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성발사체와 ICBM 사이, 둘은 다른 것일까?[fn기고]

파이낸셜뉴스 2023. 8.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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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북핵 대응을 위해 한국형 3축 체계를 강화해 오고 있다.

북한 위성발사체는 ICBM과 다른 것일까 아니면 동일한 것일까? 우선 동일하다는 관점에서 살펴보자.

이 두 가지가 다른 것이라는 이러한 주장은 위성발사체가 북핵 위협과 거리가 있다는 논리로 연결될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결국 위성발사체와 ICBM이 동일한 것인지 다른 것인지의 논쟁은 북핵이라는 현실에 직면한 한국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한가한 모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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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길주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
 -한국형 3축 체계의 본질은 북핵 억제와 자강  
 -한국형 확장억제 새로운 핵안보 기제 가동 중 
 -北 위성발사체도 핵탄두 탑재 가능한 플랫폼 
 -행위자의 의지·전략에 따른 이중목적 플랫폼 
 -北발사체 모두 핵탄두 탑재 간주 고강도 대처 필요 
 -새로운 한미일 안보 아키텍처, 북한 변화 촉매제 기대
[파이낸셜뉴스]
반길주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
한국은 북핵 대응을 위해 한국형 3축 체계를 강화해 오고 있다. 소위 자강이다. 자강만으로는 부족해서 미국의 핵우산도 빌려왔다. 하지만 통상적 수준의 핵우산으로는 부족하다고 인식하여 한국형 핵협의그룹(NCG)을 출범시켰고 이에 현재 한국형 확장억제라는 새로운 핵안보 기제도 가동 중이다. 안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에 여기서 멈추지 않고 북핵 대응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한미일 3자 군사협력을 구체화하고 나섰다.

그렇다면 북핵은 본질적으로 무엇일까?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단념시키고 나아가 핵무기를 발사하는 상황을 저지하는 것이다. 전자는 비핵화의 영역이고 후자는 핵대응의 영역이다. 그런데 북한이 위성발사체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그것도 예고기간으로 정한 첫날 위성발사체를 발사했다. 지난 5월 실패한 후 조바심이 앞선 듯 재발사 시점이 예상보다 빨랐는데 역시 실패했다. 과학이 아닌 공포정치에 기댄 결과일 것이다.

다시 북한 위성발사체가 도마에 오른 지금 본질적인 문제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북한 위성발사체는 ICBM과 다른 것일까 아니면 동일한 것일까? 우선 동일하다는 관점에서 살펴보자. 위성발사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다. 주지하다시피 탄도미사일은 북한의 핵탄두를 실어 나르는 핵심 플랫폼이다. 따라서 위성발사체는 핵탄두만 탑재하면 바로 ICBM으로 전환된다. 소련의 최초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도 ICBM으로 발사했다.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방자의 입장에서 보면 사실상 이 둘은 똑같은 위협 플랫폼이다.

그럼 다르다는 관점에서 보면 위협이 없을까? ICBM과 달리 위성발사체는 핵탄두 대신 위성을 탑재한다. 그래서 그 자체만으로는 군사적 위협처럼 보이지 않는다. 위성발사체는 수직으로 발사하고, ICBM은 타격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각도를 조정한다. 비행궤적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이다. 이 두 가지가 다른 것이라는 이러한 주장은 위성발사체가 북핵 위협과 거리가 있다는 논리로 연결될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핵탄두 탑재여부나 비행궤적 차이는 발사하는 행위자의 의지와 전략에 따라 변화될 수 있다. 더욱이 다르다는 것은 어찌 보면 이중목적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다. ICBM과 위성발사가 모두 가능한 이중목적 플랫폼이라는 의미이기에 다르다는 주장은 사실 북핵 위협이 더 고도화되는 상황에 직면함을 의미한다. 핵무력을 완성한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하며 위성까지 운용가능한 국가가 되면 북한의 핵강압 전략과 핵의 군사적 사용 시나리오는 더 다양화되기 때문이다.

결국 위성발사체와 ICBM이 동일한 것인지 다른 것인지의 논쟁은 북핵이라는 현실에 직면한 한국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한가한 모습일 뿐이다. 더욱이 주지한 바와 같이 이 둘이 다른 것이라면 북핵위협이 더 높아진 상황에 처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북한이 위성발사체 발사를 운운하면 이를 핵탄두를 실은 ICBM을 발사하는 상황과 다름없다는 고강도의 안보태세로 대처해야 한다. 새로운 한·미·일 안보 아키텍처(Architecture=지극히 현실적인 의미의 청사진)가 그 중심에 설 것으로 기대된다. 달라진 한·미·일의 군사적 북핵대응이 북한의 선택을 좀 더 합리적으로 변화시켜 주는 촉매제가 되는 순기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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