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 취임 1년…얻은 것과 잃은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8일로 당대표 취임 1년을 맞는다. 그는 지난해 3월 대선에서 패배한 뒤 불과 두 달만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 일선에 전격 복귀했다. 역대 가장 빠른 대선 후보의 재등판이었다. 이후 같은해 8월28일 전당대회에서 77.77%라는 역대 최고 득표율로 당대표 자리에 올랐다.
돌이켜보면 이 대표가 여의도에 입성했을 때 당내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대선 패배에 대해 책임지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민주당에는 물론이고 대선 재수로 향할 이 대표의 정치 인생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다. 1년이 지난 지금의 평가는 어떨까.
여론조사업체 리서치뷰가 지난 7월29일부터 31일까지 전국 성인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범진보진영 차기 대권주자로 적합한 인물에 대해 이 대표를 꼽은 응답률은 37%였다. 그 뒤를 이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15%, 김동연 경기도지사 7%, 이탄희 민주당 의원 4% 등이었다.
해당 조사는 무선 100% 임의전화걸기(RDD)·ARS(자동응답)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3.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포인트)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 민주당 중진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의 통화에서 "대선에 지고 지방선거에 진 상황에서 대통령 후보였던 사람은 보통 숙고의 시간을 갖는데 이 대표 본인은 정면 돌파를 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본인의 영향력과 존재감이 확인된 것이고, 이 부분을 지금까지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은 잘하고 있는 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이 대표의 지난 1년에 대해 "간난신고(艱難辛苦·힘들고 고생스러운 상황을 겪어나가는 모습)의 시간이었다"라며 "이것이 우리 당과 당원들을 굳건히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과거 짧은 공백기를 거쳐 정치에 복귀했던 이들은 대체로 좋은 성적표를 내지 못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017년 대선 패배 후 곧바로 6월 당대표에 당선됐으나,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옛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정동영 전 의원은 두 달여 만에 에 총선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바 있다.
당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에 대해 대응하는 과정에서 당은 둘로 쪼개져 갈등했다. 지난 2월 말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까스로 부결됐을 때 갈등은 극한으로 치달았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 등 다른 문제가 터졌을 때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엮여 리더십 문제로 이어졌다. 당내 일각에서는 소수에 불과하지만 분당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돼왔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대여 투쟁에 집중해야 하는데 당내에서 권력 투쟁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이니까 국민들 눈에 좋지 않게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이 대표가 좀 더 적극적으로 포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당초 우려에 비해 당내 갈등 관리를 잘 해내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다른 민주당 의원은 "대선 패배 이후에 사실상 공백기가 없이 복귀하다 보니 경선 때 경쟁했던 상대 후보와 그를 도왔던 의원들과의 갈등이 상당히 커질 것으로 우려했었다"면서 "그러나 사실 지난 18·19대 국회 때랑 비교하면 당내 혼선이나 갈등이 잘 관리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한 전직 원내대표는 "아무래도 본인을 둘러싼 사법 문제의 압박이 크다 보니 당무나 정국 해법에 좀 더 집중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며 "시원한 돌파력과 강한 추진력, 또 국민의 시각에서 좀 색다른 접근을 기대한 측면이 있었는데 국민들이 인정하고 당원이 평가할만한 독보적인 성과는 속 시원하게 내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시점과 기소하는 때가 주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인사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 방향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사법리스크 문제가 어떤 방식으로든 한고비를 넘기고 나면 이 대표가 당무에 집중할 여력이 생기지 않을까 본다"고 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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