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떠야만 하는 이유가 있나요?[이제학의 힐링카페]

기자 2023. 8. 2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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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가슴 설레는 일이 있는가!’

이는 하버드대학교의 ‘행복도 조사 설문지’에서 학생들에게 가장 처음 묻는 질문 문항이다. 그만큼 인생의 행복에서 가슴 설레는 일의 유무가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나는 일 년 중 아침에 눈을 뜨면 가슴 설레는 날이 얼마나 될까?

어린 시절 학교 다닐 때는 소풍가는 날이 가슴 설레는 날이었고, 청년시절에는 데이트 있는 날이 그런 날이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슴 설레는 날들이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다. 눈을 떴을 때 가슴 설레는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야 신나는 하루가 시작되는데 말이다.

이제학 힐링산업협회장



일어나봐야 그날이 그날 같은 무의미한 일상이라면 일어나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 이불속에서 뒤척거리는 사람들은 대체로 그러할 것이다. 눈을 뜨자마자 가슴 떨리고 기대되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면 침대에서 미적거릴 이유가 없다. 벌떡 일어나 설렘이 기다리는 쪽으로 뛰어갈 것이다. 그 순간 우리 뇌에는 세로토닌, 옥시토신 등 쾌적 호르몬이 넘쳐흐른다.

행복물질인 세로토닌은 본능적 욕구가 충족될 때 분비돼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한다. 옥시토신은 지금까지 산모의 분만을 촉진하고, 모성애가 발휘될 때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이성 간의 사랑은 물론이고, 동료나 이웃, 심지어 애완동물까지, 상대에 대한 애정이 충만할 때 분비된다고 한다. 즉, 옥시토신은 사랑 호르몬이다.

우리 뇌는 있는 사실 그대로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다. 내 감정 상태에 따라 편집을 해서 다르게 기억한다고 한다. 가령 내가 싫어하거나 아팠던 기억이 연상되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기억에 저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가슴 설레는 일을 자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인생을 사는 즐거움을 느끼고 좀 더 행복한 기억을 저장할 수 있다.

스트레스의 대가 한스 셀리에 박사는 스트레스 홍수 시대인 오늘을 살아가는 비결로 ‘감사와 감동’을 으뜸으로 꼽았다. 스트레스가 뇌 피로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 감사와 감동은 회복하는 좋은 치료제란다. 즉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뇌 피로 예방과 회복에 감사와 감동보다 더 좋은 묘약도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름답고 위대한 예술작품을 보다가, 심장이 빨리 뛰고 의식이 혼란스러워져 환각을 경험하는 스탕달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도 있다. 벅찬 감동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기도 한다. 실제로 감동은 웃음 치료보다 무려 6배의 치유효과가 있다는 것이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한편 최근 유전학 연구에 의하면, 사회를 위해 원대한 목표와 이상을 설정하고 실천하면, 우리의 몸과 마음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보고가 있다. 목표를 이룰 때까지 늙지도, 병들지도, 죽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직업군 중 성직자가 가장 오래 살고 그 다음이 정치인이라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아울러 호기심과 기다림이 사는 보람을 준다. 이 또한 행복한 삶의 묘약이다. 즐거운 스트레스, 전문가들은 이런 스트레스를 유스트레스(eustress)라 부르며 해로운 스트레스인 디스트레스(dstress)와는 완전히 다른 성향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뇌는 안전을 추구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위험한 모험을 찾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에 죄책감을 품고 있다. 뭐라도 하고 있어야 안심이 된다. 한국인은 습관적으로 일에 빠져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그래야 주위 사람들에게 신임을 받고 인정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인의 보편적인 생각이었다. 이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일이 없으면 봉사활동이라도 찾아서 해야 한다.

인간은 마음의 존재다. 빅터 프랭클은 나치 수용소의 극한 상황에서 삶의 보람을 느꼈다. 그는 아주 사소한 일에도 삶의 의미를 찾았다. 정신이 붕괴하면 죽음이 온다. 작은 기쁨이 쌓여 가면 그것이 삶의 행복으로 이어진다. 난로에 불이 없으면 목적을 잃고 정신이 얼고 붕괴가 일어나듯이, 아침에 일어나야만 하는 이유가 없을 때 우리는 산송장과 같다. 소풍처럼 가슴 설레는 일을 습관처럼 자주 만드는 것 또한 행복한 삶을 위한 지혜가 아닐까?

<사단법인 힐링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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