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때 정율성 서훈 시도… "공적심사에서 부결"

김태훈 2023. 8. 25.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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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중국인 정율성이란 사람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문재인정부 시절 정율성을 국가유공자로 추서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전·현 정부 간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정율성은 공산군 응원대장이었던 사람"이라며 "김일성도 항일운동을 했으니 기념공원을 짓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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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인지 불분명하다는 이유
보훈부 "친북 행적 명백히 드러나"
한국계 중국인 정율성이란 사람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문재인정부 시절 정율성을 국가유공자로 추서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전·현 정부 간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율성 기념공원’을 조성 중인 광주광역시 강기정 시장(더불어민주당)의 사퇴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2005년 8월 당시 중국 국무원 문화부장(오른쪽)이 광주를 찾아 시 관계자의 안내로 남구 양림동 정율성 생가를 둘러보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정율성 기념사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정율성) 덕분에 광주에는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반박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4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박모씨는 문재인정부 첫해인 2017년 12월 말 경기남부보훈지청에 정율성에 대한 포상 신청을 냈다. 박씨는 정율성의 조카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2017년 12월 3박4일 일정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였다. 방중 기간 문 대통령은 베이징 대학 연설에서 “광주시에는 중국 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한 한국의 음악가 정율성을 기념하는 ‘정율성로(路)’가 있다”고 말했다.

정율성은 광주 출신으로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했다. 6·25전쟁 당시 중공군 일원으로 한반도에서 전선 위문활동을 했다. 정전협정 체결 후에는 중국으로 귀화해 평생 중국인으로 살다가 1976년 심장병으로 사망했다. 1948년 김일성한테 상장을 받았고, 2009년에는 중국 정부가 선정한 ‘신(新)중국 창건 영웅 100인’에 포함됐다.

보훈부는 포상 신청 이듬해인 2018년 4월 본격적인 공적심사에 돌입했다. 결과는 ‘부결’이었다. 정율성의 언행이 독립운동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보훈부 관계자는 “심사 과정에서 독립운동 공적이 발굴되기보다 오히려 해방 이후 북한 관련 활동이 너무 명백히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23일 광주 남구 정율성 거리 전시관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한 정율성을 기리는 사업을 과연 해야 하는지를 놓고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이런 가운데 광주시가 남구 양림동 정율성 거리와 별개로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까지 추진하고 나서자 보수 진영에서 공분이 일고 있다. 동구 불로동 일대에 들어설 정율성 공원은 총 48억원의 예산을 들여 연말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정율성은 공산군 응원대장이었던 사람”이라며 “김일성도 항일운동을 했으니 기념공원을 짓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유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앞장섰던 사람을 국민 세금으로 기념하려 하는 광주시의 계획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민수 대변인이 낸 논평을 통해 정율성 공원 조성 사업을 ‘반(反)국가적 테러’로 규정하고 강기정 시장의 사퇴까지 요구했다. 강 시장이 “정율성 선생의 삶은 시대의 아픔”이라며 “그의 업적 덕분에 광주에는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반박한 것을 놓고서도 비판이 거세다. 국회부의장인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은 SNS 글에서 강 시장을 겨냥해 “관광객 유치를 사업 추진 이유로 든다는데, 관광객을 유치해 돈을 벌 수 있다면 대한민국을 없애려고 활동한 인물까지 기념하겠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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