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상승…주택시장 또다시 위축될까 [부동산 변곡점]
"내년 중 특례보금자리론 혜택 끝나면 가격 하락세 전환 압박할 수도"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을 벗어나는 것일까. 통계수치로만 본다면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전국 아파트값 평균치는 상승세로 전환됐다. 지금 시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향후 어떤 흐름을 보일 것인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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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 중단이 이어지면서 회복세를 보이던 주택시장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 상승과 거래량 증가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무게중심을 두는 편이다.
25일 부동산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 상승 국면이 뚜렷해지고 있고, 이런 트렌드가 시장의 심리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평균 취급 금리를 보면 4.90%로 전월 대비 0.45%p(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평균 금리는 지난해 11월 5.45%, 12월 5.29%로 5%를 웃돌다 올해 1월부터 차츰 낮아졌다. 올해 5월 4.42% 수준까지 내려왔다가 6월부터 오름세를 보이며 다시 5% 수준에 육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이 계속될 경우 주택 가격과 거래량 상승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최근 가격 상승은 올 상반기 거래량이 작년 대비 회복되면서 이뤄졌다"며 "상승 분위기가 하반기까지 계속되려면 상반기 대비 거래량이 더 늘어야 한다. 지금은 집값이 올랐다는 인식도 있고 저가 매물도 없다. 매도인과 매수인 간 (매매가에 대한) 격차가 있는 상황에 금리 인상과 특례자리보금론 소진 등은 주택 매입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2만83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516건) 대비 144%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거래량 회복세는 정부의 규제 완화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김 수석위원은 "지금은 정책적으로 (시장을) 부양해 놓은 상황이라 정책 효과가 끝났을 때, (수요자들은)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2분기 대비 가격 상승 속도와 거래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하반기 주택 가격은 소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도권에선 상반기에 급매물이 소진된 데다 3분기까지 대출금리도 상승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나라 주택사업은 호재가 없다"며 "낙폭 과대 메리트, 규제 완화책밖에 없는데도 집값이 올라가는 이유는 담보대출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늘면서 집값도 상승세를 탔다는 분석이다.
그는 "주택 가격이 많이 떨어지고 공급부족 불안감과 분양가 급등 영향으로 기존 아파트가 유리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 인플레이션과 공급부족 우려, 두 가지가 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지게 하고 있다. 지금 수요자들은 기다려 봐야 매물이 나오지 않을 테니 일단 사는 심리같다"고 부연했다. 분양가가 급등하면서 분양보다 급매물을 사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거래량 상승을 이끌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수요자들의 인기를 끌던 '50년 만기 주담대'의 판매 중단·연령 제한도 주택 매입 수요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1748조9000억원으로 이 중 주담대가 1031조2000억원으로 약 59% 수준을 차지한다. 최근 금융당국은 주담대 관리 강화 계획을 발표하며 50년 만기 주담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우회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달 중 가계대출 관리 내지 실태와 관련해 현장점검을 내보낼 계획"이라며 "DSR 규제 중심의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에 은행들이라든가 주담대 판정 과정에서 기준들이 적정한지 실태 점검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연령 제한을 두거나 판매 중단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50년 만기 주담대의 장벽이 높아지고 특례보금자리론이 종료되면 다시 주택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 수석위원은 "특례보금자리론이 소진되면 주택매입 수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본다"며 "50년 만기 주담대 같은 경우, 판매가 많이 됐는데 향후 신청이 어려워져 높은 DSR을 적용받게 되면 주택을 사기 어려워지는 수요자들이 있어 (시장 위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박 전문위원도 "연말까지는 특례보금자리론을 공급하겠다 했으니 (공급이 끝나고) 내년엔 (시장이) 주춤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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