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정vs신기성, KBL판 키드와 마버리(하)

김종수 2023. 8. 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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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볼 배틀③

 

주희정(46‧181cm) 고려대 감독과 신기성(48‧180cm) SPOTV 해설위원은 현역 시절 별명이 참 많았다. 지난 편에서 언급한 ‘테크노 가드’와 ‘총알탄 사나이’가 가장 유명한 가운데 색깔있는 유명선수에게 종종 따라붙는 NBA식 닉네임도 있었다. 주희정과 신기성이 한창 맹위를 떨치던 시절 NBA에서는 제이슨 키드(50‧193cm)와 스테판 마버리(46‧188cm)가 1번 포지션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정통파 포인트가드 키드는 패싱게임을 통해 나머지 4명의 힘을 끌어올려주는데 능했다. 특히 속공 플레이에 강점이 있었던지라 잘 달리는 선수들이 함께 해줄 경우 더욱 위력이 극대화 됐다. 하위권에 머무르던 뉴저지 네츠를 이끌고 파이널까지 진출했던 것이 이를 입증한다. 탄탄한 몸에 저돌적인 성격까지 가지고있어 자신보다 큰 선수들을 상대로도 몸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더불어 공의 낙하지점을 잘 포착하는 눈과 센스도 좋아 리바운드를 잘 잡는 가드로도 유명했다. 이러한 리바운드 능력은 속공과도 관련이 깊어 키드의 패스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단점이라면 다른 탑급 1번과 비교해 슈팅능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점이었다. 다행히 시즌이 지날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만약 슈팅까지 정교했다면 키드의 위상과 커리어는 더더욱 올라갔을 것이 분명하다.


주희정은 팬들 사이에서 ‘주키드’로 불렸는데 상당수 부분에서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다. 주희정 또한 키드와 같은 퓨어포인트가드로 속공에 능하고 동포지션 최고 수비수중 한명이다. 더불어 커리어 초반, 취약한 3점슛 능력을 지적받다가 이후 피나는 노력으로 평균 이상으로 끌어올린 바 있다. 더불어 그는 기록의 사나이로도 불린다. 정규리그 통산 1,029경기(1위)를 뛰며 8,564득점(5위), 3점슛 1,152개(2위), 3,439리바운드(5위), 5,381어시스트(1위), 1,505스틸(1위)을 기록했다.


나래 사령탑시절 주희정, 신기성 모두를 지도했던 최명룡(71‧184cm) 전 감독은 “(주)희정이야재능이 넘치는데다 노력까지 엄청나게 하니까 애초부터 못할 수가 없는 선수였다. 정통파 포인트가드로서 공수에서 장점이 참 많았다. 특히 지금도 떠오르는 것은 리바운드 능력이다. 가드중에서도 독보적으로 리바운드를 잘잡았다. 보통 빅맨이 리바운드를 잡으면 아웃렛 패스를 잘하는 선수가 아닌 이상 가드를 한번 거치는 경우가 많다. 희정이는 본인이 직접 잡아버리니까 그런 과정이 하나 생략된다. 희정이가 리바운드를 잡았다 싶은 순간 동료들을 상대 골대쪽으로 죽어라 달려가면 된다. 희정이가 특히 속공에 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 주희정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1029경기 출전, 평균 8.3득점, 3.3리바운드, 5.2어시스트, 1.5스틸​

◆ 주희정 챔피언결정전 통산기록 ☞ 통산 15경기 출전, 평균 5.5득점, 2.1리바운드, 4.3어시스트, 0.9스틸​

⁕ 정규리그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09년 2월 25일 전주 KCC전 = 34득점 / 3점슛 성공 ☞ 2003년 2월 18일 서울 SK전 = 7개 / 어시스트 ☞ 2008년 11월 27일 대구 오리온스 = 20개 / 리바운드 ☞ 1998년 2월 1일 부산 기아전 = 12개 / 스틸 ☞ 2006년 12월 20일 원주 동부전 = 8개​

◆ 주요수상 기록: 신인왕, 우승(1회), 정규시즌 MVP(1회), 챔피언결정전 MVP(1회), 어시스트상(4회), 베스트5(4회), 수비 5걸(3회), 모범선수상(2회), 식스맨상(1회)
 


신기성과의 우위 비교에 대해서는 “누가 잘하고 못하는 것은 기량 차이가 좀 날 때 가능한 것인데 둘다 탑클래스로 잘했던지라 사실상 비교가 불가능하다. 단, 플레이적인 면에서 워낙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지라 감독의 성향, 팀사정에 따라서 갈릴 수는 있겠다. 말 그대로 선호도의 차이일뿐이다. (신)기성이같은 경우 슛이 너무 좋았다. 무회전 슛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회전이 많이 안들어간채 낮게 날아가는데 정확성이 엄청났다. 어지간한 슈터 이상이었다. 거기에 발이 원체 빨라서 수비수 입장에서는 따라다니는 것만으로도 체력이 쭉쭉 빠지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포인트가드로서 리딩, 패스능력 등도 좋다. 공격력이 너무 좋아서 1번으로서의 다른 능력치가 상대적으로 가려진 부분도 있었다”


한때 마버리는 공격형 포인트가드의 대명사였다. 키드와 맞트레이드가 가능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신인시절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서 케빈 가넷과 콤비를 이루며 팀의 첫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15.8점, 2.7리바운드, 7.8어시스트의 성적을 올리며 앨런 아이버슨과 치열하게 신인왕 경쟁을 펼쳤다.


마버리에 대해서는 '조금 늦게 태어났으면 더 각광을 받았을 선수다'는 평가가 따른다. 듀얼가드라는 포지션이 제대로 정립되기전 리그에서 그러한 스타일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듀얼가드 천하지만 당시만해도 자기 공격 위주로 보는 마버리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렸다. 준수한 드리블 능력을 앞세워 내와곽을 오가며 고득점을 올렸고 슈팅거리도 길었다.


거기에 빈공간의 동료들을 봐주는 패싱센스도 출중했다. 지금같이 듀얼가드 활용법이 발달한 시대같았으면 좀 더 폭넓게 기량을 뽐냈을 유형이다. 물론 신기성은 마버리 정도로 득점욕심이 넘치고 개인기를 앞세우는 유형은 아니었다. 고려대 시절의 ‘소리없이 강한 리딩’에서도 알수 있듯이 동료를 먼저보고 빈틈이 생겼을 때 자신의 공격을 펼치는 선수다.


다만 워낙 외곽슛 성공률이 좋았고 거기에 더해 원맨 속공까지도 가능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스피드를 자랑했던지라 지켜보는 이들 입장에서 임팩트가 컸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최근의 ‘가드인 듯 가드 아닌’ 듀얼가드 세상에서 보면 신기성은 아주 안정적인 퓨어 포인트가드였다고 말해도 전혀 무리가 없을 것이다.


신기성의 최대 장점은 조합을 가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묵하게 원맨리딩도 가능한 반면 신인시절 함께 뛰었던 허재같이 리딩에 깊이 관여하는 다른 동료가 있으면 함께 볼을 주고받으며 받아먹는 역할도 매우 잘해냈다. 공격력이 너무 좋아 사실상 쓸일이 거의 없었지만 빠른 발을 활용한 수비도 뛰어났던지라 스토퍼 역할을 맡겼어도 잘했을 것이다는 평가다.

◆ 신기성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613경기 출전, 평균 10.2득점, 2.9리바운드, 5.3어시스트, 1.4스틸​

◆ 신기성 챔피언결정전 통산기록 ☞ 통산 20경기 출전, 평균 12.4득점, 3.1리바운드, 5.7어시스트, 1.2스틸​

⁕ 정규리그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1999년 12월 23일 안양 SBS전 = 34득점 / 3점슛 성공 ☞ 1999년 3월 7일 대구 동양전 = 6개 / 어시스트 ☞ 2006년 3월 11일 서울SK전 = 14개 / 리바운드 ☞ 1999년 1월 2일 청주 SK전 = 11개 / 스틸 ☞ 2005년 12월 4일 서울 SK전 = 6개​

◆ 주요수상 기록: 신인왕, 우승(1회), 정규시즌 MVP(1회), 3점슛 성공률 1위(1회)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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