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뺨치는 사찰 뷰, '호텔 쿠우 교토'
교토 히가시혼간지 사찰 앞, 호텔 쿠우 교토가 뿌리내렸다. 나무 아래 쉼터처럼 아늑하게.
뿌리 깊은 나무
호텔에게 위치가 나무의 뿌리와 같다면, 호텔 쿠우 교토(HOTEL KUU KYOTO)는 깊고도 단단한 뿌리를 가졌다. 교토역에서 도보 7분. 호텔에서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바로 교토 최대 목조 건축물, 히가시혼간지(東本願寺) 사찰이다.
단순히 관광지와 가깝다는 일차원적 장점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1,075년 동안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 도시 전체가 문화유산인 이곳에서 유적지 맞은편에 건물을 지었다는 건, 엄격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을 통과했단 뜻이다. 인지도가 높고, 신용이 있으며, 탄탄하게 사업을 구축해 가는 사업자에게만 허락되는 땅. 그 땅에 호텔 쿠우 교토가 세워졌다.
1899년부터 여관이 운영됐던 유서 깊은 자리에 2017년, 현대적인 비즈니스 호텔이 들어서게 된 건 히로아키 미나미(Hiroaki Minami) 대표의 업적이다. 그는 재일교포 3세다. 한국인 조모께서 1920년대에 일본으로 건너가 식당을 열고 삶의 터전을 잡으셨다고. 그가 일본 국적을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유는 선조의 대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한국에 뿌리를 둔 그가, 교토의 역사적 장소에 호텔 쿠우 교토란 뿌리를 내렸다.
객실 수 43개, 룸 타입 총 6가지. 스탠다드 더블, 슈페리어 트윈, 슈페리어 더블, 디럭스 트윈, 디럭스 트윈 혼간지 뷰, 스위스 트윈 혼간지 뷰로 나뉜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에 여행자들이 바라 마지않는, 딱 그만큼의 휴식을 취하기 좋은 분위기다. 위치가 위치인지라 풍경 자체도 유니크하다. '혼간지 뷰' 딱지가 붙은 룸에선 창문 너머로 히가시혼간지가 보인다. 교토 유일의 '히가시혼간지 뷰 호텔'이다. 밤에는 사찰에 조명이 켜져 빛나고, 가을이 되면 단풍으로 온 창문이 붉게 물든다고. 객실에 굳이 별도의 그림 액자가 필요 없는 이유다.
볼 것 많은 교토에서 피로는 걸음마다 이자처럼 꼬박꼬박 쌓인다. 그럴 땐 뜨끈한 탕이 답이다. 호텔 내부엔 대욕장과 소욕장이 있다. 투숙객은 누구나 무료로 후지산의 용암판을 사용한 노천탕과 히노키탕, 사우나 등을 즐길 수 있다. 조식 뷔페에서도 교토의 냄새가 짙다. 교토 특산물인 교야사이(교토산 야채)와 제철 식재료를 듬뿍 사용한다. 100% 수제로 만든, 손맛 느껴지는 음식들에는 '여행자들에게 교토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는 미나미 대표의 바람도 함께 녹아들어 있다.
●히로아키 미나미 대표의 PICK!
교토, 여기는 꼭 가 보세요
▷SPOTS
곤카이코묘지(Konkai Komyo-ji Temple)
약 1,000년 전에 창건된 오랜 역사를 품은 사찰. 국내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교토 단풍 명소이기도.
난젠지(Nanzen-ji Temple)
교토에서 손꼽히는 선종 사원. 붉은 벽돌의 교각부터 아담한 정원까지 일본의 전통미가 느껴진다.
후시미 이나리(Fushimi Inari Shrine)
영화 <게이샤의 추억>의 배경지로 유명해진 신사. 수천 기의 붉은 도리이가 도미노처럼 쭉 늘어져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MUST-GO RESTAURANT
텐카잇핀(天下一品)
일본 전역에 체인점을 두고 있는 텐카잇핀. 그 본점이 교토에 있다. 스프처럼 걸쭉한 국물이 특징.
마스타니(中華そば ますたに)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는 70년 전통의 노포 라멘집. 스프 표면에 돼지고기 지방을 뿌려 줘 순댓국 뺨치는 진득한 맛이 일품이다.
신푸쿠사이칸(新福菜館)
'교토 라멘 맛집'을 검색하면 어김없이 나오는 곳. 진한 쇼유 스프에 얇게 저민 차슈를 듬뿍 얹어 준다.
▷WHAT TO DO
논버벌 시어터 기어(ノンバーバルシアター「ギア」)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몸짓으로 감동을 전한다. 기어 공연은 대사 없이 마임, 브레이크 댄스, 마술, 저글링 등의 다양한 퍼포먼스로 스토리를 전달한다. 일본어를 모르더라도 언어의 장벽 없이 즐길 수 있다.
▷BEST TIME TO VISIT
가을은 교토를 위한 계절
교토의 여름은 덥다. 세숫대야처럼 움푹 들어가 있는 분지 지형이라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안으로 모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여름보단 가을, 특히 10월부터 11월 말까지가 여행 최적기다. 단풍 시즌이 되면 교토 전체가 붉어진다. 한 해 중 가장 교토가 반짝이는 계절이다.
글 곽서희 기자 사진 호텔 쿠우 교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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