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나서는 '비보이' 김헌우 "댄서 경력 25년이지만, 선수로는 신입이죠"

권혁준 기자 2023. 8. 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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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개막하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브레이킹 종목에 출전하는 김헌우(36)는 '윙'이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비보이다.

다른 종목 선수들과의 단체 생활, 엄격한 규율과 통제 등 모든 것이 낯설지만 김헌우는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김헌우는 "과한 동작들을 할 수는 없고 적당한 움직임으로 주도를 한다"면서 "그러다보면 다른 종목 선수들도 조금씩 텐션을 올리는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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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정식 종목으로 채택…"선수촌서 다른 종목 보며 영감"
"비보이로도 한국 알렸지만 '국대' 사명감 달라…금메달이 목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브레이킹 국가대표 김헌우. (대한민국 댄스스포츠 연맹 제공) ⓒ News1

(진천=뉴스1) 권혁준 기자 = 다음달 개막하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브레이킹 종목에 출전하는 김헌우(36)는 '윙'이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비보이다.

초등학교 시절이던 1999년부터 댄서로 입문해 올해로 무려 25년차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이지만,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는 것은 처음이다. 브레이킹 종목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에 됐기 때문이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에 처음 겪는 선수촌 생활. 다른 종목 선수들과의 단체 생활, 엄격한 규율과 통제 등 모든 것이 낯설지만 김헌우는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김헌우는 "댄스 신(scene)에서는 베테랑이라는 말을 많이 듣지만, 선수로는 1년차고 신입이나 다름없다"면서 "물론 그동안의 생활과는 다른 느낌이긴 하지만 단체생활에서 지켜야 할 것들은 당연히 받아들여야한다"고 말했다.

진천 선수촌에서 아침 체조를 할 때면 김헌우를 비롯한 브레이킹 종목 선수들이 앞에 나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김헌우는 "과한 동작들을 할 수는 없고 적당한 움직임으로 주도를 한다"면서 "그러다보면 다른 종목 선수들도 조금씩 텐션을 올리는 것 같다"며 웃었다.

브레이킹 국가대표 김헌우가 24일 충북 진천군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D-30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8.2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그는 "나 역시 다른 종목 선수들을 보면서 영감과 에너지를 받는다"면서 "아침부터 계단을 뛰어오르거나 언제나 힘차게 훈련하는 모습들이 좋다. 선수촌 생활이 처음인 우리에게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내고 교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선수'로 나라를 대표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실 김헌우는 오래 전부터 '국가대표'나 다름이 없었다. 자신이 속한 '진조크루'와 함께 전세계를 누비며 각종 댄스 배틀 대회 등에서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헌우 스스로도 "이미 오래전부터 국가대표라는 마음으로 세계 대회에 출전했고, 그동안 우리나라를 많이 알려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스포츠인으로 국가대표가 될 것이라는 상상은 하지 못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스포츠로 넘어온 댄서들이 관심과 주목 속에서 그동안의 기량을 증명해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항저우에서 열린 2023 세계댄스스포츠연맹(WDSF) 아시아 브레이킹 선수권 대회에서도 남자부 우승을 차지하며 정상급 기량을 과시했다.

내년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은 댄서들의 1대1 대결로 진행된다. 각 라운드별로 무작위 음악에 따라 퍼포먼스를 선보이면 9명의 심사위원이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승자를 가린다.

2022 아시안게임 브레이킹 국가대표 김헌우. /뉴스1 DB ⓒ News1 안은나 기자

무작위로 나오는 음악에 빠르게 자신이 가진 스킬을 접목해 퍼포먼스로 선보이는 능력이 중요하다.

김헌우는 "음악에 따라서 이 스킬은 해야겠다, 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을 판단하고 머릿속으로 그린다"면서 "무작위이긴 하지만 DJ들의 플레이리스트가 공개되기 때문에 그것을 들으면서 훈련한다. 처음 듣는 음악이라도 음악의 패턴 같은 것을 빠르게 캐치해서 승부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세계 무대에서 정상에 오른 그지만, 아시안게임을 만만히 볼 수는 없다.

김헌우는 "아시아에서는 일본 선수들이 굉장히 잘하고, 중국도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그동안 갈고 닦아온 노하우를 통해 잘 이겨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결과는 결승전까지 경기를 치르고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후 첫 대회인만큼 많은 관심을 받을텐데, 이기든 지든 누구에게나 재미있는 경기로 기억될 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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