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런던을 배경으로 한 마피아게임…'고스트 인 더 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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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엄마가 악령이 될 수 있겠어요. 제 품에서 따뜻한 생명이 태어나던 순간을 기억해요."
24일 공연장인 서울 강남구 앤드트리갤러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구도윤 작가는 "현실과 가상의 교감을 목표로 한 작품"이라며 "현실의 관객이 메타버스 내에 있는 관객과 소통하며 서로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우 뒤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메타버스 세계를 살펴볼 수 있었지만, 답답한 인상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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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어떻게 엄마가 악령이 될 수 있겠어요. 제 품에서 따뜻한 생명이 태어나던 순간을 기억해요."
19세기 영국 런던의 한 방직공장에서 악령이 깃든 누군가에 의해 공장장의 딸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관객에 의해 범인으로 지목된 배우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무고함을 항변한 뒤 털썩 무릎을 꿇었다.
'고스트 인 더 씨어터: 비욘드 게임'은 메타버스와 현실을 넘나드는 '마피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메타버스 프로그램 'VR챗'을 통해 접속한 관객과 현실의 관객은 힘을 합쳐 네 명의 용의자 가운데 악령이 깃든 범인을 찾아내야 한다.
24일 공연장인 서울 강남구 앤드트리갤러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구도윤 작가는 "현실과 가상의 교감을 목표로 한 작품"이라며 "현실의 관객이 메타버스 내에 있는 관객과 소통하며 서로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연장 1층에는 현실의 관객과 배우가, 2층에는 메타버스에 접속한 관객이 각각 위치한다. 관객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임무를 수행하며 악령의 존재를 밝힐 증거를 모아야 한다.
배우들은 각각 노동자 세 사람과 관리자 한 사람, 사회자 한 사람을 연기한다. 가상현실(VR) 기기를 벗고 있는 배우는 현실의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고, 기기를 착용한 배우는 메타버스 속 관객과 상호작용한다.
서정완 연출은 "현실의 관객은 배우에게 질문을 건네며 의심스러운 점을 찾고, 메타버스 속 관객은 공장 곳곳을 다니며 단서가 되는 물건을 찾아야 한다. 두 층으로 분리된 관객들은 공연장에 위치한 스피커를 통해 통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객의 추리가 끝나면 사회자가 정답을 공개하며 공연이 끝난다. 매 회차 다른 배우가 범인을 연기하도록 설정되어 매번 다른 결말이 도출된다.
구 작가는 "관객이 공연을 두 번 이상 관람했으면 좋겠다"며 "메타버스 세계를 보지 못한 관객들이 다시 공연을 찾아보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독특한 설정과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는 눈길을 끌지만, 부실한 내용은 아쉬움을 남겼다.
무엇보다 현실의 관객을 위한 즐길 거리가 부족했다. 현실 관객은 모든 배우가 VR 기기를 착용하면 누구와도 소통이 불가능해 공연장을 그저 둘러봐야만 했다. 배우 뒤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메타버스 세계를 살펴볼 수 있었지만, 답답한 인상을 줬다.
현실의 관객에게는 23세기 서울에서 원격으로 범인을 찾아낸다는 설정을 부여했지만, 막상 이런 설정을 활용하지 않아 불필요하게 느껴졌다. 배우와 대화를 통해 증거를 얻어낼 시간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아 극에 몰입하기도 어려웠다.
구 작가는 "공연과 전시와 게임이 결합한 새로운 형식의 공연이라 만들어 나가면서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은 오는 26일부터 9월 1일까지 열린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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