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맨’ 김진규, 2011년 최용수 신화 재현할까…최상단 울산 상대로 ‘감독 대행 첫 도전’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FC서울의 전성기를 이끌고 지도자로도 포문을 연 또 한 명의 ‘리빙 레전드’가 소방수 역할을 하면서 팀을 구해낼 것인가. 안익수 감독이 자진해서 물러난 서울이 김진규 대행 체제에서 첫 도전에 나선다.
서울 구단은 지난 19일 대구FC전 직후 사퇴 의사를 밝힌 안익수 전 감독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김진규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했다고 22일 발표했다.
김 대행 체제로 갈아탄 서울은 27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울산 현대(1위·승점 60)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28라운드 홈경기를 통해 첫선을 보인다.
서울은 지난 라운드까지 5경기 연속 무승(3무2패) 부진에 빠졌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는 후반 35분 이후 결승골 또는 동점골을 내주면서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안 감독 체제에서 지향한 빌드업 전술 속 뒷심 부족을 다시 노출한 것이다.
서울은 K리그1 4위(승점 39)에 매겨져 있으나 파이널B에 해당하는 7위 대전하나시티즌(승점 36)과 승점 격차가 2점에 불과하다. 세 시즌 연속 파이널B 추락이라는 어둠이 드리운 가운데 안 감독은 스스로 “팀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지휘봉을 놓았다.
김 대행은 언론 인터뷰 요청을 정중하게 사양하고 빠르게 팀 안정화에 주력했다. 경기 나흘 전인 23일엔 장대비 속에서도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구리 GS챔피언스파크를 뜨겁게 달궜다. 그는 지난해까지 안 감독을 보좌했다가 서울을 떠났던 박혁순 코치를 다시 불러들였다.
서울은 2010년까지 시즌 도중 사퇴 감독이 1명도 없었지만 2011년 이후 6번의 감독 교체, 7번의 감독 대행이 자리에 앉았다. 특히 2018년 이후 최근 5년간 정식 감독 4명(황선홍 최용수 박진섭 안익수)과 감독대행 2명(이을용 김호영)이 팀을 떠나면서 ‘감독의 무덤’이 되고 있다.
서울은 전성기를 구가할 때 특정 감독에게 의지한 팀이 아니다. 그만큼 지난 5년간 구단이 지향하는 비전과 철학을 바로 세우고 그에 맞는 지도자를 선임하는 데 소홀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의 성적 때문에 ‘급한 불 끄기식 지도자 선임’이 반복됐다는 지적이다. 그 사이 프런트와 선수단 가교 구실을 잘하며 호평받은 유성한 단장도 일관된 행정에 어려움이 따랐다. 지금부터라도 유 단장과 소통 범위를 넓히면서 서울의 재건을 이끌 지도자를 신중하게 뽑아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 대행에 대한 기대치도 높은 편이다. 2003년 전남에서 프로로 데뷔한 그는 2007년 서울에 입단한 뒤 중국과 일본에서 뛴 한 시즌(2011년)을 제외하고 2015년까지 검붉은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서울 통산 270경기(리그 220경기.ACL 35경기.FA컵 15경기)를 뛰었고 리그 우승 2회(2010.2012) FA컵 우승 1회(2015), ACL 준우승(2013) 등 팀의 전성기를 함께 했다. 2017년 대전에서 현역 은퇴한 그는 2018년 서울로 돌아와 유스팀 오산고(U-18) 코치로 활동했고 2020년부터 1군 코치진에 합류했다.
서울은 지난 2011년 4월 황보관 전 감독이 갑작스럽게 사퇴한 뒤 최용수 당시 코치에게 대행직을 맡긴 적이 있다. 그는 서울의 전신 안양LG 시절 스타 공격수로 뛰다가 일본 무대를 누빈 뒤 2006년 서울로 돌아와 은퇴하고 코치로 활동했다. 친정팀에서 지도자로도 성공적인 문을 연 그는 2012년 정식 감독이 돼 서울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김 대행도 서울에서 커리어의 중대한 시기를 보내고 지도자로 데뷔, 구단에 애정이 크다. 선배인 최용수 감독처럼 서울 구단에서 선수~코치를 거쳐 1군 지휘봉을 잡아 성공 신화를 열어젖힐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서울-울산전은 경기 사흘을 앞둔 24일 정오 기준으로 1만8000석이 예매로 팔렸다. 지난 대구전에서 올 시즌 K리그1 구단 중 처음으로 누적 관중 30만 명을 돌파한 서울은 남은 홈 5경기에서 유료 관중 집계 이후 처음으로 한 구단 40만 관중 돌파에 도전한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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