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수술 할지도 모르는데…"FA로 4800억은 받는다" 전망 왜?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FA 초대박을 앞두고 부상이라니. 올 겨울에 열릴 FA 시장을 뒤흔들 강력한 이슈가 아닐 수 없다.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도 결국 사람이었던 것일까. 잘 나가던 오타니가 부상이라는 시련을 만났다.
오타니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위치한 에인절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3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2번타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한마디로 '이도류' 출전을 한 것이다.
역시 오타니였다.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1회초에는 '천재타자' 엘리 델라 크루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는 등 탈삼진 2개를 수확하면서 삼자범퇴로 가볍게 이닝을 마친 오타니는 1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첫 타석을 맞아 신시내티 선발투수 앤드류 애보트의 93마일(150km)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 우중월 2점홈런을 터뜨리면서 '야구천재'의 위용을 과시했다. 이는 오타니의 시즌 44호 홈런이었다.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선수가 바로 오타니다.
그런데 오타니는 2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크리스티안 엔카나시온-스트랜드와 상대하던 도중 벤치에 사인을 보냈다. 자신의 몸에 이상이 생겼음을 느낀 것이다. 이에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과 마이크 프로스타드 에인절스 수석 트레이너가 마운드로 나와 오타니의 몸 상태를 확인했고 결국 오타니는 마운드를 떠나 덕아웃으로 몸을 옮겼다. 에인절스는 즉각 타일러 앤더슨과 교체를 단행했다.
오타니는 지명타자로 전환했지만 3회말 무사 2루 찬스가 다가오자 에인절스는 놀란 샤누엘을 대타로 투입했다. 에인절스 구단에서는 "오타니가 팔 피로(Arm Fatigue) 증세로 인해 교체됐다"라고 밝혔다.
오타니의 부상은 꽤 심각한 것이었다. 정밀 검진을 받으니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손상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올 시즌 남은 기간 동안 투수로 등판하지 않기로 했다.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은 "오타니는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손상된 것으로 확인돼 올 시즌 남은 기간에 투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오타니는 지난 4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손가락 경련 증세로 4이닝만 던지고 교체된 일이 었었다. 몸이 고장나기 시작했다는 신호였을까. 에인절스는 오타니가 1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투구를 마친 뒤 그간 피로가 누적된 점을 감안해 2주 동안 타자로만 뛰게 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이러다 수술대에 올라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 미나시안 단장은 "수술 여부는 아직 이야기가 없다"라고 전했으나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이도류'는 바로 오타니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다. 오타니는 올해 투수로 23경기에 등판, 132이닝을 던지면서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한 정상급 선발투수였고 타자로는 125경기에 나와 타율 .304, 출루율 .405, 장타율 .664, OPS 1.069에 44홈런 91타점 17도루를 남긴 리그 최고의 거포였다. 2021년 그가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이유도 타자로 47홈런, 투수로 9승을 거두면서 거대한 센세이션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지 언론들은 FA를 앞둔 오타니를 두고 "6억 달러 계약도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역대 메이저리그 최대 규모의 계약은 오타니의 팀 동료인 마이크 트라웃이 에인절스와 맺은 12년 4억 2650만 달러(약 5651억원). '이도류'가 가능한 오타니라면 트라웃의 계약 규모는 충분히 뛰어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오타니가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그의 FA 몸값도 요동치고 있다. 만약 그가 팔꿈치 수술을 받고 당분간 투수로 등판이 어려워지면 그의 몸값도 당연히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이에 미국 매체들도 바쁘게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CBS스포츠'는 25일 "게릿 콜은 29세 시즌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와 9년 3억 2400만 달러(약 4293억원)에 계약했다. 애런 저지는 31세 시즌을 앞두고 양키스와 9년 3억 6000만 달러(약 4770억원)에 사인했다"라면서 "오타니는 두 선수의 계약을 뛰어 넘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이 매체는 오타니가 향후 투수로 뛰기 어려워도 최소 저지와 동등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 예상했다. "오타니의 공격 수치만 놓고 봐도 그는 저지와 비슷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라는 것이 'CBS스포츠'의 예상이다. 저지는 지난 해 홈런 62개를 작렬하면서 아메리칸리그 단일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기록했던 선수다.
이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에서는 오타니의 몸값이 낮춰지면서 오히려 그를 잡으려는 경쟁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MLB.com'은 "오타니는 남은 시즌에도 지명타자로 계속 경기에 나설 것이다. 토미존 수술을 받더라도 그가 스윙하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오타니가 수술대에 오르더라도 타격을 이어가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
실제로 지난 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돌아온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간판타자' 브라이스 하퍼가 포스트시즌에서 타율 .349 6홈런 1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오타니 또한 24일 신시내티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2번 지명타자로 정상 출전을 한 것을 봐도 결코 무리한 예상은 아니다.
이어 'MLB.com'은 "대부분의 팬들은 LA 다저스, 뉴욕 메츠, 양키스,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에인절스가 오타니와 계약이 가능하다고 봤다. 투타 겸업을 하는 그와 천문학적인 계약을 할 수 있는 구단은 본질적으로 제한돼 있었다"라면서도 "모든 팀이 10년 동안 5억 달러를 지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억 5000만 달러에서 3억 달러선이라면 설령 그가 투구를 하지 않더라도 계약이 노리는 팀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오타니가 에인절스에 잔류할 가능성도 생겼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MLB.com'은 "오타니가 수술을 하더라도 어느 시점부터는 투구를 계속하기를 원할 것이고 애너하임은 그가 수술로부터 재활을 하기 위한 안정적이고 친숙하면서 예측 가능한 장소"라고 에인절스 잔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이야기했다.
한편 'CBS스포츠'는 오타니와 계약할 수 있는 팀이 11개 구단으로 한정될 것이라 예상하기도 했다. 'CBS스포츠'는 "다저스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면서도 양키스, 메츠, 시카고 컵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보스턴 레드삭스, 필라델피아, 에인절스 중 한 팀이 오타니를 품에 안을 것이라 전망했다. "이 11개 구단 중 한 팀이 오타니와 계약할 것"이라는 게 이 매체의 예상이다. 정말 이들 중 오타니와 함께할 팀이 있을까.
과연 오타니의 부상은 그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 놓을 것인가.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아무리 그가 수술을 받더라도 리그 최고의 타자로서 저지와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을지 흥미롭다. 그리고 오타니의 몸값이 낮아질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일부 부자 구단들만 참여하는 것이 아닌 다른 팀들도 오타니와 계약할 기회가 생길지도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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