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잠(유재선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선균은 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 된 인터뷰에서 "해보지 않았던 장르라 관심이 갔던 것도 있지만 정유미 씨와 같이 한다는 점이 출연 결정에 크게 작용한 것도 맞다. '기회 되면 다시 같이 하자' 꾸준히 이야기를 나눴고, 실제로 몇 번 기회가 올 뻔도 했는데 쉽지 않더라. 캐릭터가 욕심나서 하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이번 작품 같은 경우는 유미나, 감독님에 대한 궁금증 등 다른 부수적인 것도 많이 봤다"고 밝혔다.
정유미와 부부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홍상수 감독님 영화에 같이 많이 나왔는데, 정작 대중은 그 영화들을 많이 안 봐서 '쟤네 처음 하는 것 같은데 왜 자꾸 자주 했다고 하냐'는 시선도 있는 것 같다"며 솔직함을 넘어선 팩폭과 함께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더니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에서 유미 씨가 내 전 여자친구로 특별출연 한 것까지 더하면 다섯 번째다. 근데 앞선 네 작품이 다 내가 쫓아다니거나 뭔가 비슷한 결이라 이번 작품에서 결혼에 골인한 느낌이 들더라"고 뀌띔해 취재진을 폭소케 했다.
이어 "유미 씨가 연기할 때 되게 솔직하고 과감한 스타일이다. 그렇게 안 보이지만. 누구보다 용감하게 연기를 하는 배우다. 유미 씨가 연기하는 수진이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았고 어떻게 할지도 궁금했다"며 "다만 처음에 대본을 받고 주저했던 이유는 '신혼부부 콘셉트'라는 점이었다. 나로서는 가장 큰 고민이었다. '내가 해도 될까' 싶더라. 그러다 유미 씨가 한다고 먼저 결정이 났고, 대본을 보면서 '늦장가 간 커플로 설정을 하자. 열심히 연극하다가 결혼한 것으로'라고 나름 합리화를 시켰다"고 깜짝 고백했다.
이와 함께 이선균은 "우리 감독님이 약간 순수한 면이 있지 않나. 영국에서 유학을 하신 터라 내가 종종 '맨체스터에서 예절 교육 잘 받은 학생 같다'고 놀리기도 했다. 그런 감독님이 실제 결혼을 앞두고 쓴 시나리오이기도 해서, 현수 캐릭터에 본인의 모습을 어느 정도 투영 시키기도 했는데. 그래서인지 나에게 훨씬 더 다정한 남편의 이미지를 원했다. '나는 그런 면이 없어요~'라고 반박하긴 했지만 최대한 녹여내려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아내 전혜진이 인터뷰에서 '제일 문제는 큰 아들'이라며 남편에 대한 언급도 했고, 영화를 보면서 여러 다양한 상황에 '저걸 같이 버티는 게 결혼이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기혼자로서 어떤 마음이냐"고 묻자 이선균은 "일단 (아내 말에) 나는 말을 아끼겠다"며 회피해 현장을 또 한 번 웃음바다로 만들더니 "결혼은 확실히 어떤 의지는 필요한 것 같다.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할 문제 없다'는 영화 속 현판 자체가 공포일 수 있는데, 같이 노력해야 하는 건 당연한 것 같다"는 마음을 표했다.
지난 5월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공식 초청되며 주목도를 높인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으로 인해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봉준호 감독 작품 '옥자' 연출부 출신 유재선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정유미 이선균이 부부 호흡을 맞췄으며, 칸영화제 뿐만 아니라 최근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판타스틱페스트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들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고 있어 개봉 후 관객 반응을 기대케 한다. 내달 6일 개봉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