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서 만나 살해 또 살해…끝내 아들과 자신까지 죽였다[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기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50년 전인 1973년 8월25일 당시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 이종대(당시 38)와 문도석(31)도 전과 3범이 넘는 전과자였다. 이종대는 강도상해, 절도, 불법무기소지 등으로 복역 중 탈옥했다가 붙잡혀 1968년 출소했다. 문도석을 만난 곳은 마지막으로 이감된 안양교도소였다. 문도석은 해병대에 복무하다가 탈영해 불명예 제대한 뒤 폭력, 횡령, 업무상과실치상 등 죄목으로 옥살이했다.
1973년 8월25일 오전 11시35분쯤 구로동 제1수출공업단지의 한 회사 정문 앞에 검은색 코티나 차량을 주차했다. 24살 경리 직원은 은행에서 직원들의 월급을 찾고 회사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종대는 직원에게 다가가 소총을 겨누고 이내 직원의 하복부에 쐈다. 직원은 숨졌고 범인은 378만1500원이 든 현금 보따리를 뺏어 차를 타고 달아났다.
당일 밤 경찰은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서 버려진 차량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번호판이 없는 해당 차량에는 "지문채취 열심히 해보슈"라고 적힌 쪽지가 남겨져 있었다.
해당 차량이 발견된 이후 경찰은 구로동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이 1년 전 9월12일 발생한 이정수 납치 사건과 동일범이라고 추정했다. 이정수 사건은 은행에서 현금 66만원을 찾아 나오던 이정수를 코티나 차량으로 납치한 사건이었다. 납치 5분 뒤 공덕동 부근에서 4발의 총성이 들렸다는 목격자 제보만 있는 채로 범인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1년 가까이 흐른 1974년 7월23일, 추가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 일당이 승용차를 빌려 지역으로 이동하던 중 승용차 운전자가 이들이 숨긴 총을 발견하자 운전자를 살해한 것. 경상남도 산청군 야산에 운전자를 암매장하고 승용차를 탈취했다.
이틀 뒤 이들은 새벽 경기 오산시 일대를 이동하다가 차량이 고장 나 택시를 구하고 나섰다. 택시 기사는 차량을 두고 가자는 범인을 수상하게 여겼다. 다시 고장 난 차량까지 데려다주고 자신이 수리해주겠다며 자리를 피했다. 이어 경찰을 데리고 차량 쪽에 돌아왔다. 차량 뒷좌석에서 카빈 소총이 발견됐다. 택시 기사와 경찰은 황급히 도망쳤고 범인들은 택시를 타고 달아났다.
문도석이 자살한 지 1시간 만에 인천에 있는 자기 집에 도착한 이종대는 경찰이 집을 포위하자 4시간 만에 아내와 장남 태양군(4), 차남 큰별군(2)을 쏴 죽이고 다시 대치를 시작했다.
이종대는 가족들의 시체가 있는 방에서 17시간40분을 더 대치했다. 그리고는 7월26일 저녁 8시2분쯤 자신을 향해 총을 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태양군은 장난감 기타를, 큰별군은 장난감 자동차를 안고 있는 모습이었다고 전해졌다.
소설가 최인호는 1979년 이 사건을 소재로 '지구인'이라는 소설을 연재했다. 2005년 개정판을 내며 서문에 "산업사회가 시작되던 1970년대 초 두 사람에 의해서 저질러진 연쇄살인은 지금껏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었던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괴리현상을 상징적으로 나타내 보인 사회 범죄였다"며 "이종대를 그 사회악의 하수인으로 나는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썼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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