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안개숲마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종종 구강검진에서 충치가 있다는 말을 들었으니 다시 확인해달라고 오시는 경우가 있다.
어느 날 주인공 일행은 안개 낀 숲에 있는 외딴 마을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안개숲마을은 그다지 넓은 곳이 아니어서, 실은 어느 방향이라도 꾸준히만 가면 진작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환자와 의료인은 질병이라는 시련을 헤쳐 나가는 동료이므로, 믿을 수 있는 동료를 찾아 안개숲마을을 빠르고 안전하게 벗어나실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종종 구강검진에서 충치가 있다는 말을 들었으니 다시 확인해달라고 오시는 경우가 있다. 또는 A병원에서 충치가 3개라고 했는데, B병원에서는 5개라고 설명하여 혼란스럽다는 분도 계시다. 심지어 인터넷에서는 치료하지 말라고 했다며, 치료를 할지 말지 판단해달라고 하시기도 한다.
누구 말이 맞는지 판가름하기에 앞서, 예전에 읽은 이야기를 하나 알려드릴까 한다. 주인공이 동료들과 함께 이곳저곳에서 여러 시련을 겪는 모험담이다. 어느 날 주인공 일행은 안개 낀 숲에 있는 외딴 마을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다행인 건 이곳 주민들이 나가는 길을 알고 있고, 외지인에게도 진실하여 믿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다음날 그들은 주민에게 물어 서쪽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한참을 가도 안개 속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문의하니 이번엔 남쪽으로 가라고 한다. 역시 길은 나오지 않았고 다시 길을 물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일행은 하루 온종일 마을 안을 뱅뱅 맴돌고 말았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곳 주민들은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기에 더욱 혼란스러웠다. 그들은 오랜 고민 끝에 다시 길을 물어 출발했다. 이번에는 안개가 짙어 지거나 땅이 거칠어져도, 알려준 사람을 믿고 꿋꿋이 나아갔다. 한참 걷다 보니 어느새 마을을 벗어나 있었다. 안개숲마을은 그다지 넓은 곳이 아니어서, 실은 어느 방향이라도 꾸준히만 가면 진작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진단은 진료실에서 직접 본 사람이 가장 정확하다. 그리고 충치(치아우식증)은 미미한 초기단계부터 심각하게 진행된 단계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만성질환이다. 치료를 요하는 병적 단계를 정하는 판단은 대개 치과의사에서 같다. 다만 치료방법이나 치료의 시기, 환자의 신체상태나 생활습관 그리고 향후일정에 따라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치료계획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니 나를 아는 곳, 내가 믿을 수 있는 곳이 좋은 것이다.
의료인이란 건강을 개선시키려는 선한 의도로서 환자의 신체에 개입할 사명과 권리를 받은 사람들이다. 환자와 의료인은 질병이라는 시련을 헤쳐 나가는 동료이므로, 믿을 수 있는 동료를 찾아 안개숲마을을 빠르고 안전하게 벗어나실 수 있기를 바란다. 특히 충치는 오래 묵혀 좋을 것이 하등 없다. 이미연 대한치과의사협회 전 홍보이사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예금 보호 한도 '5000만→1억' 상향… 여야 6개 민생법안 처리 합의 - 대전일보
- '세계 최대 규모'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3.6㎞ 전 구간 개방 - 대전일보
- 안철수 "尹 임기 넘기면 더 심한 특검… DJ·YS 아들도 다 감옥" - 대전일보
- 약발 안 드는 부동산 대책…지방은 '무용론' 아우성 - 대전일보
- 가상화폐 비트코인, 사상 첫 9만 달러 돌파 - 대전일보
- 미리 보는 내 연말정산 환급액은?…관련 서비스 15일 개통 - 대전일보
- "방축천서 악취 난다"…세종시, 부유물질 제거 등 총력 - 대전일보
- 법원, 이재명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생중계 안한다 - 대전일보
- "요즘 음식점·카페, 이용하기 난감하네" 일상 곳곳 고령자 배려 부족 - 대전일보
- 나경원 "탄핵 경험한 사람으로 말하건대 난파 위기 배 흔들면 안돼" -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