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잠(유재선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선균은 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 된 인터뷰에서 "정유미 배우는 캐스팅 과정에서 봉준호 감독의 전화를 받았다고 하던데, 연락 받은 것이 있냐"는 질문에 "나에게도 연락이 오셨다. 감독님의 전화가 이 작품 참여를 결정하는데 영향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당연히 존경하는 감독님이니까"라고 강조한 이선균은 "다른 것보다 봉 감독님께서 유재선 감독님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하셔서 감독님이 궁금했고, '대본이 아주 잘 빠졌다'고 하셔서 시나리오도 궁금했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받아 봤는데 진짜 군더더기가 없어 감독님에 대해 더 궁금해졌다"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로 완성된 '잠'을 관람한 후에도 엄청난 호평을 전한 바, 이선균은 "아무래도 봉 감독님이 좋은 말씀을 해주시면 기대치가 높아지지 않나. '그 기대치를 쭉 갖고 가야겠다'는 마음이 크다"며 웃더니 "유재선 감독님의 연출 스타일도 흥미로웠다. 그 색깔이 영화에 잘 녹아든 것 같고, 다음 작품도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유재선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연출부 출신으로 일명 '봉준호 키즈'라 불린다. 봉준호 감독과 유재선 감독을 모두 경험한 이선균은 "두 감독의 닮은 점이 있냐"는 질문에 "일단 생김새가 닮았다. '아들 아니야, 아들?' 하기도 했다"고 외쳐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선균은 "최근 뉴욕아시아페스티벌에 다녀왔는데, 야외에서 봉준호 감독님의 '괴물' 특별상영회를 했다. 오랜만에 다시 봤는데도 진짜 너무 재미있더라. 트렌드와 유행에 따라 작품을 만들면 그 땐 재미있어도 한 10년 정도 지나면 촌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지 않나. 봉준호 감독님은 매 작품을 그런 것 하나 없이 멋지게 만드는 것 같다. 그게 감독님의 큰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때론 요즘 나오는 한국 영화들보다도 더 세련되고 재미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재선 감독님도 그런 점에서 비슷한 부분을 느꼈다. 감독님의 단편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어서 다 챙겨 봤는데, 일상적이면서 이상한 코미디가 흥미롭더라. 홍상수 감독님 작품의 장르 버전 같은 느낌이다. 뭔가 그 사이에서 재미를 읽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았다"고 흡족해 했다.
또 "'옥자' 때 봉준호 감독님의 연출부로 있으면서 정확한 콘티대로 찍으려는 봉 감독님의 습성을 배운 것 같기도 하다. 정확한 계획 하에 촬영한다는 것도 비슷했다"며 "유재선 감독님에게는 봉준호 감독님이라는 존재가 어떤 기준점이 되지 않았을까. 많이 닮아 있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공식 초청되며 주목도를 높인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으로 인해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봉준호 감독 작품 '옥자' 연출부 출신 유재선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정유미 이선균이 부부 호흡을 맞췄으며, 칸영화제 뿐만 아니라 최근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판타스틱페스트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들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고 있어 개봉 후 관객 반응을 기대케 한다. 내달 6일 개봉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