은 밝은 작품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그는 “밝은 고현정, 진짜 하고싶다. 제가 자꾸 검사, 변호사, 판사 아니면 따지고 드는 캐릭터를 하는데, 그만하고 싶다. ‘여우야 뭐하니’에서 했던 캐릭터나, 데뷔작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의 말숙이처럼 밝은 역할을 하고싶다. 제 안에 그런 모습이 많다. 힘 안 들이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늙기전에, 제가 멍하게 있을 때가 많은데 갖다 쓰셔도 좋지 않을까 싶다”고 소망했다.

이어 “함께 어울리는 것에 대한 기쁨을 ‘마스크걸’ 통해서 너무 너무 진하게 느꼈다. 감독의 능력, 감독이라는 사람들이 뭘하는 사람들이지 생각을 많이했는데, 이번에 전체를 아우르면서 이끌어가는 김용훈 감독님을 보면서 알게 됐다. 감독님과 대화를 조금 하고 나면 확 설득이 돼서 다른 것들이 많이 생각난다. 그런데 그걸 윽박지르거나 강요하는게 아니라 착함의 힘, 바른것의 힘이 크다는 걸 많이 느꼈다. 저도 다 해드리고 싶더라. ‘감독님이 이렇게 해야 현장이 좋구나’라는 걸 느꼈고, 굉장히 행복했다. 감독님이 이런데 밝은 작품이면 더 재밌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몇년 안 남았으니 (밝은 작품을) 하고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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