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 논란]"조기마감 없다"는 주금공의 선택은
주금공 "운영기간은 계획한 1년 채울 것"
특례보금자리론을 포함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금융당국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책모기지가 가계대출 증가를 이끌었다는 비판이 제기된 탓이다.
현재 특례보금자리론은 당초 배정했던 예산 목표치의 79%를 공급한 상태다. 이 때문에 적어도 앞으로는 가계부채에 특례보금자리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금융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또 이전과 달리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도 시장 금리에 맞춰 올린다는 입장이어서 실질적인 공급속도 조절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주거 사다리지만…속도 조절 불가피
금융당국 수장들은 특례보금자리론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특례보금자리론이 주거 불안에 대응하고 변동형 상품 비중이 높았던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고정형 비중을 늘리는 데 기여했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고금리 상황과 주거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게 특례보금자리론"이라며 "민간(시중은행)의 고정형 대출 경쟁을 촉진한 측면이 있어 이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한도가 어느 정도 소진된 상황이라 하반기에는 (가계부채 증가에) 주된 요인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주담대 중 고정형 비중(잔액 기준)은 올 1월 35.4%에서 6월에는 39.7%로 4.3%포인트 높아졌다. 특례보금자리론 갈아타기와 신규대출로 올 들어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고정형 상품 비중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미 80% 가까이 예산을 소진했다는 점은 향후 가계부채 증가에 특례보금자리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공급 속도 조절이 자연스레 이뤄질 여건라서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목표치에 근접한 만큼 조절이 이뤄질 것"이라고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특례보금자리 출시를 계획하면서 예산은 39조6000억원, 운영기간은 1년으로 잡았다. 소득기준과 집값 등 자격기준을 종전 안심전환대출에 비해 대폭 완화했던 만큼 기한을 짧게 설정한 바 있다.
지난 7월말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유효신청액수는 31조1000억원으로 목표치의 78.5%를 채웠다. 이를 감안하면 남은 6개월여 동안 특례보금자리론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금액은 8조5000억원 정도다. 앞으로 가계부채 증가에 특례보금자리론 영향이 줄어들 것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시장금리 반영, '소극적→적극적'
관건은 시장 수요다. 당초 주금공은 특례보금자리론을 찾는 서민·실수요자들이 꾸준한 만큼 목표치를 채우더라도 운영기간 1년을 유지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금융위로부터 예산을 배정받아 공급하는 것이 아닌 주금공이 MBS(주택저당증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해 운영하고 있어 초과 공급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예산 8할 쓴 특례보금자리론, 조기 마감 없다(8월10일)
주금공은 운영기간 1년 유지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이전과 달리 특례보금자리론 금리에 시장금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특례보금자리론 수요가 줄고, 자연스레 조기 마감 없이 운영 기간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주금공은 예상하고 있다.
주금공은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직전 기본금리를 0.5%포인트 인하(일반형 4.15~4.45%, 우대형 4.05~4.35%)했다. 이후 시장금리 상승으로 자금조달비용이 증가했음에도 출시 초기 금리를 유지해오다가 이달 11일부터 일반형 금리만 0.25%포인트 인상했다. ▷관련기사: 특례보금자리론도 금리 올렸다…일반형 0.25%P↑(7월28일)
앞으로는 시장금리가 오르면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도 빠르게 인상될 전망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역시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시장금리를 봐서 매달 조정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주금공 관계자 역시 "이전보다 시장금리 인상분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면 신청 속도가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출시 초기 흥행하며 신청이 몰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신청 규모는 줄고 있다"며 "남은 한도를 감안하면 당초 계획했던 운영 기간까지 충분히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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