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커지는데 절대강자 없는 패키징…TSMC 넘을 K반도체 '신무기'
삼성·SK하이닉스, 신규 라인 신설·R&D 투자 잰걸음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반도체 시장 경쟁 초점이 '단일 칩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서 개별 칩들을 연결해 가공하는 '패키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분하고 있는 메모리 시장이나 대만 TSMC가 주도하는 파운드리와 달리 패키징은 압도적 선두가 없어 더욱 매력적인 시장이다. 미국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지원해 '패키징 허브'를 육성하겠다고도 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도 첨단 패키징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HBM(고대역폭메로리), 차량용 반도체 등이 각광받으면서 패키징도 첨단 공정으로 넘어가는 만큼 기술 초격차를 통해 첨단기술의 패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패키징 시장은 1위인 대만의 ASE가 30%, 2위인 미국의 앰코가 1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패키징이란 여러 종류의 반도체 칩을 하나의 기판에 효율적으로 담는 기술을 말한다.
그간 5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는 '절대 강자'가 없었던 건 '후공정'이라 불리는 패키징이 전(前)공정에 비해 주목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과거 반도체 패키징은 기술 난도가 높지 않아 대부분 외주를 맡겨 왔다.
그러나 미세공정이 막대한 비용과 기술 난제에 부딪히면서 성능 향상을 위해선 패키징 기술 개발이 필수가 됐다. 기술 난도도 높다. 반도체 중 한 개만 불량이고 다른 반도체들은 양품이더라도 전체 패키지를 버려야 한다. 전체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도 독자적으로 칩을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반도체를 고객사 입맛에 맞게 제작하는 파운드리 패키징 업체들이 역량이 중요해졌다. 여기에 6G 기술과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분야에서 고성능 반도체를 필요로 하면서 패키징 수요도 덩달아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를 추월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 초 삼성전자 천안·온양 반도체 패키징 사업 현장을 방문한 것도 미래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첨단패키징 육성과 조직 보강에 팔을 걷어붙였다. 조직개편을 통해 DS(반도체) 부문 내 패키징 사업 전담 조직인 AVP(어드밴스트 패키지)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패키징 생산 거점인 천안, 온천에 대한 설비투자 확대도 논의 중이다. 특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HBM 양산을 담당할 신규 패키징 라인 신설을 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도 미국에 150억달러를 투자해 첨단 패키징과 R&D센터를 건설한다.
경쟁자인 TSMC도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TSMC는 지난해 11월 첨단 패키징 생태계인 '3D 패브릭 얼라이언스'를 만들며 자체 패키징 기술 표준화 작업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의 메모리 기술을 앞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선 그에 걸맞은 '패키징' 기술이 필요하다"며 "절대 강자가 되기 위해 정부의 지원도 아낌없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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