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스크 최악시 내년 성장률 1.9%… 저성장 예고

박슬기 기자 2023. 8. 25.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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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의 모습./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기존 수준을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치를 2.2%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다만 중국발 부동산발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하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위협해 1.9%까지 추가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25일 한은은 전날 공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4%로 제시했다. 지난 5월 발표한 전망치 1.4%와 동일하지만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3%에서 2.2%로 1%포인트 내렸다.

한은의 전망대로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1%대를 기록하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5.1%),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0.9%) 등 위기가 있던 때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셈이다.

한은은 '중국 부동산 부진 지속으로 성장세가 추가 약화되는' 시나리오를 통해 올해 성장률이 1.2∼1.3%로 낮아지 내년 성장률은 1.9∼2.0%까지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부동산부문의 부진으로 중국 민간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중국인 방한객수와 우리 상품수출이 기준치(baseline)를 하회하면서 우리 성장흐름에 부정적 영향이 파급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경제 전망을 부문별로 보면 지난해 4.1% 증가한 민간소비는 올해 2.0% 증가하고 설비투자 증가율도 지난해 -0.9%에서 올해 -3.0%로 부진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건설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2.8%에서 올해 0.7%로 개선될 것으로 관측됐다.

재화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3.6%에서 올해 0.7%로, 재화수입 증가율은 4.3%에서 -0.8%로 각각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5%로 지난 5월 전망과 같았다.

하지만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 전망치는 3.4%로 0.1%포인트 올랐다. 한은의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4%로 기존(5월) 전망치와 같았다.

취업자수 증가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가 지난해보다 낮아진 가운데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올해 연간 취업자수 증가 규모는 5월 전망 수준(25만명)을 웃도는 29만명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82만명) 대비 급감한 수준이다.

한은은 "서비스 부문의 노동수요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 취업자수 증가규모 둔화 흐름은 하반기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중 취업자수 증가 규모는 올해보다 작은 19만명 정도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업률은 올해와 내년중 각각 2.9%, 3.0%로, 고용률은 각각 62.5%, 62.7%로 전망됐다.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각각 270억달러, 460억달러로 5월 전망치(240억달러, 45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변수는 중국발 리스크다. 한국 수출의 대략 20%를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이 여전히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업체 파산 위기까지 직면하며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부동산 시장 변화, 외환시장, 주식가격 변동 등에 초점을 많이 두고 있지만 지난달 예상했던 중국경제 성장률과 현재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총재는 "최근 불확실한 요인이 커졌고 침체 가능성이 커진 것이지 지난달 예상보다 크게 낮아진 상황이 아니다"며 "내년 성장률을 낮춘 것은 중국 부동산시장 상황을 보면 내년에도 중국경제가 빠른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가능성 커졌다는 측면에서 낮춘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은은 최근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중국인 입국자수는 올 4분기 220만명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제고 효과는 0.06%포인트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이었던 지난 2019년의 46%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 자체의 해외관광객수가 2019년의 절반 수준으로 회복됐는데 주요 아시아 국가 가운데 한국의 회복률은 싱가포르(59.4%)보다 낮지만 일본(44.3%), 베트남(44.3%) 등에 비해서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지난 6월 기준 각각 37.3%, 37.1%로 집계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0일 중국 정부가 2017년 이후 6년5개월 만에 자국민들의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수의 회복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단체관광 허용은 성장률 0.06%p 제고 효과 기대


단체관광 중단 이전 전체 중국인 관광객의 약 40%가 단체관광객이었던 점, 한국과 중국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 등을 고려할 때 단체관광 재개가 방한 중국 관광객 회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재개 발표 직후 중국 주요 여행사가 한국 단체관광 상품을 출시하고 제주도 내 크루즈선 기항 신청이 내년 3월까지 마감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올해 GDP 성장률 제고효과는 0.06%포인트로 추산된다.

한은은 "올해 중 중국인의 해외여행 회복세가 뚜렷함에도 중국 내수부진, 항공편 부족 등 하방요인도 상존한다"며 "중국인의 높은 해외여행 수요가 실제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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